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수능을 치던 시절에는
국사는 필수 과목이었습니다.
국사.일반사회,한국지리,윤리가 필수 과목이고
세계지리,세계사,경제,정치,사회문화가 선택과목이었는데
총 5과목을 암기하는 사탐이 참으로 빡셨던 기억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수능을 치며 세계사를 선택하였는데
당시에도 암기량이 많다고 꺼리는 과목이었지만
제가 역사를 워낙 좋아했던 적도 있지만
사실 아는 사람만 안다고 당시 절반 가까이 중국사가 나오던 세계사과목은
중국사랑 연관이 깊은 국사랑 함께 하면 두 과목 동시에 점수가 오르는 비밀병기였죠.
기본적인 세계사 지식만 있다면 상당히 쉬웠고요
근데 이런 역사라는 과목이
어느순간에 보니 당시 상권 하권으로 이뤄진 국사를 분리해서
하권을 근현대사라는 선택과목으로 나뉘어 가르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국사 자체도 선택과목이 되었다고 합니다.
통계를 보니
그래도 국사의 경우 수능응시생의 25%가 선택을 하였던 과목인데
지금은 2012년에는 6%만 선택하는 희귀과목이 되었다고 하네요
제가 수능치던 시절 세계사 선택하던 %가 지금 국사선택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세계사도 아무도 선택안하는 과목이라 취급받았는데
이젠 국사가 그 자리를 차지했나 보군요 기막힌 일이죠 ㅋ
이명박이 처음 집권했을 때 이른바 교과서 파동이란게 있었습니다.
뉴라이트 계열 정치인들이 대거 집권 여당에 가담하며
그동안 민족주의적 서술을 일관되게 해온 역사교과서를
좌빨 교과서라 폄하하고 이른바 뉴라이트식 서술을 강제하는 바람에
(그때 나온게 뉴라이트 대안교과서죠 보면 가관입니다. 개인적으로
후쇼샤 교과서 한국어판이라 부릅니다.)
전국의 역사교사들과 역사학과 교수들이 항의성명 발표하고 난리도 아녔죠
정국이 한동안 역사교과서로 잇슈였던 시절이었습니다.
모두 이명박 집권 첫해 교과서 검정의 이야기였고
하지만 그후로 교과서문제는 이후 4년간
별다른 주목을 못 끌었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뭔가 보니 결국 그 %의 변화였습니다.
논란이 되던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근현대사라는 과목은
수능 선택과목중 3번째로 많은 학생이 응시한 과목이었는데
국사 선택비중이 줄어드는 것처럼 급격히 줄어
이제는 선택을 거의 안하는 과목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런거죠 어차피 아무도 안보는 과목이 되었는데
이젠 논쟁할 필요도 없다...이런거죠
사실 이게 더 문제고 무서운 일입니다.
차라리 뉴라이트니 좌빨이니 하며 논쟁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배우기라도 한다면 그 과정에 역사를 알수라도 있지
아무도 안보는 지금상황이
정말 심각한 역사교육의 위기가 닥치친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망가지니
누구도 나서서 분개하고 공론화하는 사람이 없는게 웃긴 현실입니다.
그놈의 빌어먹을 정치랑 이념논쟁은
보수 진보 죄다 똑같이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버리는 도구인가 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교육이 이 지경이 된 것은
1. 수능입시제도 2. 정치
두가지 때문아닌가 하네요.
역사교육을 단지 수능입시에 맞춰 암기량 많다는 이유로
이른바 사교육 완화라는 명분하에 선택으로 돌려버린
당시 정권의 무책임함이 근본적 토대였고
이후 내용이 정치적 논쟁이 된다고
한술 더 떠 2009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현장에서 교육시간을 줄여버린 정권은
그 덕에 수능 선택률도 함께 하락하고
선택률이 하락하니 골치거리 사라진것 마냥
모두 침묵하고 방치한 결과물인거죠.
듣자하니 지금 수능에서는
11과목 중에 4과목 선택을 한다고하네요
2012년 수능 국사선택률 6%...
즉 자기가 살고 있는 이 땅과 이 사회의 역사가
어찌 흘러왔는지도 모르는 대학생이 94%라는
지금 대한민국의 놀라운 현실입니다.
오유 역게를 하며
정말 기초적인 역사질문이 올라오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예전에는 이런 걸 보며 개인적으로
근데 이 학생은 대체 수능을 어찌보려고 이러는가 혼자 걱정했습니다
제가 지금 현실을 몰라도 한참을 몰랐던 것이죠.
이 조차
내년에는 이조차 줄어들어 3과목 선택으로 개편되고
2014년 부터는 2과목 선택으로 더 줄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도 대입수험생중 6%만 국사를 배우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반토막 날게 뻔하고
2014년 쯤에는 0%에 수렴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듯합니다.
2014년에 쯤에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말 TV 사극으로만 배우는 세상이 도래하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