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대다수의 학문에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학을 들 수 있지요...
훈련받지 못한 사람이 수술을 한다면 그로인한 피해는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짓는 엔지니어도 마찬가지지요...
그런데...그림을 그리는데 진입장벽이 존재하나요? 대학을 나와야 그림을 그릴 자격이 주어지나요?
음악을 하는데 진입장벽 존재합니까?
글을 쓰는데 진입장벽 존재합니까?
그런건 상식입니다.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학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철학도 마찬가지지요...
경제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모두가 축제의 샴페인을 터트릴때, 고졸의 미네르바는 경제위기를 예언 했습니다.
그가 미적분을 경제학자보다 잘하고, 그로인해 그런 수학적 스킬로 경제위기를 예언했을까요?
물론 케인스는 독일의 경제위기가 또다른 전쟁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지금의 경제위기의 원인조차 모르고 있습니다.따라서, 다음의 경제위기는 언제올지 누구도 예측을 못합니다.
단지, 지금의 상황이라면 더큰 스케일로 더 자주 경제위기가 올지 모른다고 예측할 뿐입니다.
그런건 다음 아고라에만 가도 일반인들도 예측하죠...
경제를 잘아는 경제학자와 경제부 기자가 부동산 불패를 외칠때..아고라의 일반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외쳤습니다.
지금 부동산 어떻게 됐죠?
사회과학이란..어떤 명백한 진리라는 기준을 갖추지 못한 분야입니다. 한마디로 무엇이 진리인지조차 모르는거죠...
선성장이 먼저인지, 선분배가 먼저인지.. 이런 기본적인 것 조차 잘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제에 대한 거대담론에 일반 시민들은 경제학자들이 좋은 해법을 명백하게 찾을때까지 침묵하면서 기다려야 할까요?
메시아가 도래하길 바라듯이?
철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철학에서 추구하는 진리가 무엇입니까?
철학으로 밝혀낸 진리는 또 뭐가 있습니까?
칸트만 해도 그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언급했고...그 칸트이전엔 자유의지가 기본바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유의지는 모순되게도 도덕적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합니다.
자유의지이지만, 도덕적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자유의지를 주었지만, 선악과를 먹어서는 안된다?
너는 자유인이다. 그러나, 권력자의 결정에 순종하는 '도덕적'사람이 되어라...
뭐가 다르죠?
시간이 지나고 뇌과학이 발전하고, 진화생물학이 발전하면서...아예 이 자유의지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집니다.
물론 칸트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 자유의지를 의심하는 철학자는 있었겠죠...
마찬가지로, 일반인들 역시 자유의지가 있다와 없다로 생각이 나뉠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이 상태에서... 자유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는게 현재의 상태입니다.
그럼... 자유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는 일반인이...자유의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철학자 앞에서 침묵해야 할까요?
저는 나름 정신분석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을 상담해봤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패턴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제가 볼 때...
예를 들어...
과거의 정신상담은 주로 무당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정신상담이나, 무당의 공통점은...
과거의 상처를 끄집어내어 자기앞에 직시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물론 과거 무속적 방법은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무당 개개인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더욱이 환자의 '두려움'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도 햇죠...
어쨋든, 이렇게 환자의 과거를 끄집어내어 직시하게 하는것은 방법이 틀릴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길로 왔지만, 같은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죠...
탤런트 김수미의 귀신들림을 고쳤다는 묘심화라는 사람의 발언을 언젠가 TV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환청,환각증세가 있는 우리가 보통 빙의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정신분석으로는 망상이나 해리성 장애로 인식합니다만...
귀신을 퇴치한다는 묘심화씨의 주장은 충격이었죠...
그 분의 발언이 정확하게 기억에 남지 않지만, 느낌으로 설명하자면...
밤에 자는데 시계초침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의식하기에 더 시계초침소리에 집중하게 되는...뭐 이런 느낌의 주장이었습니다.
현상을 제각기 '해석'한다해도...
나와 다른 길은 틀렸다라고 생각하는거야 말로 오만이죠...
저는 뇌과학을 신뢰하고, 정신분석을 좋아하지만...그 묘심화라는 분의 생각또한 존중합니다.
만약 우리가 과학이 발전하지 않고, 정신분석학이 없었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무당이 빙의라는 문제에 세련되게 해법을 찾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경제를 제대로 알기위해 경제학을 공부하는건 좋은 일입니다.
철학을 하기전에 여러 철학자들이 치열하게 사유했던 그 과정을 같이 밟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건 상식이라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거죠...
그러나, 경제학 원론을 모른다 하더라도, 경제에 대한 자신의 일관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그 생각으로 경제학자와 당당하게 토론하는게 불가능합니까?
경제학을 모르는 진중권이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보수진영의 경제학자앞에서 침묵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 보수주의 경제학자의 권위를 인정해야 할까요?
상식의 문제입니다.
다들 그럴겁니다.
초딩때부터 자신이 가졌던 여러 근본적인 의문들... 그리고 그 의문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올리는 어떤 아이디어들이...
시간이 지나고 여러 철학책을 들춰보면... 이미 누군가 내가 어릴적 생각했던 그런 생각과 궤를 같이 하고 있엇다는 것...
네... 삶의 근원적 질문에 대해서 인간의 해법은 대동소이 하지 않나 추측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철학의 유용성...
철학자들이 평등이란 개념을 만들었기에 우리가 지금 평등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어이쿠...
철학자들이 신이란 개념을 만들면 신도 만들겠습니다...
이건 뭐..반박할 의지 자체를 꺽어 버리니 뭐 할말 없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