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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무장탈영병이 될 뻔 했던 이야기.(실화)
게시물ID : military_634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6
조회수 : 212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7/08 10:48:55
동계에 육군의 기상시간은 평소보다 30분 늦은 06시 30분이다.

그러나, 그 날은 03시 20분 즈음에 기상했다고 내 일기장에 쓰여있다.

ㅇㅇ. 악마의 똥가루가 그때부터 퍼붓기 시작했다. ㅆㅂ.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여러가지 불운이 겹치고겹쳐,
한 병사가 영창까지 다녀왔던 이야기다-_-ㅋ





100여일간 했던 당직을 정신이 더 이상 피폐해지기 전에 몸이 피곤하고 말지.라며 맞후임에게 물려주고, 
다시 초소경계로 돌아간지 10여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그 날 내 근무는 중반야였다.
(경계서는 부대라 잘 재우는것처럼 보이려고 취침시간이 한시간 빠름)
21시에 점호가 끝나면 한 30분 앉아있다가 21시반 즈음에 투입하여 다음날 02시에 철수하는 근무였고...
그렇게 철수해서 근무자야식으로 나온 컵라면먹고 담배한대 태우고 씻고 3시에 잔다고 누웠는데...
20분 만에 똥치우라고 기상시켰다-_-...ㅆㅂ...



군대가서 초소오가며 상병장쯤 되면 구름 바람 습도 해무리 달무리 정도 보면 다음 날 날씨정도는 감이 온다.
겨울에 비오면 이제 다음날부터 기온 뚝 떨어지고 (항상 불지만 더 매서운) 칼바람이 불며 
겨울에 날이 별나게 포근하면 90퍼의 확률로 다음 날 눈온다.

그리고 그날 중반야서는데 두건풀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날이 따듯했고...
우리에게 빅엿을 날려주셨다.ㅆㅂ.

교대인원들 태우고 돌아와야할 중대 두돈반이 중대로 복귀하는걸 포기하고 본부수송부로 후퇴하고
차량교대인원들은 한시간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복귀하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인원많고 공간좁은 수송부내무실에 파견운전병재울자리는 있어도 10여명이나 되는 다른 중대 아저씨들까지 재울 여력도 없고...
자긴 뭘자...와서 눈치워야지. ㅆㅂ.





인적없는 눈길. 첫 발자국찍는게 로망인 사람들이 있는데...군대에서 그랬다간 눈삽으로 처맞는다.

야이씨!!! 어떤 새끼가 눈밟아서 다져놔서 안그래도 빡쎈 제설작업 더 빡쎄게 만들었냐고...
내 일병때 투입철수할때 우리소대 제설작업구역으로 지나가는 옆소대랑 병장들끼리 멱살잡은 적도 있었다.

그 발자국 주인 찾겠다고 전투화사이즈며 보폭까지 이거 그 새끼 아냐???라고 하는거 보면,
주홍색 연구때 비온 다음 구경꾼들까지 오가며 짓밝아버린 진흙길에서 범인과 피해자의 발자국을 추려내어 
범인은 큰 키에 끝이 뾰족한 구두를 신었고 웅덩이를 뛰어넘을 정도로 건장한 사나이다.라고 추리해낸 셜록 홈즈 같았다.

물론, 우리는 범인을 못추려내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는 느낌다운 느낌으로 덤비고, 옆소대랑 싸우기나 했지만...

그래서 눈와서 도보투입철수하게 되면 길가에 일렬로 나란히 서서 걸으며 발자국남기는걸 최소화하며 다녀야했다.




우리 행보관님이 평소 제설작업은 더럽게 빡쎄게 시키셨는데...눈치우기 전까지 식사도 못했다.
눈 다 치우고 들어와!!!라며 10시까지 치우고, 10시반에 아침먹고 12시에 점심먹은 적도 있을 정도였는데...
그런 분이 "야!!! 안돼안돼!!! 밥먹고 쉬었다가 나가!!!"라며 철수시킬 정도로 답없이 퍼부었다.ㅆㅂ.

태어나서 처음으로 블리자드를 본 날이 그 날이었는데...
열심히 수백미터를 아스팔트 다 드러나게 치웠더니...잠깐 온세상이 하얗게 블리자드가 휩쓸더니...다시 하애졌다. ㅆㅂ.




