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에 대해]
안 의원 지지자 분들께 오래 전(아마 노원병 출마 관련 제 비판 칼럼 직후였죠?)에 '관심 꺼 드리겠다' 약속드렸고, 이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약속 지킨 것으로 봐 주세요.
전 안의원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했고, 존경도 했고, 기대와 희망도 많이 가졌었습니다. 그러니까 비판도 했던 것이구요.
기존 정치에 때묻지 않은 분이었고,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통해 선구자적 업적을 남긴 분이고 무료 백신 배포 등 사회 공익에 대한 기여 역시 남달랐기 때문이죠.
저와 달리 조용하고 차분하고, 인내심과 포용력이 크고 많아 보이는 모습에도 호감이 많이 갔습니다.
실제로 만나뵙고 두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며 "참 좋은 분"이라고 느꼈구요.
당시 만남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제가 '직언'을 드린 부분은 힘들고 아픈 분들에게 다가가서 직접 만나시고 이야기 들으시고, 때로 그들과 함께 싸워주셔야 국민을 아우르는 지도자 되실 거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부족한 제 생각엔 모든 면에서 그 어떤 누구보다 훌륭한 안의원께 부족한 부분이 '서민 친화성', '약자의 대변인', '고통받는 분들과의 공감',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는 모습'같은 것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안의원 님은 제 말씀에 수긍하고 공감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후 세월호 참사 발생 후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팽목항으로 찾아가 피해 가족분들 만나뵌 것 말고는 '서민과 약자, 시대의 아픔 속으로' 직접 들어가시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제 잘못도 있죠. 함께 정치와 세상을 바꾸자는 요청을 거절하고 "정치는 안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곤 거리를 두고, 전혀 도와드리지 않고, 제 일에만 매진했으니까요.
제가 이후 한국 정치와 관련해 했던 유일한 일은 "문안드림", "야권 대통합"이라는 의사표현을 하며 '모두까기', '어설픈 중립', '정치혐오자', '정치를 모르는 얼치기 지식인' 소리를 듣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점점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량 발휘를 못하면서 자꾸 삐걱거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 왔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 골이 깊게 패인 소위 '친노'와의 감정 문제, 불신의 벽을 해소하지 못하시고 결국, 오히려, 더 크고 중요한 정치와 사회 혁신의 동력을 가르고 쪼개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었으니까요.
서로 편이 갈린 야권 성향 동료 시민분들 역시 친노(친문), 친안...등으로 갈려 서로 감정적인 공격을 하시는 모습들을 보며 한반도의 분단, 남북 대치 상황이 떠오르며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고 착잡합니다.
각자의 마음과 심정을 알고 이해하겠기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아는 안의원님은 진정성과 사명감, 시대의 소명에 대한 부응 만으로 똘똘 뭉친 분입니다. 안그랬다면, 안랩 주식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거머쥔 채, 세상에 관심 끄고 호의호식하며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셨을 분 아닙니까?
정치는, 그래서,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 개인적 소견으론, 안의원님이 이왕 정치에 나서신 이상, 정치계 전반과 정치인들의 행태를 완전히 파악하고, 세도 형성하고, 정말 뜻을 펼칠 수 있게 될 때 까지 기다리고, 대응력을 키우고,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시면서, 인고의 세월을 어느정도 보내셨다면 얼마나 좋았을 까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보수 진보 영남 호남 구분없이, 그동안 너무 아프고 힘들고 어려웠던 우리 서민, 시민, 중산층, 국민들 대다수가 믿고 존경하고 따르는, '큰 정치인'이 되는 길을 걸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지든, 길고 긴 역사, 언제나 오래 지나고 보면 결국은 현명했던 우리 국민이 옳은 판단과 선택, 결정을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안 의원이 있건 없건, 한국 정치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그 나름의 동력과 관성으로 앞으로 앞으로 움직여 가리라는 믿음만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막 적다보니 글이 엉망이네요.
안의원에 대해 쓴 글이니 안의원에 대한 바람으로 끝을 맺어야겠지요.
전 이미 지금 대한민국에 있는 어떤 분 못지않은 업적을 쌓고 기여를 하신 안철수, 개인은 정치적 견해나 평가와 상관없이 훌륭한 분이며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굳게 믿습니다. 정치활동을 둘러싼 다양한 이견과 논란이 결코 훼손하거나 흠집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공격하고, 폄훼하는 자는 그 소속이나 지지 이념이 무엇이건 무례와 허위사실 유포의 범죄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정치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 보여오신 행보에 대해 전 결코 동의할 수 없고 지지할 수 없습니다. 훌륭한 생각과 달리, 행동으로 보여주신 부분이 너무 없고, 안 의원의 이미지와 존재감, 역량을 이용하려는 교활한 이들에게 휘둘리고 이용당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 반면, 우리 시대, 당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와 가장 힘들고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못했고,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참 아픈 마음으로, 너무도 훌륭하고 소중한 안철수라는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우리 시대의 모순과 비극에 분노하면서, 부디 안 의원이 '감정의 문제'를 극복하고, 안의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실망과 아픔으로 바뀐 많은 분들에게 다시 기대와 희망을 주는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바래봅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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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해서 옮기려고 했으나, 본의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아무런 사족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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