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페북보면 '나는 금수저가 아니다. 우리집은 가난하다'라고 외치는 법전원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그런 글 볼때마다 진심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로스쿨에 금수저만 모이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모릅니까? 그 속에는 스덴수저도 있고, 플라스틱 수저도 있고, 흙수저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들이 '로스쿨 제도의 정당성'을 위한 희생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들러리'지요. 왜 그들은 로스쿨 제도의 최대 수혜자인 '로스쿨 교수'와 '금수저'들을 위하여 가정사까지 전체공개로 밝히는 걸까요? 자신을 법조인으로 만들어 준 제도가 그저 고마운 것일까요? 그들이 내밀한 사실까지 털어놓으면서까지 그 제도의 정당성을 외칠 때, 그 뒤에서 가장 크게 웃고 있을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현재 로스쿨 측에서 조직적으로 달고 있는 댓글도 대부분 이들 '들러리'를 '이용'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좋습니다. 로스쿨 역시 흙수저를 법조인으로 만들 수 있는 제도겠지요. 그런데, 그들은 과연 제대로 된 법조인으로서 인정받고 기능할 수 있을까요? 정말 이 제도가 그들에게 유리한 제도일까요? 금수저 로스쿨 출신들이 법원, 검찰, 대형펌에 안착할 때 흙수저 로스쿨 출신들은 어떤가요? 월급 200-300만원에도 취업하지 못해 고학력 백수로 떠돌고 예전같으면 상상하지도 못할 접견 변호사라는 악랄한 영업에 이용되고 있지 않은가요? 6개월 연수 받는 것도 교수 등 각종 인맥을 통해 빌고 빌어 간신히 들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것도, 열정페이도 아닌, '무급'에요. 아예 취업이 안되면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개업하고 선량한 의뢰인을 마루타 삼아 법정에서 실습하는 것이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믿지 못할 현실입니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요? 그들도 알다시피 로스쿨 출신, 그것도 흙수저 변호사는 시장에서 심각하게 무시 당합니다. 나 같으면 저런 취급 받고 도저히 못살겠다 싶을 정도로 모욕적인 대우를 받습니다. 법원 검찰의 직원도 무시하고, 송무직원도 무시하고, 의뢰인도 무시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현상이 사시출신들의 기득권 때문일까요? 사시 출신이 있어서, 사시가 존치해서 그들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것이지요. 그들이 무시당하는 이유는 첫째로, 사시 출신들에 비해 현저하게 저하된 법학 실력과 불투명한 선발과정 둘째로,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법조 인력의 수요를 초과하여 마구잡이로 변호사를 배출하자고 하는 교수들 때문입니다. 왜 로스쿨 출신들의 법학 실력이 저하되었을까요? 로스쿨 출신들이 태생적으로 사시출신에 비해 열등해서? 그건 아니죠. 그들도 대부분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한 성실하고 훌륭한 두뇌의 소유자들인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만 좋으면 뭐합니까? 제도 자체가 너무 허접해서 애초에 실력을 키울 수가 없는데요. 대륙법계의 법학은 교수 수업듣고, 필드 나가서 소송서류 좀 뒤적여 본다고 실력이 느는 학문이 아닙니다. 맞닥뜨리는 사건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절대 내공이 쌓이지 않아요. 아무리 타고난 천재라도 하루에 7-8시간씩, 최소 2-3년간 책과 씨름하며 머릿속으로 수십 수백번 논리를 구성해보고 이해하고 암기해야만 비로소 그 구조가 보이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로스쿨 3년은 절대 그런 내공을 과정을 거칠 수 없는 제도죠. 아무리 천재를 들여보내도 훌륭한 법조인을 만들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품은 제도입니다. 사시출신들과 같은 치열한 경쟁없이 사시출신들과 비슷한 실력을 쌓는다는 것도 넌센스고요. 100명중에 3등하기 위한 노력과 100명 중 70등하기 위한 노력이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더욱이 70등이나 1등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면 딱 70등 할 정도의 노력만 기울이는 법이죠. 노력의 양이 다른데 어떻게 결과가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실력 차이가 너무나도 뚜렷하다는 점은 로스쿨 출신 어쏘과 함께 일을 해 본 기성 법조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개중에 실력이 괜찮은 사람도 있지만(경험상 그나마 쓸만한 사람은 대부분 장기간 사시를 공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더군요) 대다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선발할 수가 없는 것이죠. 