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면 언젠가 잊혀지겠거니... 있는 힘껏 아파하다가 어느틈엔가 아프지 않겠거니...
사실 나도 내가 어쩌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어찌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내가 보고싶냐는 말에 냉큼 당연하지, 하고 싶어도 보고싶지않아야하기에 둘러둘러 아직까지는...이란 정말 애매모호한 어쭙잖은 말을 덧붙였다.
하고 싶은 말 정말 많았다. 하면 안 되는 말 뿐이었다. 속이라도 시원해진다면 욕도 괜찮다는 너의 말에 피식 웃었다. '욕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너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욕하는 일이 나를 얼마나 슬프게 하는지 네가 안다면 그런 말 쉽게 못했을텐데.
너의 연락으로 인해 내가 흔들릴 때도, 내가 모르는 너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급작스럽게 만났을 때에도, 너를 미워하고 원망해야하는 그 상황이 슬퍼 밤새도록 울다가 온몸이 퉁퉁 부은 채로 아침에 일어나 먹지도 않은 면 핑계를 생각했던 그 순간에도 네가 보고 싶어 또 울었던 나를 안다면.
궁금한 것도 많았다. 내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이러다 또 훌쩍, 없어진 연락에 너를 미워해야할지 이해해야할지 오락가락하다 결국 후자를 선택하는 나를 알고는 있는지.
너도 어쩌고 싶은지 모르겠으니 이러는 것 같아 그냥 나 또한 어쩌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이리 저리 휩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