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이 쌓이면 부담이 되고
그 부담이 쌓이면 결국 지치게 될 것인데
조금 지쳐 보이는 너에게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평소 같았으면 막 애교 부리며
보고싶다고 나 보면 괜찮아질거라고
만나면 내가 막 힘나게 해주겠다고
그랬을건데
그마저 너에게 미안함과 부담감이 될까
망설였다.
나는 늘 확실하지 않았다.
확실했던 건 내가 너를 참 좋아하는구나, 그것뿐
모든 상황이 그렇게 불확실을 향해 달려갈 때도
제일 불확실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기다렸다.
무엇을, 어떤 것을, 누구를 기다리는지
올지 안 올지 알 수 없는 그 불확실한 기다림을
그래서 안 온다 해도 괜찮다 생각한 그 불확실을
감정 하나만으로 버틴 것 같다.
나는 네가 한 그 말이 늘 남았다.
"현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어서
확실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근데 이건 아마도 나 한정일지도 모른다.
불확실 속에 불안하고 지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내가 버텼다고 네가 버틸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했던 그 미칠 것 같은 감정소모를
너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꽤 많이 아프고 많이 슬프고 많이 지친다.
나는 네가 덜 미안해하고 덜 부담스러워하고
그래서 덜 지쳤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내가 꽤 가벼운 마음이 되어야 하는데
이미 늦었나.
그저 네가 덜 불안해하기를.
너에게 내가 안정이 될 수 없겠지만
지금보다는 덜 지치기를
그저 묵묵히 바라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