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보면 민주노총을 귀족노조라고 비난하는 사람들 많더군요. 오유에도 다른 커뮤니티 보단 적겠지만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불과 몇 해 전까지만해도 노조.. 특히 임금 높고(높아봐야 노동자 중에 높은거지만..) 자기들 관련된 처우만 부르짓는 노조원들은 제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노조라고 까곤 했었죠.
제가 올해 초에 여러가지로 정말 힘겹게 생활하다 제 기준으로 정말 좋은 직장을 들어가게 되었죠.
용역이었지만 국책기관에서 근무하고 건축물과 시설물을 보수하는 기능직 치고 급여도 동급기준 최상이었고 일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뭘 고치고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저에겐 천직 같은 일이었죠.
알고보니 작년까지만 해도 민주노총 노조가 있었더군요. 그 노조덕에 다른 동급동종 업종중에 가장 급여가 높았고 처우도 좋았으며 여러모로 노동자를 보호했었으며 연배가 비슷한 다른 직원들 얘길 들어보니 덕을 많이 봤다 하더군요.
민주노조가 없어진 이유는 사측에서 과장급 이상 직원을 노조위원장으로 세워 어용노조를 만들었고 각 부서장들에게 밑에 직원들을 강제로 어용노조에 가입시켜 다수가 된 어용노조가 민주노조를 밀어낸겁니다.
그 결과 3월에 있던 재계약 임금은 명목상 4퍼센트인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올렸다 했지만 민주노조가 있었을때보다 가장 작은 폭으로 오른것이며 실제론 상여금 및 회식비, 성과금등이 깍이거나 없어져 오히려 한해 동안 받는 실질임금이 줄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지급되는 근무복 퀼리티가 굉장히 낮아지고 출,퇴근 시간이 불명확해 지는등 노동 환경이 급속도로 저하 되고 있었죠.
그중 가장 민주노조의 순기능으로서 중요했던 점은 제가 퇴사하니 알겠더군요. 국책기관에서 근무하다보니 저의 갑은 공무원인데.. 이 직급이 어느정도 되는 공무원 하나가 해당 직무와 무관한 일을 수없이 반복 지시하여 이대론 안되겠단 생각에 제가 잘못된 부분을 따졌습니다.
저와 이야기 할때는 갑측이 배려하지 못한부분이 있다면 미안했다는 사과를 했고 저는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난리가 났더군요. 갑측말론 자신이 몇십년동안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용역에게 이런 무례함을 당한게 처음이라면서 발발 뛰며 제 직속 상관부터 팀장 소장은 물론 업체 사장까지 불러들이라고 길길이 날뛰었나 보더군요.
며칠동안을 일도 못하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고 눈총도 받고 사측에서 온 사람들과도 상담을 하고 했는데 갑인 공무원이 사측 사람과 소장등이 아무리 설득을 하고 사과를 해도 화를 누그러트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소장은 무슨 노조 윤리위원회를 연다고 하질 않나.. 팀장은 와서 갑측 공무원에게 무릎꿇고 빌라고 하질않나.. 결론은 하나더군요. 권고사직에 응하고 나니 일은 일사천리 였습니다. 응한날 바로 사직서 쓰고 이번달까지 일한걸로 해줄테니 그냥 집에 가서 쉬라더군요.
모든 일과 사안들은 절대악과 절대선은 존재치 않습니다. 단체도 물론이고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헌법도 절대선일순 없습니다. 민주노총도 당연히 절대선일순 없어요. 작은 부작용들이 분명 있을겁니다. 노동자들의 고혈을 더 빨기위해 혈안인 현 기업과 정권, 다수당.. 그에 비해 힘없는 소수당. 이들에게서 노동자 권익을 지켜온 대표적인 집단이 민주노총임을 부정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민주노조원도 아닙니다. 노조라곤 올해 처음 어용노조 든게 다고요. 결과는 바른말 했다 실직한 상탭니다. 다행스러운건 실업급여 받으며 조건 좋은 일자리 찾고 있는데 긍정적이네요. 그러고보니 이번 노동개악중에 실업급여 문제도 있더군요. 민주노총 지지는 못할망정 비난하진 말자는 취지에서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