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입일, 방문 횟수, 올린 글 모두 딱 프락치처럼 보인다는 거 잘 압니다. 그렇게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분명 저쪽이 심어놓은 프락치도 딱 저와 같은 논리로, 같은 주장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또한 저들의 프락치는 동시에 <평화 시위&선거만이 유일한 수단>이라는 주장도 할 겁니다.
폭력 시위는 저들이 유도하는 길이 맞습니다. 덫이죠.
여러분이 알고 계신 대로요.
그런데 온전한 평화 시위도 마찬가지로 저들이 바라는 길 아닌가요?
많은 분들이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이 늘어나면 저들이 압박감을 느낄 거라고 여기시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들은 자신들들을 비난하는 여론 자체를 두려워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인간들이 어떻게 후안무치로 자기들 부모의 친일 행적과 독재 행적을 반세기만에
부정하고 그것도 모자라 독립 애국 지사로 둔갑시키려 하겠습니까.
대외적인 이미지? 그런 건 신경도 안 쓸 겁니다.
그냥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싫고 거슬리고 분할 뿐이지
권력만 유지할 수 있으면 더한 짓도 할 사람들입니다.
양심과 역사 앞에 창피해할 줄 아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부류의 인간들이라구요.
저들이 두려운 건 그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많은 시민이 모여서 일을 낼까 봐 두려운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인 시민들이 윤리적 심리적 선을 딱 그어 놓고는
우리는 이 선을 넘지 않는다- 고 한다면
그리고 저들이 그 사실을 너무 잘 안다면
무엇 때문에 그들이 두려워 할까요?
폭력 시위를 하자! 이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닙니다.
평화 시위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심리적 저지선을 긋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나라라면,
시민의 절반이 피가로를 읽어도 나머지 절반은 르몽드를 읽는 나라나
선거에 나오는 후보자에 번호를 매기지 않는 나라라면
평화 집회, 무조건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런데 우린 아니잖습니까.
느리지만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믿음이 확고한 분들이 많은데
역사는 진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이론은 증명된 바가 없습니다.
이란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으며 한순간에 몰락했고
그 암흑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냉전은 끝났지만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또다른 싸움이 시작됐구요.
옆나라 일본만해도 정치가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우리는 뭐가 다를까요.
우린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 시킨 시민들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앞에 김대중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될 수 있었던 거죠.
부정 선거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모르겠습니다.
합법과 민주주의를 가장한 독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우리가 터널의 출구에 서 있는지 입구에 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 계속되는 평화 집회 요구...
어떤 분이 시위의 본질은 알림에 있다고 하셨는데
알림은 시위의 출발이자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위의 본질은 요구를 관철시키는 거 아닌가요?
민주주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과정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거고
결국 제일 중요한 건 '결과' 아닐까요?
한 번 지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을 두고 싸울 때 만큼은요.
4대강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한 번 배포된 국정화 교과서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요?
미래의 유권자들이 매국의 역사를 애국의 역사로 배우고 난 뒤에
그게 가능할까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이기는 싸움을 하자는 겁니다.
평화 집회로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10만이든 100만이든 운집한 상황에서 프락치든 누구든 10명만 과격해지면
온 언론은 그것만 대서특필 할 거라는 거 여러분도 이미 잘 아시잖습니까.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도 모자른 상황에 무조건 평화 집회에만 올인하고
그 수많은 가능성을 다 차단하진 말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결정적인 순간,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저지선에 대한 재고를 부탁 드리는 겁니다.
이번에도 지면 앞으로의 역사 앞에서, 후손 앞에서 부끄러워 할 사람 저들일까요?
역사를 조작하고 국토를 발살낸 그들이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든 막지 못한 우리만 부끄러워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