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볼 때마다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합니다.
내 고양이 '슈뢰딩거' 가 쓴 글이니까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들 하시기 바랍니다.
----------------------------------------------------------------------
1. 한번 제대로 망했던 인공지능이란 학문
사람들은 신기한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빠져든 나머지 '무엇을 새롭게 고안해 내지는 못한다. 이 기계는 인간이 이미 알고 있는, 주어진 명령만을 수행할 뿐이다'라는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부인의 충고를 무시했습니다. 인간의 두뇌를 흉내내려고 시도했습니다.
1960년대, 튜링 머신이라는 이론이 정립된 이후, 학자들은 여자 계산수(computer)를 전부 해고해버리고 컴퓨터(computer)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인간의 두뇌를 흉내내는 법을 고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이렇게 빨리 퍼질 것이라는 마케팅 적인 측면의 예측을 빼고, 모든 이론은 1960년대에 이미 다 나왔습니다. 한 99% 정도)
문제는 1969년에 신경망의 단점을 지적한 인공신경망 논문 'An Introduction to Computational Geometry'이 나온 이후, 진짜로 인공지능이라는 학문이 완전히 죽어버릴 뻔했단 겁니다. 불굴의 끈기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연구는 지속되었지만, 정부의 펀딩이 재개된 것은 1980년대, 그럭저럭 쓸만한 물건이 나온 것은 21세기 초, 그리고 2017년에 우리는 신경망 인공지능으로 뒤덮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미국 이야기.
2. 한국은 망한 소식은 빨리 퍼지고, 복구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컴퓨터공학과에서 가장 학점 평균 낮추는데 공헌하는 과목이 인공지능이었고, 이들은 난이도는 강사 본인들의 기준에 맞춰, 문자 그대로 절대평가했습니다. 학점 평균 높이고 싶은 사람은 절대 이 과목을 듣지 않았습니다.
(여학생은 절대 이 과목 수강 안했었습니다. 공대생들을 학점 순으로 나열하는게 위험한 이유가 기계/항공의 3수강 필수 과목 '유체역학'과 인공지능이라고 해도 될 정도...)
내가 2004년에 수업 들을 때도 인공지능 수업 강의하던 분은 석사 학위 소유자였습니다. 석사 학위 소유자가 강의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강의하던 분이 미국에서 학위 받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결국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선배들은 2박 3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쳤는데, 다행히도 저는 8시간 시험을 쳤습니다. (인터넷과 컨닝만 안하면 된다지만, 중간에 벌어지는 술파티는 막을 수가 없었던지라...)
학맥이 한 번 끊긴다는 것은 돈이 끊기고, 사람이 끊긴다는 것이라, 그것을 다시 잇는데는 30년이 걸립니다. 단언컨데... 지금 한국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수업만 들었지 전공하신 적 없습니다.
3. 노력 열심히 했는데 그냥 기회가 무산된 것 같죠?
대학원에서 관련 전공을 진득하니 해야 커리어 패스의 가능성이 보이는 분야가 몇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인공지능이라고 부릅니다.
딥러닝 스타트업?
이 분들 개발은 열심히 해보셨겠지만...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니까 꿈 꿀 자유는 있습니다.
딥러닝이라고 믿으면 딥러닝일지 모릅니다. 열심히 하세요.
4. 투자를 생각하는 분께
인공지능 부문에 확실히 불 붙었기 때문에 2020년 쯤에는 외국에서 유학한 학생들이나 한국에서 전공한 학생들이 박사학위 취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2025년 쯤에는 무언가 의미있는 신규 프로젝트나 진짜 새로운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 나올 가능성이 약간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중간 결과를 제대로 설명 못하는', '결과 값을 예측하기 힘든' 학문입니다. 그래서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개발자와 설계자들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어느 한 순간에 훅 갑니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terryum/posts/10155238596929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