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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유시민, 문성근의 3색 토크!
게시물ID : sisa_639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lfkfvm
추천 : 14
조회수 : 1401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2/27 13:52:50
 
2013년 12월 1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에서 열린 3색 토크에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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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관해)
 
문성근 : 이제, 한 해가 다 지나갑니다. 근황은 다 말씀드렸고 이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하나씩만 이야기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먼저...?
 
표창원 : 어, 저는 일단 2012년을, 12월 11일만 기억한다면 1년을 통째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인지 아시죠? 12월 11일, 오피스텔 앞에서의 사건...(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다가 걸린 국정원 요원 김하영 씨를 말하는 듯)
 
2013년을 기억하려면 6월 11일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 감이 오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고, 안 계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고...
 
6월 11일의 공식적인 사실은 검찰이 국정원 사건의 김용판(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축소를 지시했던 전 경찰청장), 원세훈(MB의 최측근, 국정원 대선 개입 당시 국정원장)에 대해서 청와대와 법무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을 적용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날입니다.
 
그날! 청와대 조모 행정관이 서울 서초구청의 조모 국장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서, 11살 된 모 어린이의 인적 사항과 가족관계부의 정보를 요구한 불법 행위가 저질러진 날입니다(이 어린이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혼외자라는 설이 조선일보에서 제기돼 결국 채동욱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저는 이 6월 11일이 대한민국 '거악'의 아킬레스건이라 보고 있거든요? 여러분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문성근 : 그런데 지난 2012년 12월 11일에, 국정원 오피스텔 사건이 터졌을 때 다들 '사실일까 아닐까?'라고 하던 차에 표 교수님은 즉각적으로 '이건 문제다!'라고 치고 나오셨어요.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셨던 거죠?
 
표창원 : 어... 그걸 모르면 제가 프로파일러가 아니죠 ㅎㅎ 자세한 건 영업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가 없구요 ㅎㅎ
다만 몇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사실 제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는 없죠. 그런데 저는 그들의 반응에서 문제를 찾았습니다.
 
문제가 없다면, 첫째로 정말 국가 안보와 관련된 비밀 작전 수행 중이었던 요원이 그런 상황에 빠진 거라면 그렇게 대응하지 않거든요. 바로 국정원에서 경찰 보안 기능으로 협조 요청을 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든지 아님 사람들을 내보내든지 해서 김하영 씨를 빼냈을 겁니다.
 
근데 전혀 그런 보안 조치를 취해놓지도 않고 '보안'이라는 말, '비밀 업무 수행', 이런 말을 한 마디도 안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개인 행동으로 몰아가던데 이건 국정원의 바람직한 반응이 아니라고 보았고... 그리고 40시간 넘어가는 시간 동안 경찰이 김하영 씨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상황... 그건 (그 당시에 저는) 이렇게까지 큰 일일 줄은 몰랐지만 무엇인가 (나쁜 비밀을) 감추고 있다...
 
그래서 확신을 했던 거죠. 여기서 이렇게 넘어가면 안 된다, 들어가서 증거 인멸하기 전에 증거 확보하고,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그랬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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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몰이에 대해)
 
- 일단 종북 문제는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난 (종북이) 아니야'라면서 몸을 사리게 되면 그건 종북 몰이를 더 키우게 되는 거고요,
 
(국정원이 개입한 부정한 선거였으니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정부 여당이 반격을 가하자 움츠러 들었던 당시 김한길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 '아, 저희는 대통령 사퇴하라는 소리까진 아닙니다'라고 빼는 순간, 본질적인 부분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프레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근데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조폭하고도 1:1 대화를 많이 해보았는데 조폭하고 독재는 비슷합니다.
 
뭐가 비슷하냐면 '공포'라는 걸 사용해요. 조폭들은 절대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마구 때리지 않습니다. '한 놈'만 골라 팹니다. (예를 들어) 남대문 시장을 장악할 때 남대문 시장 상인 모두를 때리지 않아요, 한 사람을 골라잡고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막 패요, 다 때려부수고... 그럼 다른 상인들은 '어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면서 조폭이 요구하는 돈을 주곤 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되면 어쩌나요? 계속 갈취당하고 계속 빼앗기다가 더 달라고 하는데 못 주는 상황이 되면 나도 그때 가서 맞게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러면 안 되고 누군가 내 옆의 상인이 맞고 있을 때 '나도 때려라, 이놈들아!' '나도 때려라 이놈들아!' 라면서 나서서 도와주는 게 최고의 특효약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종북!' '종북!' 거리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물었을 때) '그냥 그러라고 하세요'라고 대답한 겁니다. 그게 답이거든요. 왜? 당신들이 나까지 종북으로 포함시켜? OK, 좋아... 내가 들어갈게... 그 다음엔 또 누구? 그렇게 들어가고 또 들어가다보면 나중엔 어떻게 됩니까? '종북'이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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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 희망이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제 경험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저는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발견하고 있고요.
 
그 희망은 역시 '사람'이더란 거죠. 2012년 12월 11일부터 혼자 막 소위 미친 X처럼 막 글쓰고 떠들고 돌아다닐 때, 전 제가 혼자인 줄 알았습니다. 아, 혼자 이러다 말겠구나...
 
특히 정권 교체가 안 된 채 이대로 (박근혜정부로) 넘어가면 나는 이제 죽었구나... 그런데 좀 지나다 보니까 사람들이 동의를 해주시고, 동조를 해주시고,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끌어 안아주시고, 허그해 주시고... 그러다가 권은희 과장이 양심에 찬 말을 했고 조금 있다 채동욱 총장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6월 11일 채동욱 총장은 자신의 파괴, 파탄을 예상했을 겁니다. 아, 이제 나는 죽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자신의 개인적인 파탄을 국가 공익을 위해서 포기한 겁니다. 전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윤석렬 검사 얼마나 희망입니까.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득권층에 있다고 여겨졌던 분들, 저들 편이라 생각했던 분들, 전혀 마음의 껄끄러움이 없이 잘 살아가리라, 안녕들 하리라 생각했던 분들이 안녕하지 못한 걸 우리가 발견하잖아요. 그런 분들이 한 분, 한 분 나오고 계시거든요.
 
이제 대학생들이, 그동안 정말 사교육과 경쟁과 취업 열풍에 찌들어 다른 사람들 생각은 못해왔던 친구들이 이제 젊은이의 열정을 찾기 시작했거든요. 전 그게 희망이라고 봅니다.
 
물론 막연하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우리 눈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다 보이지 않는 '꿈틀거림'이 각계각층에 있다는 것, 그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화산처럼 터질 거라 보진 않지만 이대로 넘어가지 않으리라는 어떤 확신 같은 게 섭니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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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이 덕담)
 
- 예,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남긴 말씀... '행복한 사람만이 정의를 말할 수 있다'. 여러분, 행복하셔야 합니다. 내가 분노하고, 절망하고, 짜증내고 그러면서 정의를 이야기하면 정의에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암울하고 답답하고 화나는 세상이지만 부디 그들에 대한 목소리는 높이더라도, 또 분을 표시하더라도 우리끼리는 가족에게 배려하고, 존중하고, 서로 아끼고, 작은 것도 나누고 그러면서 이 칠흑 같은, 암흑 같은, 4년이 될 지, 몇 년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간을 꼭 우리끼리 행복하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youtu.be/8JbVSYwdIHc 팩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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