여기에서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로스쿨 출신"이어서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의 차이"때문에 조건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을 직시하십시오. 그리고 원인은 "사시출신이 존재해서"가 아니라 "로스쿨 제도, 그 교육과정과 교육자가 허접해서"입니다. 사시출신과 같은 수준의 실력이 담보가 된다면 고용주들이 차별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사시출신의 기수문화로 사시출신 후배만 감쌀 것 같다고요? 모르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현재 중,대형펌의 대표와 파트너들이 사시출신 어쏘를 감싸고 도는 것 같습니까? 현재 사시존치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시출신 변호사님들은 권력,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 대부분이고, 오히려 기득권에 가까운 분들은 로스쿨에 제도를 극렬 옹호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와 재산을 다루는 법조인 자격은 국민들의 존중을 바탕으로 부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수사와 재판에 최소한의 신뢰가 확보되는 것이죠. 기존 판검사들의 수사와 재판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그나마 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실력과 노력으로써 정당하게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에 있었죠. 아무리 '암기만 박박해 댄 고리타분한 꼰대, 범생이'이라고 비난해도, 기본적으로 그 치열한 노력과 실력 자체는 인정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개천의 용'이라는 프레임이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일테지요. 그러나 로스쿨 제도는 그 신뢰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에 더욱 위헙합니다. 대부분이 정당하게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단 한명이라도 부정하게 합격할 수 있는 제도라면 그런 제도는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1차시험조차 낙방하던 권력자의 아들이 검사가 되고 2차시험에서 매번 물을 마시던 권력자의 딸이 판사가 되고, 공부에 별 뜻이 없어 유학생활이나 즐기던 권력자의 자식이 대형로펌의 변호사가 되는 제도. 이런 법조인들의 만들어낸 수사결과와 판결을 과연 기존에 비해 더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시스템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흙수저를 자처하는 로스쿨 재학생님들. '나는 아니다'라고 하고 싶겠죠. 하지만 당신이 아니더라도 그 시스템을 통하여 누군가는 분명히 특혜를 입었음이 분명하고, 결국 그 시스템에서 나온 편견은 당신들의 몫이 됩니다. 더욱 억울한 일이죠. 특혜는 금수저가 입었는데, 욕은 흙수저인 내가 먹는다니.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이런 편견이 사시출신이 존재해서 입니까? 사시출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편견의 희생양이 된겁니까? 잘 생각해보세요. 이것 역시 로스쿨 제도 자체가 잘못되어서 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불공정한 입학과정, 지극히 주관적인 면접 전형. 반드시 아버지가 누군인지 보고 뽑아서 불공정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를 비롯한 어학, 그리고 각종 화려한 스펙. 이게 다 무엇일까요? 대부분은 "돈"입니다. 스펙=돈이죠. 결국 입학 전형 자체가 돈있는 자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물론 흙수저가 배제된다는 게 아니죠. 흙수저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신이 입학해 있는 것일테고요. 그런데 누구 아들을 끼워넣은 제도의 공정성을 홍보하게 위해 당신같은 흙수저를 끼워넣은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는지요? 사시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경쟁 상대가 사라진 제도는 오히려 더욱 신속하고 강렬하게 썩어갈 겁니다. 견제 세력이 있는 지금도 이렇게 심각한 문제점이 난무하는데, 법조인 배출 시장을 독점한 로스쿨 제도 그리고 그 교수들이 어떻게 변할지는 명약관화하지 않은가요? 로스쿨 제도는 더욱 그 신뢰를 상실할 것이고, 오히려 남아있는 소수의 사시출신들의 기득권만 공고해질겁니다. 로스쿨 출신 소수의 특혜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독점하고 나머지 로스쿨 출신 법조인은 결국 2류도 아닌 3류,4류,5류로 표류하게 될 것입니다. 