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반대파 의견부터 듣고 가자면
'큰 수의 법칙에 의해, 본인이 트롤이 아니라면 아군에 트롤이 있을 확률은 해당 티어의 무작위 1명이 트롤일 확률*4지만, 적군에 트롤이 있을 확률은 *5이므로 본인이 올라갈 실력이고 게임을 많이 하면 무조건 올라가게 되있다. 그러므로 팀운때문에 못 올라간다는 말은 거짓이다.'
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입니다.
팀운파의 의견은 대체로 다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오늘 랭겜 돌렸는데 우리팀 겁나 못해서 졌음...
2. 내가 실력은 윗쪽인데 팀운이 없어서 못올라감
1번의 경우에 적용하면, 반대파의 의견이 모순됩니다.
1번 의견을 변형하면, '오늘 한 랭겜에서 우리 팀이 못했다'가 됩니다.
반대파의 의견은, '본인이 올라갈 실력이면 지는 판보다 이기는 판이 많을 것이므로 무조건 올라가게 되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느 판은 트롤이 우리 팀에 더욱 많아서 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시적인 면에서 '티어가 상승한다'는 결론을 끌어낼 뿐입니다.
따라서 이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일 뿐입니다.
2번 경우에 적용하면, 조금 생각할 필요가 생깁니다.
두 가지로 나눠봅시다.
1. 실력은 윗쪽인데 팀운이 없어서 못 올라가는 경우
2. 실력이 윗쪽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고, 실력의 탓을 팀운으로 돌리는 경우
반대파가 주로 까내리는건 2번의 사항입니다.
심리적으로 자신에 대한 판단은 보다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하고,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실력이 좋은 사람은 게임을 하면 할수록 윗 티어로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죠.
하지만 일부의 경우, 팀운탓을 하면 무조건 이 논리는 들이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반박하기 위해 1번의 사항을 봅시다.
1번의 상황이 존재한다면 반대파의 의견이 틀린 것이겠죠.
우리는 두 가지 방법으로 1번의 사항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a. 1번 상황이 존재한다면, 승자 5명 패자 5명의 제로섬 게임인 만큼 반대의 상황도 존재하겠죠.
실력은 아랫쪽인데 팀운이 좋아서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그럼 이런 상황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듀오입니다.
한 명이 캐리를 하고 한 명은 올라가는 식으로의 듀오를 하면 승률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50%을 넘게 되고, 상대적으로 같이 하는 사람(이 듀오가 아닌)의 평균 승률은 50% 아래에 위치합니다.
이런 행위가 많으면 많을 수록, 실력으로 솔랭을 돌리는 사람들은 올라가기 힘들어집니다.
대리를 맡기는 것도 비슷하게 볼 수 있겠죠.
b. 직접 예시를 찾아볼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 1번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순 있습니다.
마치 마틴게일 베팅과도 비슷한 논리인지라, 쉽게 격파가 가능합니다.
설명을 하고 들어가자면, 마틴게일 베팅은 도박을 할 때, 실패한다면 그 다음 도박엔 두 배의 금액을 걸고 게임을 한다는 베팅법입니다.
물론 돈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간 전재산을 잃어버리겠죠.
반대파의 논리가 왜 마틴게일 베팅과 비슷하냐면, 게임의 수는 무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큰 수의 법칙은 어디까지나 표본의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정규분포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법칙입니다.
결코 '표본의 수가 많아질수록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법칙이 아닙니다.
반수 이상의 게임에서 팀운이 없는 플레이어도 있을 수 있고, 그 반대도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까진' 팀운이 없는 판이 팀운이 영향을 끼치지 않은 판이나 팀운으로 이긴 판보다 많은 플레이어도 있을 수 있겠죠.
이 논리가 확률에 의존한 불완전한 논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보았을 때, 수십, 수백만의 플레이어가 존재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선 큰 수의 법칙에 따라 위와 같은 플레이어가 거의 반드시 존재합니다.
또한, 절대다수의 플레이어는 한 시즌에 수 천 판씩 게임을 할 정도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많이 하진 않습니다.
큰 수의 법칙을 적용할 정도로 많은 게임을 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넘치고 넘친다는 뜻입니다.
승급전에 성공해야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랭크게임 시스템상 수 백 판은 턱도 없이 모자란 수입니다.
네줄요약
1. 절대적으로 많은 판 수의 게임을 하면, 실력대로 티어가 정해진다. 실력을 팀운탓으로 징징대는 유저한텐 이 논리가 맞다.
2. 미시적 관점(하나의 게임)에서 보았을 때, 팀운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3. 많은 유저가 랭겜을 엄청나게 돌리진 않고, 이들에겐 큰 수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4. 랭겜 only 실력론은 너무 일반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