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eartbrea.kr/476144' target="_blank">
안녕하세요 안성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엄청나게 잘생긴 남자 대학생입니다.
질투심에 가득 찬 친구들이 넌 못생긴 수준이 아니라 이상하게 생겼다고 질투를 받을 정도로요.
이 이야기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정확히 2006년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고등학교 수험생들이 그렇듯 아침을 여는 장닭마냥 힘차게 일어나
공부. 점심을 먹기까지 공부. 점심먹고 공부. 저녁먹고 야자 후 독서실로 병든 닭마냥 걸어가는 생활을 하던중이었어요.
그 때 당시 남자 6자리 여자 4자리밖에 없는 아담한 독서실에 다니고 있던 저는 제 친구를 따라
독서실에 새로 등록한 동갑내기 여자 아이에게 홀라당 반해 있던 상태였답니다.
까만 피부에 털털한 성격이 아주 매력적인 인기 아이돌 씨스타으 효린양과 같은 분위기의 여자아이였습니다.
다만 좀 말랐을 뿐이었죠.
매일 같이 문자를 날리고, 뭐 하냐는 문자 한 통에 가슴이 스타카토 박자로 람보르기니 엔진처럼 우렁차게 뛰어제끼던 저는
수능을 100일 가량 남기고 고백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황금같은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 손도 잡아보고, 영화도 보고, 떡볶이도 힘차게 씹어먹고, 아우 부끄럽지만 뽀뽀도 쪽 해보고 싶은
그런 욕망에 불타오르고 있었거든요.
고백할 날짜만 고르고 있던 저는 9월의 용돈날로 고백일을 확정하고 용돈을 받자마자 예쁜 목걸이를 샀답니다. 그리고 그 목걸이를 예쁘게. 엄청나게 예쁘게 포장하고 독서실에서 야식으로 피자를 사겠다고 그날 모두 다 나오라고 은연중에 그녀에게도 필참 이야기를 남겼죠.
드디어 고백날이 왔어요.
당시 한 판에 오천원 하는 피자집이 생겨나기 시작해 우리 독서실 근처에도 있었기에 그곳에서 피자를 무려 여섯 판이나 주문했어요.
문제는 바로 그 피자였어요.
왜 내가 매운 닭고기 피자를 시켰는지 이날 이 때까지 후회하고 있지만 그날따라 매콤한 게 땡기더라구요.
그래서 매운 닭고기 피자를 여섯 판 주문했었죠.
맛있게 피자를 먹고 깊은 산 속 옹달샘 물결 이듯 조용히 공부하며 고백 타이밍을 잡던 저는 배에 뭔가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아뿔싸 매운 피자가 문제였던 거에요. 제 배는 계속해서 우주탄생을 예고하는 듯한 빅뱅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결국 참지 못한 저는 남자화장실로 달려갔어요.(옆구리에 만화책을 두 권 끼고갔죠)
헌데 남자화장실에 유일하게 하나 있던 대변칸이 어느 만취한 분의 구토로 엉망이 되어있던 거에요.
고민했죠. 다른 층으로 갈 여유는 없다. 그랬다간 이 나이에 바지에 응가를 지릴 지도 몰라.
더 급해졌어요.
뱃속의 빅뱅은 이제 행성 탄생의 시초를 알리며 어서 입구를 개방하라며 안 개방하면 영원히 세이 굳바이 하게 만들겠다고 저를 협박했어요.
방법은 하나였죠. 바로 옆에 있던 여자 화장실. 그곳은 대변칸이 두 칸이었거든요
그렇게 조용히 만화책을 넘기며 빅뱅을 체험하던 저는 문득 불길한 소리를 들었어요.
여자화장실 문을 여는 소리였죠.
전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 상황을 들키게 되면 꼼짝없이 변태로 몰려 경찰서에 가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제 핑크빛 고백은 똥빛 아픔으로 승화될 것이기 때문이었어요.
조용히 숨죽이며 행성 탄생을 기뻐하던 저는 놀라운 소리를 듣고 말았어요.
그 방문자는 두 개의 대변칸 중 남은 앞칸에 침투해 안전하게 착륙했었는데
바로 그 앞칸에서! 그 앞칸에서!
할리 데이비슨 소리가 나는거에요!
뿌닫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뿌다다닫다다당. 뿌다다다다다다다
뿌아아아아아아아아 뿌다다다다 부다다다다다다다당
쉴새없이 할리 데이비슨을 운전하던 방문자는
뒤를 이어
비둘기를 같이 날리기 시작했어요.
푸드드득. 푸드득. 푸득푸득. 푸드드드드득.
그 이후로는 할리 데이비슨과 비둘기의 합주가 약 5분간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뿌다다다다다닫다당. 푸드그드드드득. 뿌다다다다당 푸드드득. 뿌드드듣 푸다다닥
저는 이때다 싶어 황급히 바지를 추스르고 합주소리가 절정으로 치닫을 지점을 감지해 여자화장실에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다행히 전 밴드부였거든요.
그리고 무사히 독서실 제 자리로돌아와 열심히 타이밍을 잡고 있었죠.
그 때 잠시 자리를 비웠던 저의 그녀가 돌아오더군요.
그 때 외치던 친구들의 소리를 듣지 말았어야 했어요.
시원했냐? XX아? 아까 매운피자 먹어서 배아프다며!
음. 저의 그녀가 바로 그 방문자였고, 할리 데이비슨을 운전하던 터프한 아가씨였으며,
비둘기와 굉장히 친했던 평화주의자인 제 앞칸 사용자였던 거에요.
전 조용히 고백을 포기했고 그녀와는 좋은 친구로 아직까지 연락하며 가끔 술 한잔 기울이곤 한답니다.
물론 그 때 이야기도 다 털어놓은 상태고 가끔 그녀의 페이스북에 이 이야기를 꺼내놓곤 한답니다.
그 이후로 전 항상 매운 음식을 조심하며 살고 있고 얼마전 헤어졌지만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브금으로 크라잉넛 비둘기 삽입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