나란 사람 자체가 굉장히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이라, 사실 갈구기나 잘 갈구지 작업을 빡쎄게 하는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다.
빡쎄게하고 눈치껏 쉬겠으면 갈궈서 작업시간 최대한 땡기고 숨어서 쉬는데, 이런 날은 빡쎄게 하면 다른데 투입될게 뻔해서
3걸음 밀고 담배한대 피고 3걸음 밀고 가족안부묻고 3걸음 밀고 야. 우리 철수하래?라며 중대에 무선날리며 눈을 쓸고 있었다.ㅆㅂ.

첫눈왔을때 이렇게 눈 많이 오는거 처음봤다며 꺄르륵 웃으며 좋아했(다가 뒤질뻔했)던 부산 후임은 이미 말을 잃었고,
의외로 더 남쪽의 제주도 후임이 퍼붓는 눈에도 동요를 안했는데, 집이 겨울에 항상 폭설주의보경보 떨어지는 한라산 쪽이었단다.
(왜 육군현역왔어??? 그런데는 상근아냐??? 육군현역 안가면 해병대상근갑니다...아. 그냐??? 잘왔다.)




뭐 어쨌든 그렇게 새벽 3시 반부터 시작한 제설작업은 저녁 7시에 끝이났는데...
오전오후에는 진짜 난리였는데, 오후늦게부터는 갑자기 눈이 뚝 그치고 기온이 훅 올라가면서 
탄약고는 내일 치우고 일단 되는대로 도로 먼저 뚫으라며 탄약중대아저씨들까지 합류해서 길이란 길은 다 뚫었다.ㅆㅂ.




"뭐??? 야간경계 고정축소아냐???"
"ㅇㅇ. 정상적으로 밀어내기나가래."
"우린 뭔 기계여? 자기들은 길얼었다고 늦게 출근하고 그러더만."
"하...어쩌겠냐...그런데 야. 너 얼굴이 빨간대???"
"아. 맞다. 약통 좀 열어줘. 어제부터 감기기운있었는데, 눈쓸고 된통와버렸어."

뭐 군대상비약이야 뻔한지라...몸살기운있는데 이 짝퉁멘소레담바르고 근육통을 완화시켜볼까...하는 수준인지라...
그때 의무병 집체교육할때 뭐가 감기약이랬지...음...에라. 암거나 먹자. 하고 적당히 색깔예쁜 알약 집어먹었다.
(훗날 알았지만, 감기가 아니라 편도염.)

진짜 몸상태가 메롱이어서 염치불구하고 경계째고 싶었는데...
인원이 너무 없어서 나 한번 빠지면 경계가 한 일주일 꼬여버릴 참이라, 
애들한테 양해 좀 구하고 대기초에 좀 오래있지...하고 점호받고...
얼른 자리펴고 누우려는데, 당시 내 고정부사수로 나가던 일병애가 환복을 안하고 장구류를 꺼낸다.

"야. 너 중반야나가냐? 나 부사수 바꼈어???"
"???...분대장님. 우리 중반야지 말입니다???"

대개 중반야뛰면 다음날 전반야내지 후반야넣어서 조금이나마 더 자게 근무짜는데...
제설작업으로 오전오후 경계투입 꼬여서 재편성할때, 근무짜는 짬찌끄레기전령놈이 아. 피곤했으니 난 좀 더 쉬어야지.라며, 
경계를 자기는 전반야에 다음날 오전 종번 투입처넣고, 경계 왕고인 나까지 빅엿을 처먹여놓고 나가있었다...;;;




"와...이 새끼 올라가면 눈속에 파묻어버릴려고 했는데, 철수할때 나 안보내..."
"내려가면 이기적인 쉐키 자빠져자지말고 우리 철수할때까지 각잡고 있으라고 하겠슴다. 내 영창 한번 다녀올랍니다."

이미 전령올려버려서 이제와서 바꾸는것도 안되지만, 
지 하나 편하겠다고 여러명을...그것도 고참들까지 엿을 먹여놔서,
당직사관조차 내려오면 이야기 좀 해봐야겠다며 어이없어했다.
(근데 이거 승인결제한게 당직사관...또 확인안하고 사인했구나-_-....)