사시가 폐지되면 로스쿨 출신 모두가 1류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환상은 내다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오히려 사시와 병존하면서 그 문제점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 환부를 찢어내고 도려내야만 로스쿨 제도가 새로운 법조인 배출 통로로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교수들의 말장난에 더이상 놀아나지 마십시오. 로스쿨을 통해서 1년에 수천명의 법조인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는 로스쿨 교수들. 과연 제자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하는 것일까요? 배고픈 변호사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때 벌어질 각종 사회적 혼란,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와 유사직역 종사자의 생계 위협 등 제반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변호사수 늘리자, 합격률 높이자고만 외칩니다. 현재 변호사는 더이상 기득권층도 용도 아닙니다. 더이상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역도, 다른 직역에 비해 특권을 누리는 직역도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2000명 3000명 쏟아져 나올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치킨집이 아무리 많이 생긴다고 해도 치킨 한마리를 3000원에 팔 수 없습니다. 변호사가 아무리 많이 생긴다고 해도 기본 1년이 가는 소송 한건에 100만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수임료 300만원이라고 해도 한달에 25만원 꼴인데 임대료, 인건비, 세금 떼고 나면 적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결국 무분별한 변호사 수 증가는 수임료 저하의 효과를 가져오기보다 무용한 소송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더욱 큽니다. 배고픈 변호사들은 법무사, 공인중개사의 업무 영역까지 잠탈하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갈등과 혼란이 일어나겠지요. 내 자식 앞길은 내가 챙겨줄 수 있는 대단한 부모를 둔 변호사라면 탄탄대로를 걷겠지만, 흙수저 변호사들은 대부분 불법의 유혹에 시달리며, 평생 2류 3류 딱지를 달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실력이 저하되고 희소성도 없는 변호사에게 과거와 같은 명예는 커녕,비웃음과 조롱만이 난무하겠지요. 물론 법조계가 가진 뿌리깊은 위세와 권력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그 권력은 기존의 사시출신들과 소수의 로스쿨 출신 금수저들이 독점하겠지요. 결국 현재와 같은 제도하에서 로스쿨 출신 흙수저는 영원한 들러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흙수저를 자처하는 로스쿨 재학생님들. 당신들을 망가뜨리는 건 사시출신이 아닙니다. 바로 비뚤어지고 이그러진 로스쿨 제도 당신들이 몸담고 있는 그 제도 자체가 당신들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시가 폐지된다고 해도 당신들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확신합니다. 지금은 사시 존치를 반대할 때가 아니라, 사시출신과 겨뤄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을도록 로스쿨 제도를 보완할 것을 요구할 때입니다. 입학과정의 공정성 확보, 실력없는 교수들에 대한 퇴출, 엄격한 학사관리와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요구하십시오. 사시를 폐지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사시출신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여 로스쿨 제도가 정말 장점이 많은 제도임을 사시와 사법연수원제도를 상대로 당당하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자정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왜 똑똑한 학생들을 뽑아놓고 천덕꾸러기를 만드는지 그 제도를 만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제도를 운영하는 교수들에게 따지세요. 그게 사시존치 때문이라는 거짓말에 더 이상 어리석게 속지 마시고요. 로스쿨이 이런식으로 운영되는 한 사시폐지는 절대 당신들의 향후 지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겁니다. 당신들이 진정 인정받고 존중받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살아가는 유일한 길은 사시와 사법연수원 제도를 상대로 당당하게 맞서 인정받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