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주일동안 많이 아팠다.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라 그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너 아니고서야. 아니 너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들이라.
너무 바쁘면 잊어버리겠거니 하다가도 집에 돌아와보면 네가 머물러있었다. 매일 잠들기 전 두 시간 정도 쉬지 않고 울었다. 가끔 명치 끝이 아파와 몸을 아주 동그랗게 말아야 겨우 사라졌다. 울다가 지쳐 잠이 들면 꿈 속에서 네가 아주 다정하게 곁에 머물렀다. 다음날 일어나보면 이게 꿈이었나 꿈이구나 멍 때리다 다시 일상을 시작했다. 술을 마시면 그 앞에 있는 사람은 너였어야 한다고 죽을 듯 생각했고 반짝거리는 인파 속에 손은 잡지 못해도 나란히 서 있는 게 너와 나 였으면 한다고 집 앞에 떠 있는 달에게 이야기했다.
어떤 꿈에서는 네가 진지하고 다정하게 물었다. 네 마음을 이야기해달라고. 나는 늘 그렇듯 숨기며 내 마음 같은 건 없다고 했다. 너는 다시 한 번 전에 없던 다정함으로 내게 물었다. 네 마음이 너무 궁금하다고 듣고 싶다고. 다시 없을 그 다정함에 울컥 눈앞이 일렁이던 나는 목이 잠긴 채 말했다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돼요?
너무 힘들었던 나는 너만은 아프지 않길 바랐던 건 순전히 내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너도 나와 같이 아프고 힘들길 소원했다. 보고싶다는 단어 하나에 온 세상이 무너지고 찾고싶다는 단어 하나에 명치 어딘가가 아리고 아프고 아무렇지 않을 일상에 내가 툭 나와 모든 일상을 흔들어버리길 기도했다.
그러다 문득 또 내 마음을 모르는 척 외면하고 나니 슬픈건지 아픈건지 아무렇지 않은 건지 모를 순간이 될 때쯤 너의 연락은 내게 어떤 순간이었을까.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사실 지금도 목감기가 와 열에 들떠 있는 상태라고. 내 곁으로 와줄 수 없냐 말하고 싶었다. 단 한번도 내색하지 않았는데 단 한번도 생각 안 한적 없는 이야기였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나는 말할 수 없었다. 내 말의 여파가 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게 무섭고 두려워 늘 고르고 고른다.
네가 얼마나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지 안다. 그래서 쉽게 내 마음을 드러내기가 어렵다. 네가 어렵다 한 이유들이 내가 모두 이해하는 것들이라 어쩌면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너를 미워하고 원망할 수가 없다.
나는 아직 그 자리에 서 있고 발걸음을 옮겨 이동해야 하는 걸 알고 있는데도 마음이 무거워 몸도 무거워진건지 힘이 든다.
'너의 생일에 작은 케익 하나 두고 네가 좋아하는 참치회를 두고 술을 같이 마실 수 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서 선물로 이런저런 맥심사진이나 화보집 같은거 뒤적거리며 둘다 막 웃었으면 좋겠어. 후방주의 사진 나눠보며 서로 반응 살피며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막 이런 이야기들 할 수 있으면 좋겠어' - 2018. 12. 23. AM2:08 - 작년에 이런 일기를 썼구나.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마음들.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세월이 흘러가면은 그때서 뉘우칠거야 마음이 서글플때나 초라해 보일때에는 이름을 불러주세요. 나 거기 서 있을게요. 두 눈에 넘쳐흐르는 뜨거운 나의 눈물로 당신을 아픈 마음을 깨끗이 씻어드릴게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뒤돌아 봐 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