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10월 경북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경상북도 상주시.. 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라는것만 알고 내려가게 되었고...

거기서 업무때문에 상주시청 공무원들과 만나게 되었다.

식사시간이 되어 밥을 먹으러 갔는데...

티비를 보던 상주시청 6급 계장 아재가 씨부렸다.

"아무튼 야당 새끼들은 전부 빨갱이 새끼들이야... "

경북으로 출장을 가면서 최대한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선 공무를 위해 꺼내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갔지만... 개 버릇 남 못준다고..

그 얼토당토 없는 개드립은 내 모든 신경세포를 자극했다.

"야당이 전부 빨갱이라면 우리나라 정부 인사 절반이 빨갱이란 말인데.. 국정원 해체해야겠네요.

말씀대로면 전부 직무 유기 아닙니까?"

난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 아재가 눈치껏.. 언쟁을 피하고자 말을 아낄 줄 알았다.

그런데 눈치없는 이 인간이 하는 소리가...

"김대중이때부터 북한에 김일성이랑 형 동생 하고 살았잖아. 야당 새끼들 정치자금을 북한한테 받는다니까!!"

아니.. 어디서 뭘 쳐 듣고 살았는데 이딴 말도 안되는 논리를 사실로 믿고 사는건지 내 귀를 의심했다.

"아니 그러니까... 국정원 전부 직무유기잖아요. 그게 사실이면 전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아드려야 하는거 아닙니까?"

이쯤 되자 그 옆에 있던 다른 공무원 아재가 중재를 나섰다.

"자자.. 정치얘긴 그만하고 밥이나 먹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확실히 자기 의사 표현을 할 줄 아네. 허허..."

나도 더는 상종하기 싫어서 그만 두려는데.. 개드립치던 아재가 눈치없게 말을 이어갔다.

"증거가 없잖아. 증거가... 저 빨갱이 새끼들..."

ㅅㅂ.. 눈치없는 새끼가 그만 하려는데 또 자극하네?

"아니.. 그럼 국정원도 증거를 못찾았는데 계장님은 무슨 근거로 야당이 정치자금을 북한에서 지원받는다고 하세요?

아닌말로 김대중 - 노무현 정부 10년이었는데.. 계장님 말씀대로면 10년간 이 나라가 빨갱이 정권이었는데

어떻게 공직생활 하셨어요? 힘드셨을텐데..."

얘기가 여기까지 가자.. 그 아재도 할 말이 없었는지 입을 쳐 닫고 밥만 꾸역 꾸역 처 먹더라.

어디서 무슨 얘기를 듣고 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 동네 나이자신 아재들은 노답이었다.

밥 맛도 뚝 떨어지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서 식당 앞에서 담배 한대 피면서 속으로 한마디 더 했다.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