거기다가 내 몸상태가 시시각각으로 안좋아지고 있었는데...
오늘 나가서 내가 쓰러지면 그 새끼 합법적으로 영창보낼수 있지않겠냐며, 
당직사관에게 그냥 투입하겠다고 그러고 진짜 몸안좋아지면 애들이랑 조정해서 대기초에 좀 더 쉬겠다며 올라갔다.

"야. 순찰 다는 못 돌고 검문소까지만 찍고 대기초들어갈께. 
초소는 정시에 밀러나갈거니까 괜히 나 생각한다고 너네끼리 뚝서지말고."
"아입니더. 분대장 몸 안좋으면 쉬지말입니다. 정안되면 사수들은 고정서고 부사수들만이라도 대기초 보내면 되니까 말입니다."
"추워. 그러지마. 한 20분 자면 괜찮아질거야. 아까 약먹어서 비몽사몽한걸거야. 이따보자."




순찰도 검문소까지 돌지도 못하고, 중간에 만난 군견순찰조한테 야. 미안한데 우리꺼 태그도 찍어줘. 라며 들려보내고,
대기초로 들어가자마자 기절하다시피 드러누웠다.
"야. 불끄지마. 불꺼버리면 우리 둘 다 못일어나. 애들도 춥고 피곤하니까 시간되면 깨워."
"괜찮겠습니까??? 얼굴 하얗습니다."
"백옥같은 피부가 내 로망인데 잘됐네."
"아니. 우둘투둘한건 여전하고 말입니다."
"야. 나가."

막 잠드려는데 중대에서 TA가 왔다.
이때까지 당직사관에게 박살이 난 전령은, 소대로 들어가서 지 고참들에게 재차 박살나는 중이란다.

그리고 잠결에 대기초 밖에서 뭔가 푸드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났다.
고라니나 멧돼지 지나가는 소리랑 다른데...뭐지???
열나서 더 깊게 생각할수가 없었다.




"삐비비비비비비."
"...삐비비비비비비."
내 시계 알람이 울리고, 곧바로 부사수의 알람이 울렸다.
대기초에서 나갈 시간이었다.

"분대장님. 나가실랍니까?"
"ㅇㅇ. 나가자...야. 니가 불껐냐?"
"분대장님 주무시는데 눈부실까봐 꺼놨습니다."
"그만 빨어. 헐겄어. 곧 나갈 아저씨 왜 이렇게 빨아대."
"ㅋㅋㅋㅋㅋ 불켜겠습니다...어???"

찰칵찰칵. 칠흑같은 어둠 속에 전등스위치켜는 소리는 들리는데, 불이 안들어온다.
"뭐여? 등 나갔나?"
손을 뻗어 온열기에 가만히 손대보니, 어느새 온기가 가셔있었다.
"야. 우리 자는 동안에 전기 나갔나보다. 온열기도 안 따숩다. 랜턴켜봐."
"랜턴고장나서 대기초가는 인원들은 랜턴안들고 나왔습니다."
아까 잠깐 순찰돌때 오늘 달밝으니까 랜턴켜지말자 그러고 와서 랜턴없는지도 몰랐다-_-ㅋ




그래도 군인되면 자연스럽게 밤눈은 밝아지는지라, 어찌어찌 장구류 챙기고 총기걸쇠풀어서 나가려는데...
"철컥철컥."
"어??? 뭐냐??? 문이...어??? 왜 안열려....ㅆㅂ...."
문을 밀고 나가야되는데 문이 안밀린다.

어찌어찌 문틈으로 내다보니 문앞에 어디선가 쏟아진 눈덩어리들이 대기초문을 막아버렸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달빛아니었음 보이지도 않을정도로 사람 키높이 이상으로 파묻혀있었다.
아까 고라니 멧돼지지나가는줄 알았던 그 푸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이거였나보다...;;;;

"야. TA쳐서 애들한테...아참...전기...아니아니. 이거는 전기랑은 상관없지 참..."
다시 더듬거리며 TA로 가서 돌리는데...
"어...뭐여...??? 이건 또 왜 안돼???"
다시 TA를 더듬거려보았는데 선은 다 연결되있다.
그 칠흙같은 대기초에서 선따라서 계속 더듬거려가보니 문틈을 통해 나있는 TA선이 끊어져서 덜렁거리고 있었다....;;;;
눈덩어리들 쏟아질때 끊어진 모양이었다.

