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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가 당일 이동한 경로는
대학로 청년총궐기 -> 광화문 이동 -> 차벽으로 진입불가 -> 오후 4시반경 경찰의 일방적인 물대포 공격시작 ->
갑자기 반 새민연 단체, 이석기 석방을 요구하는 집단 등장 -> 우회로 탐색하며 종로구청으로 이동 -> 박살난 전경버스 발견 ->
쇠파이프, 우산, 빼앗은 방패로 버스 안 전경을 공격하는 8명 정도의 집단 목격-> 종로119앞 근혜장벽과 대치중인 시민 목격 ->
이후의 집회참가는 위험하다고 느껴 귀가
오전11시부터 청년총궐기 부터 민중총궐기까지 참여한 제가 느낀 바론 14일 민중총궐기 자체에 많은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1. 뚜렷한 메세지와 지휘체계의 유무
명박산성 시절은 이명박 정권의 퇴진, 광우병 파동, 한미FTA등으로 획일화 된 주제가 있었습니다.
또 명확한 지휘체계가 있고 여러 연예인과 가수들이 참가해 공연을 하고, 자유발언대를 만들어
참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듣고 공감하며 문화제적인 면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민중총궐기는 세월호 진상규명, 노동개악 반대, 성소수자, 국정화 교과서 반대 등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의견과 집단이 섞여 모인 연합 이며 과거 명박산성 시절 시위대를 지위, 지지하던
(비록 부정선거로 사라졌지만...)통진당 과 같은 진보세력이 없었기에 그리고 광화문의 진입을 막기 위한
근혜장벽으로 인해서 여러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13만 명의 시민이 수만 단위로 나눠지고,
뚜렷한 지휘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니 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포함한 참가자들은
각각의 개인으로 돌아오고 각자 저마다의 개인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새민연 노답", "이석기 석방" 같은 말도 안 되는 구호를 외치는 단체까지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시비가 붙고 서로 주먹을 휘두르고 오후 7시쯤 근혜장벽과 시민들이 대치중이던
종로119 앞 건물 구석에선 한 남성이 사복 경찰로 오해를 받아 비록 20초 정도의 순간이었지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전 정말 분노와 광기에 찬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시위의 전방에서 빠져나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합법, 불법 떠나서 경찰들이 보호해주던 청년총궐기
먼저 많은 오징어가 다들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 헌법21조 1,2항에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를 허가하는 행위는 인정치 않는다. 라는 부분을 잘 알기 때문에 경찰의 행동이 위헌 행위이며
시민을 적으로 간주하였다는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청년총궐기는 집회의 신고가 이루어졌었고, 대학로에서 광화문으로의 이동또한
신고가 이루어져 실제로 대학로-> 종로1가 까지의 이동을 일반 경찰 분들이 보호해주었습니다.
이동 중 만나는 모든 교차로에 경찰 분들이 대기하고, 신호조작기로 차량을 통제해 청년총궐기에
참가하였고 민중총궐기로 이동하던 시민들을 보호해주었는데 막상 광화문 앞까지 도착하자
근혜장벽을 새우고, 방송을 하며 경찰의 행동은 180` 변해 있었습니다.
오후 4시쯤 종로1가 앞까지 이동하였지만 근혜장벽에 막히고 선두의 시민들과 단체는 장벽과
수 미터의 거리를 두고 경찰은 여러분은 지금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 시민측은 길을 열어 달라,
사전 신고를 마친 집회다. 라며 방송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시민들은 근혜장벽에 각자의 소신발언이 담긴 스티커를 붙이며 안전을 우선시 여기자 라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물대포가 발사되었습니다. 과격시위를 상정치 못한 많은 사람들이 옷이 젖고,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 욕을 하는 사람, 물건을 던지는 사람, 밧줄이 등장하자 함께 당기는 사람,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과격시위를 하면 안 된다 말리는 사람 순식간에 선두는 패닉상태에 빠지고, 저는 제 집단과 함께 장소를 이탈해
샛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분명한건 집회의 신고가 이루어진 이유는 교통정체, 사고위험등의 예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집회 자체의 허가 여부는 관계가 없으며 집회와 결사는 헌법에서도 보장되듯 합법, 불법을 논할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심지어 광화문으로의 이동을 경찰에게 보호받고 인정받았던 청년총궐기 참가자들은 광화문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게 배신을 당하고, 공격당했다는 것 입니다. 경찰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시민이 아니게 된 그 순간 저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는 더 이상 없다고 느꼈습니다.
