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몰라도
역사게시판에 민족주의에 대한 반감내지는 반민족주의 성향이 꽤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언제부터인지 이곳저곳에서 의도적인 방향성이 감지되는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해서 몇 글자 우문을 올려 봅니다.
민족주의를 말하기 앞서
식민지 건설에 앞장섰던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식민지 건설이 자본의 수탈과 소비처 또는 노동력 확보에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이 과정에서 본토로 노예의 대거 유입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고대로부터 수 많은 전쟁과 민족의 대이동으로
단일 혈통을 중시하는 민족주의 보다는 다민족다문화 사회를 지향할 수 밖에 없는 특징적 역사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단일민족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오랜동안 한뿌리 한민족의 민족 개념으로 국가 구성원이 유지되어 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런 의미에서 서구사회가 다민족다문화를 국가 시스템으로 정착시키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면
우리는 민족주의에 바탕해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한 것도 아니다는 등식이 성립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국가 시스템이나 정책은 그 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되게 나아가고 편리와 이익을 도모하는데 기초한다고 본다면요.
서구의 다민족 사회와 한반도의 한민족 사회를 평등 비교하는 것이 타당한가?
앞서 이야기한 이유로 한반도를 점유하고 있는 사회 구성원의 혈연적 특징과 역사적 배경을 배제하고
단순비교하는 것은 균형이 깨진 접근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민족주의를 이야기 할 때
민족주의의 폐쇄적 속성과 단점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서
민족주의를 서구의 다른 여타 개념적 사상의 열등물 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서구사회에서 민족주의란 국수주의 파시즘과도 궤를 같이하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요.
히틀러도 그 범주에서 연상이 됩니다.
이렇다 보니 외국 정치인과 언론인, 비평가들은
한국의 민족주의를 상당히 좋지 않은 쪽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근래에는 국내에 뉴라이트라는 그룹이 이런 개념을 더욱 확대 재생산하고
무지한 대중을 세뇌시켜 친일적 역사관을 주입시키고 사회 곳곳에 왜곡된 역사 해석을 부추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사편찬위부터 시작해 이 부류의 사람들은 무슨무슨 역사학회 역사모임 새역사추진위 등
온갖 역사 관련 종교 관련 단체로 거미줄 같은 점조직을 형성해 활동하고 있지요.
그 단체를 유지하는 자금은 어디에서 다 충당 되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이 외에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서구에서 유입된 이론과 학문을 바탕으로
그때 그때 기득권의 필요에 따라 어용적 시각에서 사회를 정의하고 해석해
정책 실행의 이론적 정당성을 확보해주는 도우미로 전락한지 오래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부류에 의해 사회 시스템이 모두 점령되지는 않았지만 흐름을 타면 결국은 유행처럼 만연하게 되겠지요.
아무튼 기득권이 바뀔때 마다 한민족의 정신을 아우르는 사상이 진정성과 견고한 사고에 기초하기 보다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처럼 일종의 장식품으로 활용되는 현실에 안타가운 마음입니다.
이 부류에게 민족주의란 사상적 우열의 개념에서 하위 단계를 점유하고 있는
벗어던져야 할 조선시대의 악습과 폐습 아니고 다른 어떤것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생겨날 정도입니다.
민족주의 개념이 한국 역사에 대두하기 시작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타의 서구 사상과 개념들 역시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런 개념들은 서구인의 주도적 관점에서 관찰된 시점이지
우리의 주체적 의식이 반영된 사상은 아닙니다.
한민족의 역사성과 특징에 무지한 서구인들이 붙여준 꼬리표일 뿐입니다.
민족주의를 엄밀한 의미에서 한국식으로 이해하자면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을 우선으로 하는 민중주의 정서에 기반을 둔
자발적인 대중의식 성향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 민중정서는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생겨난 정신입니다.
서구에는 없는 개념으로 굳이 그들의 관념철학으로 비유하자면
좌파적 민주주의 성향에 가까운 사상으로 정의하면 무리일가요?
민중의식적 특징을 갖는 이 민족주라는 것이
한반도에서 태동하게 된 동기를 한번 살펴 봅시다.
한반도는 일제시대와 한국전 등의 국란을 거치면서
외부 세력에 의해 국토의 자원과 수탈이 이루어졌지요.
이 과정에서 국가의 정통성은 해체되고 그 구성원들 역시 착취의 대상이 되었으며
철저히 소외 받는 동시에 박해를 당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일부의 친일적 부일 집단이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죠.
나라를 빼앗긴 이런 상황에서는 민족의 이익을 도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방어적 개념에서 등장한 사상이 바로 민족주의 정서이자 민중의식 입니다.
시대적 요구가 대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민족주의 개념을 불러온 것이지
어느날 갑자기 주입되고 이식된 개념이 아니며
편협한 국수주의 정서가 아니지요.
살기 위해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방어적 개념의 사상입니다.
한국민의 정서가 이것에 기초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한국도 존재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민중의식에 기반한 민족주의를 외국의 그것과 단순비교해 국수주의로 몰고가는 것은 크나큰 오류입니다.
민족주의를 억압하고 박해해 자생적 민중의식을 멸절시키겠다는 뜻과 다름없는 논리이지요.
현재 민족주의를 배척함으로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쪽의 입장을 고려해 보면
저개발 국가의 외국인 유입을 앞세워 저렴한 노동력을 확보함으로서
국내 제조업 분야의 단기 경쟁력 확보, 그 피라미드의 최상층부에 위치한 대기업의 배를 불려주는 것 이외에는
장기적으로 이렇다할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고급 노동력도 아닌데다가 사회적 문제점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이런 문제들은 세계화 또는 다문화라는 그럴듯한 관념으로 포장돼 기득권에 의해서 권장되고 있지요 .
또, 외부유입 자본이 국내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이익을 담보받기 위해서는
사회에 널리 퍼진 민족주의 관념은 불편한 방해물이 될 뿐입니다.
이런 인식은 외세 자본에 결탁한 권력 지향적 기회주의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지요.
이들의 관점에서
민중, 민족의 이익을 담보하고 공공의 안락과 공익적 서비스를 내세우는 민족주의 자본은 정리 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있어 불편한 방해물로 작용하니까요 .
결론적으로 그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장치와 수단만 남게 되는 것이고
나머지는 여타의 이유에 의해서 박해를 받아 사라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민족주의는 공세적 입장을 취하는 외세 자본과 사상에 의해 수세에 몰려있어요.
이런 싸움이 일달락 되면 겉은 멀쩡한데 알맹이는 없는 열매를 손에 쥐거나
겉은 거칠고 투박해 보여도 알찬 열매를 걷거나 두 가지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에 기대 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운명입니다.
민족주의를 배척하고 매도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이런 사람들의 논의를 그래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