순찰...아...우리가 나가야 애들 순찰돌지...
군견...아...아까 걔네들 지나갔지...
간부순찰...아...우리는 눈 다 녹았다고 밀어내기 나가지만, 지들은 눈길위험하다고 오늘 간부순찰취소랬지...

온열기가동해서 참 따듯해야할 대기초도 온열기안켜니까 졸음이 쏟아질만큼 추워졌다.
아. 좀 센스있는 놈들이면 와봐야할텐데...초소비워놓고 나올 배짱은 없는 성실한 군인놈들이라 인기척조차없다.

그래도 후반야애들 오면 확인하러오겄지...





"..."
"..."
칠흑같은 어둠속에 심심해서 
끝말있기, 노래한곡씩 돌아가며 부르기 귀신이야기, 하나씩 돌아가며 하기, 바로 앞도 안보이는데 둘이서 제로.까지 하며 있었는데 
어째 애들이 안온다...;;;;

"어??? 후반야투입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시간이 벌써 그리 됐습니까???"
"야. 다시 불켜봐...(찰칵찰칵)...전기안들어오네...뭐지. 이 쉐키들..."

안좋은 생각이 들자, 언제든 문열리면 나가야지.라며 버티던 몸이 갑자기 훅!!!하고 퍼지기 시작했다.
온 몸구멍에서 열기가 뿜어져나오는 기분이 들고, 입안은 찝찝하고,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잠든다기보다는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이 들었다가 하는 식으로 눈이 감겼다가 떠졌다가 하고 있었다.




후반야도 철수할 시간이 되어서야, 밖에서 "야!!! 여기 대기초 왜 이러냐??? 중대에 연락해서 삽가져오라 그래!!!"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사수가 얼른 문밖으로 나가서 우리 여기있다고 말하자, 야!!!! 둘이 찾았다 그래!!!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를 왜 찾아???

분대장. 거 있습니까?
어. 부분대장이냐? 나 여깄다.
왜 TA안받았습니까?
선끊겼어. 정전이냐?
그렇슴다. 대기초문 파묻혀서 삽가져오랬으니까 쫌만 기다리십쇼.
많이 파묻혔어?
우리 여기 문 앞이 아니고 투입로쪽입니다. 문쪽으로 가지도 못하겠습니다. 지금 부대 분대장땜에 난리났슴다.
왜 내가 너무 귀여워서???




그렇게 우리는 오전초번 철수하는 애들이랑 같이 중대로 내려왔다.
문이 열리고 햇빛이 눈에  들어오자, 쇼생크탈출에 한달간 독방에 있다 나온 앤디가 이렇게 눈부셨을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내 발로 내려간건 아니고, 애들한테 업혀 내려와서, 바로 의무실로 실려가 링겔맞아야했다.




왜 소대원들은 대기초로 바로 오지 않았나.

나랑같이 중반야서던 애들은, 내 몸상태가 너무 안좋았고, 날씨가 확 풀려서 그다지 괴롭지 않은 겨울밤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않자,
아. 이 양반 감기기운때문에 푹 잠들었나보네...근데 부사수 이 쉐키는 왜 TA안받아??? 넌 이따 뒤졌다.라며...
야. 분대장 진짜 상태안좋나보다. 푹 쉬라하자. 라며...중대에다가는 가라로 교대 철수신고하고 있었다.

그렇게 후반야인원들이 올라왔다.
그래도 철수시간에는 착착 나올 사람인데 안나와서, 뭔가 큰일났나보다...하고...중반야 한조랑, 후반야 밀조가 대기초로 오고 있었다고 한다.

"어???이 목토시...X병장꺼 아냐?????"

