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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론과 종교...
게시물ID : phil_6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탄트라
추천 : 2
조회수 : 64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9/24 15:23:09
오늘 훈이아빠님과 킹스마일 님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저는 사실 이신론이라는 단어를 어제 처음 접했고, 사전을 찾아보며... 이신론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후에 사전에 이신론자로 지명된 토머스 제퍼슨이나 벤자민 플랭클린을 보고... 다시 집에있는 만들어진 신이란 책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관련 부분을 찾아보니 제퍼슨이나 플랭클린을 도킨스는 무신론자로 대하고 있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신론자를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기독교 유일신이라는 아주강한 종교라는 초자아에 억압된 환경에서 나름 깨어있는 사람들의 이성이 선택할 수 있었던 타협'...
이정도로 인식했습니다. 어제 말이지요...
즉, 우리가 어릴때부터 억압하는 사회적 금기...그 중에서도 종교는 상당히 강한 사회적 금기가 되는데...아무리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도 그 초자아라는 금기를 스스로 깨뜨리고 나오기는 힘듭니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때문에 편집증이 생긴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고치기 힘든 것 처럼요...
오히려 이럴 땐, 전혀 다른 새로운 강한 자극이 인간의 이성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어쨋든 저는 어제까지 이신론을 위와 같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훈이아빠님의 글을 보면...
이신론은...아직 인류가 밝히지 못한 곳에서 근본적인 뭔가 있다라는 가정하에 이신론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 우주가 이처럼 규칙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설계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이런 가정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우주가 이렇게 규칙적으로 팽창하는데 있어서 빅뱅이 원인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과...
어떤 초자연적 지성이 원인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죠...

훈이아빠님의 분류에 따르면 전자는 과학자가되고...후자는 이신론자가 되는건가요?
뭐 아직 이신론이라는 개념이 안잡혀서 헷갈리네요...

그러나, 이럴때 리처드 도킨스는 얘기합니다.
어떤 초자연적 지성이 우주의 기원이라면...그 초자연적 지성을 만든 더 큰 초자연적 지성은 어디에 있냐고...
인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힘들다? 그렇지만, 그런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초자연적 지성은 인간보다 생겨날 확률이 더 높다?

반대로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이토록 규칙적인 법칙과 운동이 가능한 이유를 귀납적 으로 찾아가는거죠...
예를 들어 우주의 팽창을 역으로 수축해가면서 중력,전자기장이 언제 생겨났는지... 원자는 언제 어떻게 생겨나고 반물질은 왜 사라지고 물질만 존재하게 되었는지...이런식으로 찾아가다보니...
최근의 이슈를 언급하자면...
어떤 특정 시기에 힉스 입자라는 전혀 새로운 입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그 입자를 찾기에 이르고, 작년엔가 발견했다죠?

그러나, 이 우주의 질서를 어떤 초자연적 지성에 맡긴다는 것은...바로 옆에 과학이 이룩하고 있는 놀라운 업적에 비해 초라한것이 사실입니다.
이때쯤에서 저는 훈이아빠님의 글과 디렉의 예를 보면서 훈이아빠님이 이신론자를 유신론으로 분류하는 의미를 이해한 것이죠...

네...
인간의 본성은...그렇습니다.
뭔가 설명안되고, 이해안되는 부분에 있어서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자기 합리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화증 - 자기의 공상을 실제의 일처럼 말하면서 자신은 그것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 

이걸 더 풀면...
드라마 하우스에 나오는 얘기죠...
의사가 새모양의 옷핀을 달고 대관람차 그림을 들고 환자에게 갑니다.
그리고나서 당신의 손목이 아픈이유를 얘기하라고 하죠...
그럼 작화증 환자는 관람차를 타다가 새가 자신에게 다가와 피하다가 다쳤다라고 얘기합니다.

이건 하나의 증세이지만... 왜 인간은 이런 증세(?)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단지 일부의 병이다?

여자들이 거짓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상대가 믿어주지 않을때...그 여자는 마치 있는 사실을 믿어주지 않는 것처럼 화를 내거나 서운해하죠...
나아가서...
야구선수가 손으로 헬멧을 두번 두드리고 배트를 한번 어루만져줘야 하는 징크스는 무엇일까요?

야구선수의 그런 징크스는 종교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나름의 인지적 체계를 만들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자기편의 말만 옳다고 믿는 확증편향도 그 중 일부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이 안되는 이유는 반공 노인네들의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수십만의 빨갱이와 종북 때문 아닙니까?
세상이 이렇게 힘든건...선악과를 먹었기 때문이지요...

