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쳐폰을 가져간지라 사진첨부가 불가합니다. 죄송합니다. 늦장부리다가 나가려니까 배가 갑자기 아팠던 탓에 4시20분에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도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버스를 한번 놓치기까지 하는 바람에 7시45분쯤에 겨우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타고 가려니 광화문역 출입구를 모두 봉쇄했다고 해서 이게 뭔 헛소리인가 생각했지만 일단 그 전 역에서 내려 걸어갔습니다. 가는길에 정말 엄청난 수의 경찰병력을 봤습니다.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겨우 광화문앞에 도착해 광장에 들어가려했지만 들어가면 안된다는 경찰의 말에 찍소리도 못하고 그 주변을 빙빙돌아 어떻게든 들어가보려 했습니다. 길을 걸으면 걸을 수록 경찰병력은 점점더 늘어났고 경찰버스로 통제된 곳은 굉장히 많아서 들어갈 엄두조차 못내고 발만 동동구르기를 계속하다가 어떤 일행분들과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광화문과 시청광장쪽에서 시위가 벌어졌었는데 그 두곳이 봉쇄되어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따라갔습시다. 경찰병력이 막고있었지만 말잘하시는분이 어떻게 길을 열어내셔서 겨우 그 안쪽으로 들어가서 시청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청너머로 사람들이 보이더라구요. 이때가 10시29분이었습니다. (오는길에는 차벽이 너무나도 치밀하게 막혀있어서, 밖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늦은시간에야 겨우 도착한탓인지 생각했던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물대포를 쏘는 경찰과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확실히 봤습니다. 차벽설치하고 그러는게 위헌이라는거, 물대포 쏘고 그러는거 위헌이라는거 알았지만 무서워서 욕도 못하겠더라구요. 채증하려고 카메라 플래시 터트리는 모습도 보이니 욕도 못할정도로 저는 경직되고 말아서, 앞쪽에 서서 경찰들을 노려보는 정도밖에 못했습니다. 11시3분쯤 도로교통법 어쩌구 하며 해산명령을 내리더니 경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서서히 뒤로 물러났습니다. 11시 40분쯤 노동당에서 연설회를 한다고 해서 시청광장쪽 가까운 인도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50분경 경찰이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위에 서있던 노동당 관련자의 상체부분에 최루액이 직격되는걸 똑똑히 보았습니다. 하지만 또 무서워서 아무말도 못하고 주위에서 노동당대표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때서야 70대 농민분이 물대포에 맞으셔서 서울대병원에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사람들은 그쪽으로 가는것 같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대관한 관광버스를 타고 다들 이동했지만 저는 혼자였기에 정처없이 걷다 분실된 핸드폰을 주워 주인분께 연락해 돌려드리고 이태원에 갔다가 방금에서야 도착했습니다. 늦은시간에 출발해서 10시반에야 참여한게 첫번째 한이고, 들어갔음에도 겁이나서 제대로 된 행동하나 못한것이 두번째 한입니다. 제가 늦장부리다가 늦게 이동하던 그 동안에 시위가 가장 격렬했단게 너무 부끄럽네요. 참석자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보잘것없는 부끄러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