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을 막기 위해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제안을 수용하라는 의견도 있다.
▲(깊은 한숨) 저와 안 대표간 승패를 가리는 것이 단합의 방법인가. 언제 총선을 준비하고 언제 혁신하겠는가.
--안 전 대표가 탈당까지 불사, 칩거에 들어갔는데.
▲곤혹스럽고 난감하다. 탈당이란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공동창업주다. '대표 물러가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천에 대한 불안 때문에, 또 하위 20%가 배제된다는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탈당을 선택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거다.
문안박 제안은 실제로는 저와 안 전 대표의 공동대표제이다. 저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고, 크게 내려놓은 것이다.
'너냐 나냐' 끝장보자, 대결하자, 이건 아니란 거다. 안 전 대표께도 다시 한번, 꼭 제가 제안했던 형태대로가 아니라도 좋으니 어쨌든 함께 손잡고 하자는 제안을 다시한번 드린다.
--분당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
▲ 정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저와 안 전 대표가 전대에서 맞붙어서 승패를 가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혁신은 우리 당의 오래된 기득권을 허무는 것이다. 혼자서 하기 힘들다. 제가 썩 잘해내지 못했다. 인정한다. 그러면 안 전 대표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냐.
--제3의 방안을 갖고 있나.
▲이제는 제가 다시 새로운 제안 내놓을 시기는 아니다.
총선을 앞둔 시기에도 과거에 전대를 한 적이 있지만 단순히 당권을 놓고 경쟁한 전대는 없었다. 전부 통합을 위한 전대였다.
만약 정의당, 천정배 신당 등 (바깥) 세력과 통합하는 전대가 될 수 있다면 저는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통합을 위한 밀알이 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까지 노력하겠다.
그러나 대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대에서 경쟁으로 끝을 내자는 제안이라면 저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
앞으로 공동선대위를 통해 당내 단합의 틀도 모색하겠지만, 이제는 지금의 지도부가 책임지고 총선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더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버리는 '바보 리더십'을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예를 든 것은 조금 유감스럽다. 던지기나 양보를 말한다면, 문안박 지도부가 저로서는 말하자면 자존심을 굽히고 양보하고 대표권한을 던진 것이었다.
--친노 기득권 논란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친노는 단 한번도 가깝게 임명하지 못했다. 탕평을 보여줘야 된다는 것이 지나쳐서 오히려 탕평을 하지 못하고, 친노는 거의 철저히 배제하는 인사를 했던 게 우리당 현실이다.
--한국의 야당이 처한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양김 시대의 제왕적 총재 부분을 극복했으나, 당내 민주주의 속에서 승복하고 하나로 힘을 모으는 리더십을 아직 우리 야당이 찾아내지 못했다.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내는 게 가장 큰 과제이다.
--당내 단합을 내세운 분들에 대해 공천권 요구라고 규정한 바 있는데.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당을 흔들고 당보다는 자기자신을 더 생각하면서 당을 해치는 행위가 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한편으로 기강은 분명히 세워나가야할 때이다.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등 대표와 친소관계는 아무 영향이 없을 거다.
--호남의 민심이 호의적이지 않다.
▲그래도 호남지역이 다른지역에 비하면 우리 당 지지율이 높지 않나. 호남의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당이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당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보여주면 호남의 지지자들도 금방 다시 결집할 것이다. 지금 호남에서 제 지지도가 어떻느냐가 큰 문제는 아니다.
--여권이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지적도 있다.
▲'야당복'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우리 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여당이 저렇게 못하는데도 굳건하게 잘 버티고 있다. 그런 대목이 아프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이런저런 모색을 하는 것이다.
--총선 목표는.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은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것이 1차 목표이다.
--총선 출마 여부는. 총선에서 실패한다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고 빨리 정할 필요도 없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 힘으로 제가 2017년을 바라보며 정권교체의 역할을 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패한다면 자연스럽게 그것으로 제 정치생명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할은 여기까지였다고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
--1차 민중총궐기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졌고, 2차는 평화적이었다. 2차 시위 때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편파적인 질문이다. 질문 자체를 거둬달라.
오히려 2차 시위는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평화시위를 이끄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민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우리 당은 노동자 농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도 해야하고, 중도층의 신뢰도 얻는 두 가지를 다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딜레마가 있다.
--다음의 시대정신은.
▲불평등 해소이다.
--대권주자인 안 전 대표, 박원순 시장의 장점을 꼽는다면.
▲박 시장은 현장에서 국민의 삶을 규정하는 작은 생활정치 문제들을 통해 시민의 삶을 높이는 쪽에 탁월한 역량이 있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 정치변화에 대한 열망을 상징하는 분이고 비전을 갖고 있다. 당내 세력이 열세였기 때문에 아직 현실정치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진 못했는데, 조건만 갖춘다면 정치를 바꾸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