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머리로 아닌 걸 알면서 쉽게 정리할 수 없고, 이번 일로 자존심이 크게 상했어. 상할 만큼 상해 더는 상할 수도 없는 자존심인데도 말야. 내가 이렇게까지 무시받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닌데. 왜 , 다른 애들은 그렇게 조심스레 대했으면서, 나는, 왜?
덤덤한 말투, 하지만 흔들리는 눈빛. 사람 보는 눈이 없다며 정작 욕해야 할 그 자식들 말고 결국 자기 탓을 하는 친구 앞에서 속상한 맘에 모진 말을 했다.
이기적으로 좀 생각해. 반대로 니가 걔네한테 그렇게까지 해줄 이유가 뭔데. 마음 막 퍼주지 마.
ㅡ 정 안 주겠다고 말은 해도 마음이 그렇지가 못 해. 멍청이 같은 거 아는데 나는, 알잖아. 나는 혼자가 힘든 거.
너 좋아해준다고 덜컥 만나서, 결국 걔들 다 어디 갔어? 니 상처 아무리 얘기해도 걔네 다 어디 있냐고 지금. 니가 퍼준 거 다 받아 처먹고 나 몰라라.
ㅡ 그러게 말이다. 아 XX.
아니 내 앞에선 이렇게 욕 잘 하면서 걔들 면전에 대고 했으면 속 시원하지 않았겠냐고.
ㅡ 인정합니다. XXX들아!!
그냥 위로해줄걸. 모진 말 뱉지 말걸. 너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건데. 사랑이 넘치는 애라서 그런 건데. 나눠주는 걸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건데. 되려 상담 고마웠다며 배웅해주는 그런 넌데. 귀한 대접 받아야 할 넌데. 사람 관계라는 게 참 어렵다. 네 주변엔 너만큼 다정한 사람들만 머물렀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