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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발 동상을 바라보는 발 잘린 병사 사진"은
2015년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건 어떻게 봐도 학대 수준의 고약한 블랙유머이기 때문이다.
병사의 의족은 가족 자비로 하고, 잘린 발 동상은 2억을 줬다는 아이러니는,
한국에선 절대로 애국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저 동상을 부상병사가 보게했다는 거다.
우리 사회에 고어취향이 있는걸까.
발이 절단된 병사는 결코 저런 이미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걸까. 그런 섬세한 감성은 군대에겐 무리인가.
저 잘린 발 동상을 부상병사의 눈 앞에 억지로 들이밀고,
참관행사까지 갖게 한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분노를 갖게 한다.
"우린 너에게 줄 돈은 없지만, 고어취향 동상 만들 2억은 있지.
이게 우리의 애국심을 강화시켜 줄 것을 기대하며 말이야."
저 동상은 과연 전우의 불행을 애국심으로 승화시키고,
주적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시켜 전투력을 증진시킬까.
아니, 그 고약한 취향과 자비치료의 어이없음과 아이러니를 뒤로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군 사기에 역행한다.
병사들은 저 동상을 볼 때마다 위축될 것이고,
아직 붙어 있는 자신의 발을 내려다 볼 것이며,
발이 잘려도 의족 조차 자기 돈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들여다 볼 것이다.
학대도 저런 학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