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하다가 쓰고 싶은 말하다가 나를 놓고 울기만 할 것 같아 절구통에 절구 찧듯 하염없이 내 마음을 누른다.
괜찮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좀 서운하지만 그래도 만났을 때 잘해주리라 믿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잘해주면 괜찮아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애써줘서 고맙다고. 만났을 때 너를 꼭 안아주고 많이 사랑해주겠노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필요할 때 곁에 없어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말을 어디다 둘 곳이 없었다. 바쁜 틈에 박지성처럼 틈새를 파고 들어 여기저기 떠다니는 너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내 모든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어 괜찮다고 거짓말 했다.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늘 정해져 있고 난 선택할 수가 없었다.
우두커니 덩그러니 서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저 먼 곳을 바라보면 혹시나 네가 올까, 바람 시리고 손이 차고 귀가 빨개도 그 사이 혹시나 네가 올까, 와서 그 큰 몸으로 따뜻하게 와락 나를 안아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