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두고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해야할까요. 군사독재에 대항해 박정희에 대항해 온몸으로 맞섰던 인물이 그 독재자의 딸이 통치하는 정권하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재밌는 건 김영삼을 평가항 때 첫번째로 민주화 운동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종편들조차도 김영삼의 공과를 이야기하면서 박정희의 독재를 이야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박정희가 독재자였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례식에 참석했던 여야 대표를 비롯해 모든 정치인이 김영삼을 이야기하면서 민주주의를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데 반해 박정희 독재의 필두에 섰던 김종필은 민주주의의 '민'자도 꺼내지 못하더군요. 그냥 자신은 감히 할 수 없는 큰 일을 하신 분이라는 말로 얼버무렸고
현재 필리핀에 있는 박그네도 애석하다는 통상적인 말 이외에는 하지 않았더군요.
민주주의를 떳떳히 말할 수 없는 아니 자격도 없는 인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슬픈 현실과 그나마 남아있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후안무치한 행동에 분노가 폭발할 지경이지만 무기력하기만 한 야당 그리고 시민들의 저항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폭력 경찰.. 이 모든 씁쓸함 속에서
교과서 국정화로 역사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는 박그네의 뻘짓거리에 김영삼의 주검이 국민들에게 바른 역사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