3. 오유에서 뜨겁게 논란이 의경과 폭력시위의 견해
"cool heads but warm hearts"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의 명언입니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분노가 치밀고 화가 나지만 판단은 올바르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경찰은 폭력시위를 조장하였고, 시민은 보기 좋게 경찰의 의중대로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경찰에게 필요한 프레임은 "시위대의 폭력행위가 도를 넘었다." 입니다.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는 상황이 되자 순도 99.9% 프락치들이 횃불과 쇠파이프, 밧줄을 준비하고 등장하였고
이들을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또 분노에 찬 일부 시민들도 폭력시위에 가담하였습니다.
명박산성에 비하여 프락치들은 좀 더 대담해지고, 좀 더 조직적으로 변했습니다.
저는 오유에서 폭력시위를 지향하고 좀 더 과격한 시위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프락치가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도, 의경도 욕먹어야 하는 상황 맞지만 우리의 분노의 주체는
의경과 경찰이 아닌 박근혜와 현 정권이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 역사교과서 왜곡 저지, 노동개악 저지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평화적으로 싸워야한다 생각합니다.
상대가 법을 어긴다고, 우리도 법을 어겨선 안 됩니다.
선비질 한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과거 항쟁에서의 집회는 불법이었지만
그렇게 싸우고 이겨 현제의 집회는 헌법으로 보장받는 우리의 권리입니다.
저들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위헌행위를 함을 주장하고 합법적으로 싸워야 하는 것 입니다.
무기를 들고 폭력을 쓰는 순간부터 우리의 분노와 목소리는 선과 악이 없는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 이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불나방에 뛰어드는 나방이 되는 것 입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집계 13만 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현제 우리나라 육해공 전체 국군의 수는 63만 명라고 하는데 한나라의 군대 전체의 1/5이나 되는
13만 명의 시위대가 정말로 국가전복을 원했다면 이미 청와대는 함락되었을 것입니다.
집회와 시위는 항상 폭력을 동반하고,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이상 분명 부상자가 발생 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일방적인 경찰의 불법행위로 시작된 대치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과격행위를 한 시민 또한 옳다고 할 수 없다 생각합니다.
다만 백모 할아버지의 경우와 같은 일방적인 피해의 경우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거겠지요.
4. 민중총궐기에 우리가 참가한,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행복한 삶과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만...
폭력적인 시위를 지향하든, 폭력적인 시위를 지양하든, 전의경을 불쌍히 여기든, 전의경에게 분노를 하든
우리는 불특정 다수이며 모든 사람이 전적으로 내 의견에 동의 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구요.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최근 베오베의 글들은 제가 보기에는 너무 공격적이며,
달리는 덧글은 나와 다름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며 심지어 모욕까지 합니다.
(위 말이 프락치들과 노답적인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 보수는 썩어 문드러져도 망하지 않습니다.
한 베오베의 글처럼 평화시위를 지향하는 사람은 직접 나서서 모범을 보이면 됩니다.
폭력시위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네요.
싸우고, 사람을 해하고, 다치고, 잡혀가고 전부 본인의 선택이겠지요.
다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분열하고,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생각과 행동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행위를 비난할지언정 올바른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싸우고 분열해서는 절대 저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뭉쳐야 합니다.
우리가 뭉쳐야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돌아옵니다.
저는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글과 의견을 욕해도 좋고, 동의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다만 행동하는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글 못씁니다, 멍청해서 제 생각이 온전히 전달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읽어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