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게에 이런 요지의 글로 극단적인 논리로 학벌의 무용성을 성토하는 얼토당토않은 열폭글이 자주 보이는데, 마치 지난번 신정아 학력위조 이후로 수많은 공인들의 학력위조가 터져나온 이후에 그걸 핑계로 학벌을 속인 그들을 마치 희생자인 양 주장하며 학벌주의 사회가 어쩌고 운운하는 글을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 그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학벌 대신 능력으로 평가하자는거다. 그렇다면 그 능력의 정의란 무엇일까? 대체 학벌 말고 능력으로 평가하자는 이들이 주장하는 능력이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은, 어떤 맥락에서 구체적인 학벌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걸까? 공인된 외국어실력? 업무에 필요한 어떤 자격증? 만약 그들이 주장하는 능력을 저런 것들이라고 가정한다면, 학력과 능력은 비례한다. 서울대 학생의 평균 토익점수와, 지방대 학생의 평균 토익점수. 어느쪽이 더 높을까? 또 학벌이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국가고시와 CPA 등의 시험에서는 왜 명문대 학생들이 합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걸까?
또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의 경우를 언급하는데, 대체 외국 어디? 대학 평준화가 되있는 몇명 유럽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는 명문이라 불리는 대학교가 있고, 그 대학의 졸업자들에게 더 많은 길이 열려있는거 또한 사실이다. 자주 등장하는 일본? 일본 역시 동경대 교토대 히토츠바시대 및 지방의 구제국대학, 도쿄 주요 사립대생들이 취업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고있는게 사실이다.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고 학벌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대체 어디지?
학벌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지는게 아니고,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학벌을 얻을 길이 열려있는거 또한 아니다. 즉, 성실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란 말이다. 사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성실한 노력이 더 평가받는 시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열심히 노력할때 자신은 그렇지 않고서, 학벌주의 운운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한 다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자기를 동등하게 평가해달라고 주장하는건데, 글쎄.. 평등이란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주는 것이지, 노력에 상관없이 모든 가치를 균등하게 배분하는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