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친구지 고등학교 이후로는 연락해본적은 없습니다. 고등학교때 내 짝은 전국 3등 이었습니다.(모의고사 성적) 참고로 저는 72년생... 체육시간에도 열외였더랬죠. 공부하라고 체육선생님이 배려를 해주셨죠. 운동장 한바퀴를 돌면 지쳐서 더 뛰지도 못했지만...운동엔 전혀 소질이 없었습니다. 물론 친구들도 아무도 그걸 따지지는 않았습니다. 전국 3등한테 그정도는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저희때는 체력장 점수가 20점 학력고사 점수 320점이 만점 이었습니다. 저희 친구들은 그 친구를 위해 몰래 체력장을 대신 해주었습니다. 100m 달리기, 오래달리기, 멀리던지기, 턱걸이, 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종목마다 잘 하는 친구들이 그 친구 차례에 대신 나와 만점을 맞아 주었습니다. 점심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매일 책만보고 공부만 했던 친구입니다. 온종일 의자에만 앉아 있으니 학창시절부터 엉덩이도 유난히 더 크고, 볼펜을 손에서 놀줄 모르니 손가락도 벌서 기형이 되 있었지요. 헌데 그친구는 늘 워키토키에(그때 당시는 그게 유행)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MP3, MP4지만, 그땐 휴대용으로는 테이프를 꼽거나 라디오를 듣는게 전부였죠. 그것도 누구나 들고 다닐정도로 싸진 않았습니다. 늘 이어폰을 양쪽귀에 꼽고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익숙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는탓에 떠들기를 좋아하는 나 이지만, 함부로 잡담을 걸거나 공부에 방해가 되는 행동은 삼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 점심시간이었는데... 일찌감치 도시락을 다 먹고 운동장 밖으로 나가서 놀려던 제게 그 친구가 양쪽에 이어폰을 끼고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저는 '도대체 전국3등은 어떤 음악을 좋아할까?'라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나가려다 말고 저는 그 친구의 한쪽 이어폰을 빼서 제 귀로 당기며... '야 넌 공부하면서 무슨 음악을 듣니? 공부잘되는 음악이니? 나도 좀 들어보자'라고 말하는데... 그 친구가 완강하게 빼앗기지 않으려 들며 제거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이리줘, 싫어 ...' 당연 저는 안뺏기려 더 거세게 '뭐야 넌 이상한거 듣는거 아냐?'이러면서 제 귀로 이어폰을 끼는데... 끝까지 저항하던 그 전국3등 친구는 포기 했다는듯...(싸움은 제가 더 잘했기에...-_-*) 저항을 멈추었습니다. 저는 순간 '이놈 이상한 거 녹음해서 듣는 변태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며 이어폰을 제 귀에 꼽았습니다. 헌데 저는 그 순간 약 10초 동안 얼음처럼 굳어 버렸습니다. 그 친구가 듣고 있는것은 라디오에 주파수가 잘못잡혀 흘러 나오는 '치............' 그 잡음 소리 아시죠? 네 맞습니다. 그친구는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들에 정신 집중을 하기위해 아무런 소리도 없는 잡음 소리를 듣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어폰을 돌려주고, 교실을 향해 소리 쳤습니다. '야~~~ 다 조용히 해!!!' 그러고는 운동장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 친구는 그 후로 친구들의 도움으로(안 떠들어주는게 도움 -_-;;) 아주 좋은학교 좋은과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지금은 연락이 안됩니다. 그친구가 피하는건 아니지만 연락할 수 없더라구요... 사회에는 그런게 있더라구요... 너무 차이가 나면... 수능이 내일 입니다. 후배 여러분들 수고 많았습니다.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 봤습니다... 공부 열심히 안하면 나처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