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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630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리꺼져
추천 : 3
조회수 : 24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9/12/04 22:52:36
- 나 피곤해요. 얼른 씻고 자야해요. 저 끊을게요.
전화를 붙들고 계속 물고 늘어지려는 상대방에게
사정하듯 말했다.
너무 쉬고 싶었다.
수화기 너머로는 서운하다, 삐질거다 어쩌구 한다.
겨우 달래고 끊었다.
달래고 끊는 내 모습에 누군가가 겹쳐보인다.
사랑이 너무 고팠던 어느 날
(사랑이 아니라 따뜻한 손길, 품이 고팠던 걸지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그에게 서운함을 표하니
- @@아, 나 피곤해.. 나 집 가면 바로 잘거야.
라고 말하던 그사람.
그사람이다.
오늘은 내가 그사람이 되었다.
물론 상황은 완전히 다르지만(그 때 그 사람은 연인이었으니)
문득 상상해본다.
그 날 그가 피곤하다며 도망치는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나 오늘 너무 피곤해’하며 찡그리지만 않았다면
나는 그에게 좀 더 마음을 열고 믿을 수 있었을까?
아니야, 그 일 하나가지고 마음을 열진 않았을거다.
다른 날을 떠올려본다.
그가 나에게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건데 하면서 윽박지르지만 않았어도
마음을 굳게 닫진 않았을거다.
차 안에서 내가 울던 그 시간이 그렇게 길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결혼 준비 막바지에 이르렀을텐데
그렇게 되었다면 이 일도 하고 있지 않을테고.
가장 예쁜 날을 위해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겠지.
의식의 흐름대로 놔두니
또 이렇게 쓸 데 없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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