즉, 훈이아빠님과 킹스마일님의 논쟁은...종교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하느냐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시합니다.
초자연적,초능력적 힘(혹은 지성)에 기대어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안정화 시키려는 마음정도로 이해해보죠...범위가 상당히 넓죠...

이 기준이라면...
당연히 기독교가 종교이지만...그에 못지 않게...
부적으로 복을 비는 행위, 부처앞에 기도하며 자식 잘되라고 절하는 행위...
헬멧을 손으로 두번 두드리면 이번에 안타 칠것이라는 믿음...
또한, 빨갱이만 없어지면 다 잘될 것이라는 믿음.
히틀러의 나치라면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독일 국민들...

이런 것들 모두가 거대한 종교의 틀 안에 있습니다.
즉, 내 눈앞에 놓여져 있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 혹은 삶의 현실에 대해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인지적 체계를 갖추고 싶어하는게 인간의 본성인데...
대다수의 경우는 신이라는 개념이 이런 '종교적 행위'에 만병통치약이 되는거죠...
신이 나의 삶을 어렵게 했고, 신이 나의 삶을 해결해 줄 수 있듯이...
우주가 이토록 규칙적인것은 우리네 인지능력 밖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아무래도...힉스입자보다는 신이 더 간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 다시...
진화의 과정중에...
이런 인지적 일관성을 가지려는 종교적 본성이 강한 부족보다 왜 더 합리적이지만 종교적 본성이 없는 인간이 도태되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종교라는 특성을 보면... 종교는 집단을 뭉치게 하고, 계급을 나눠 효율적 체제개편을 이룰 수 있고, 언제든지 죽음을 불사할 정도로 싸울 수 있다는데 주목합니다.
즉, 민족주의가 강할수록 외세에 더 대항하게 되고...
나치로 뭉친 독일은 슬라브 민족과 유대인을 공격하게 되는거죠...
사람들은 군중심리에 빠지게 되면... 비판적 기능을 쉽게 상실합니다.
예를 들어, 사형은 안된다는 좌파적 이념을 가진 사람도... 성폭행범이 잔인하게 여자를 죽였을 경우 손쉽게 죽여야 한다고 말하죠... 

종교는 이렇듯 쉽게 군중심리를 일으킬 수 있고, 집단을 뭉치게 하고 기타 비종교적 성향의 부족들을 도태시켰을 것이라 추정합니다.

즉, 우리는 그들의 후손이고 따라서 알게 모르게 모두 종교적 성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실로써...
이신론이라는 것이 미지의 것에 대한 인지적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본성에 기인한  생각일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종교의 범위를 크게 잡습니다.
지성을 가진 신이 하나냐 둘이냐 무한히 많으냐...그게 뭐가 중요할까요...

증명불가능한 신을 증명하라는 무신론자의 질문에 유신론자는 화를 냅니다.
반대로, 도킨스는 되묻습니다.
 지구와 화성사이에 MADE IN CHINA 의 커피찻잔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이냐고...
유신론자에게는 오히려 이 질문이 더 쓸데없겠지요...
증명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커피찻잔은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기 때문에요...
그러나, 지구와 화성사이 골디락스의 가장 바깥쪽에 알수 없는 인공 구조물이라면?
이집트 신화에서 화성에 가는 길목에 사는 신 이야기가 쓰여져 있었다면?

저는 종교는 결국 도태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닐수도 있지요...
창조론자들이 눈을 예로 들면서 어떻게 이토록 복잡한 눈이 우연히 생기냐고 반문하지만...
눈은 서서히 진화하면서 발달하고, 다시 필요없어진 기능은 퇴화하면서 발전했을 겁니다.
환경에 더 나은 기능을 위해 잠시 세워지는 비계로 비유하지요...
종교도 그렇지 않을까요?
인간이 씨족집단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계기로써 종교가 비계와 같은 역할을 했다면...이제 전 세계인이 서로 소통하는 지금엔 도태되는게 마땅한 것일 수 있는거지요...

성욕이 강한 남자는 원시시대에 분명히 좋은 기능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일부일처제 사회에 넘어오면서, 이성이 성욕을 컨트롤 하기 힘든 남자는 사형이라는 방법으로 서서히 도태 됩니다.
성욕 뿐이겠습니까?
고기를 좋아하는 습성은 어느때엔 도움이 되지만, 또 어느때엔 해가 됩니다.
종교는 어떨까요?
진화의 과정에서 그 당시에 좋았던 것들도...환경이 변하면서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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