그렇게 순찰로따라 대기초로 향하다가 그들이 주운건, 무늬가 특이해서 모두가 알아보던 내 목토시였다.
그것도 하필, 초소진지도 아닌 주제에 순찰사인하고 다녀야했던 취약구역앞...어떻게 잘 비비고 넘어가면 철책넘을 수 있던 자리였다.
ㅇㅇ. 아까 군견순찰조랑 거기서 만나서 
"야. 이거 태그줄께. 초소만 찍고 X초소에 우리 애들한테 주고 가. 난 이제 한계다."라던 그 자리였다.

위에 언급한대로 발자국보고 범인을 잡는다고 깝치기나 할줄 알지 추리력따위 없는 놈들인지라...
정신없네. 이 양반. 목토시떨어뜨려놓고 누가 돌라갔냐고 소대뒤엎을거 아녀ㅋㅋㅋㅋ라며 정답을 맞췄는데...

"야...그러고보니 X병장...(그때는 있었던) 여자친구랑 싸웠다고...행보관님한테 뭐라 말해야 군말없이 휴가받을 수 있을까...라고 그러던데..."

라는 뜬금없는 제보에 혼란에 휩싸였다.

문제 정답 잘 맞춰놓고 OMR카드 마킹하다가..."왜 같은 번호가 연속으로 나오지??? 그럴리가 없는데..."라며 
자기를 믿지못하고 괜히 다른 번호로 갈아탔다가 평균 3~4점은 까먹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싸우기야싸웠지...;;; 근데 굳이 청원땡겨쓸것도 없이 한 2주있음 나갈 휴가있으니 그때 볼 생각이었는데...좀 징징거리긴했지만...;;;
그리고 내가 탈영할 배짱이 어딨나. 
군생활 최대목표가 딱 2년. 730일만 하기.였던 사람인데...ㅠ.ㅠ

그러나 추리력이 부족한 대신에 상상력만큼은 풍부한 이 놈들은,
했네했어. 탈영했네.라며, 즉시 중대로 연락했고...

당직사관도 
몸안좋아 빡침 + 전령의 이기적인 짓거리에 빡침 + 부사수가 사이가 엄청 좋은 놈 + (니 주제에) 여자친구랑 싸워서 빡침 = 탈영.
이라 결론짓고...중대장횽한테 연락했는데...전날 술먹고 딥슬립중. 행보관님도 같이 술먹고 딥슬립중. 다른 소대장들도 같이 마시고 딥슬립중. 

당직부관은 읍내터미널과 기차역으로 달려갔고,
5대기는 그 취약지점 주위에서 (있지도않은) 나의 탈영흔적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 어떤 놈도 대기초가봐야겠단 생각도 못할 정도로 다들 패닉에 빠졌고, 전령은 엉엉울면서 나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한참 뒤에야 그나마 덜 바보인 놈이, 대기초에 가면 뭔가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수색을 제의하고서야 대기초로 발걸음을 했단다...




오전 8시에야 중대로 내려온 나는...그날 오후 늦게서야 의무실에서 깨어났고...
온갖 간부들한테 심문아닌 심문을 받아야했다...
뭐 결론은 감기 + 과로 + 운없음 + 운 진짜 없음 + 운 더럽게 없음 = 간밤에 쌩쑈.로 하하호호 웃으며 끝날 수 있었다.

그날 저녁밥은 부대장님 관사에서 고생했다고 차려주신 영양가있는 고기고기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흐뭇.)
그리고 그날 밤, 후반야나감...ㅆㅂ...비번나올줄 알았더만...




아...딱 한 명. 웃지못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 소대 전령은, 니가 원인제공자라며 그날 하루 종일 군장돌고...다음 주에 7박 8일짜리 영창을 다녀와야했다.
원래 14박 15일 풀창 나왔는데, 행보관님이 어찌어찌 꼬여서 그런건데.라며 힘 좀 쓰셔서 7박 8일로 끊을 수 있었단다.
영창가는 놈이 감사합니다.하고 갔다올 정도로 분위기가 엄청 안 좋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내가 먹은 알약은 해열제도 진통소염제도 아닌, 소화제였다고 한다-_-...
어쩐지 허한 속에 고기가 촵촵. 잘만 들어가더라...
출처 (쓸까말까 고민했던 군생활 이야기.)

수양록과 별도로 적던 내 일기장 +
당시 나를 엿맥이고 부대에 비상떨어지게 만든 당시 전령놈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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