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나보고 글을 잘쓴다고 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손만대면 문장이 매끄럽게 흘러나왔고, 내가 쓰고자 함을 명확하게 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잘하는 게 있으니 그걸 이용해서 쉽게 돈벌고자 했다. 오만한 생각이었다. 친한 친구는 내게 지금 네가 하는 짓은 그 분야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하고싶은 게 아니라 그냥 쉽게 돈벌려고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나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몰라 그 친구의 말을 흘려들었다.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글을 놨다. 정확히는 아예 놓은 게 아니라 가끔 조각글 정도로 끄적였을 뿐이었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 너는 재능이 있으니 백일장에 나가보지 않겠냐고 제의할 때도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때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을 때였다. 어릴 때부터 앓아왔던 우울증이 서서히 나를 좀먹고 마침내 파멸시켰다. 내 앞에 미래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 수 없는데 어떻게 예술을 한단말인가?
대학은 전혀 관련없는 과로 갔다. 흥미없는 항문들이 빼곡히 채워질때마다 속으로 이게 뭐하는건가 싶었다. 주변사람들은 다들 편입하라고 했다. 어디로 가지? 문창과로? 내게 글은 이미 불가능의 영역인데. 나 따위가 다시 펜을 잡아도 괜찮을까? 수천번을 고민했다.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나는 3학년이 되어있었다. 학점은 개차반이었다. 대학생활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동기들도, 교수님들도, 여기서 배우는 내용들도 다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글을 다시 쓰겠다고 결심한 건 시시한 이유 때문이었다. 평소 생각하던 내용을 어느 웹사이트에 투고했다. 칭찬이 줄을 이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아, 나는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지금 나는 문창과로의 편입을 위해 토익을 준비하려고 한다. 전적대 성적은 30%밖에 보지 않는데다 티오가 많이 나는 과라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웹소설 투고도 준비하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 건 웹소설 작가의 길이자 동시에 세상과 '글'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거고 원하는 바를 이룰거다. 몇년동안 줄곧 바라던 걸 이제야 일궈내려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