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용해먹기만 하는, ‘사람 사는 세상’의 유시민
작가 김갑수
"저는 이번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합니다. 정책이나 정치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님 내외분의 개인적인 일이어서 사실 관계를 잘 알지 못하며, 따라서 아직은 규범적 판단을 내릴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모든 진실이 드러나리라 생각합니다."
- 2009년 4월 노무현 수사 당시 유시민, 시국강연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것은 유시민이 노무현의 영역에서 발을 뺀 발언이었다. 그리고 검찰 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말로 인식될 소지도 있는 말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자처하던 유시민이라면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니었던가?
"나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믿습니다. 국민들도 성급히 판단 내리시면 안 될 것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로 쯤은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뜬금없는 강연 취소는 또 무엇이었던가?
유시민은 전형적으로 타인을 이용해 먹기만 하는 인간형이다. 그의 이용 대상에는 놀랍게도 노무현 대통령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노무현이 서거하고 인기가 치솟자 유시민의 노무현 예찬은 서거 이전보다 더욱 자극적으로 진화한다. 경기지사에 출마했을 때 그는 지지자들을 모아 놓고 죽은 대통령을 울먹이며 부르기도 했다.
“대통령님! 저 지금 잘 하고 있는 겁니까?”
그때 지지자들의 눈가에도 물기가 맺혀 있었다.
관상학에서 남을 이용해 먹는 인간형은 얼굴과 발의 형상 두 곳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유시민의 얼굴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부실한 하관이나 왜가리처럼 튀어나온 입 등은 생득적인 것이니 탓할 수 없다. 하지만 좀처럼 고정되지 않는 눈동자나 쉴 새 없이 실룩거리는 듯한 입가는 후천적인 것이다.
2012년 통합진보당 당권 쿠데타 사태의 주범은 누구일까? 유시민이었다. 유시민은 이정희를 이용해 진보 대통합의 수장이 되려 했고, 심상정을 이용해 대선 야권연대의 킹메이커로 등극하고자 했으며, 조준호를 이용해 당권파를 와해시키려 했다. 당연히 구속 기소된 오옥만이나 이정훈은 주범이 아니다. 그들 역시 자기 세를 구축하려고 했던 유시민에게 이용당한 위인들일 뿐이다.
유시민은 기만적인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똑같은 말을 또다시 주절거렸다.
“중앙당 지도부가 공정 선거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규제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반칙을 사전에 막을 수 없었다...실제 유력한 후보들은 대부분 선거 관리의 허점을 활용해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부정 선거를 했다...하나의 컴퓨터에서 복수의 당원이 투표하는 것을 막는 ‘동일 IP 중복투표 제한 조처’를 취하려 했으나 이런 요구를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완강하게 거부했다...경쟁에 참가한 모든 비례대표 후보가 사퇴하고 당 전체가 새 출발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일부 당선자와 정파가 거부해 실행되지 못했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1년 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진실과 실체가 밝혀졌다. 사태 당시 최소한 관련 핵심 당사자들이라면 이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에 들어 그때 그토록 험구를 놀렸던 심상정 조준호 노회찬 조국 진중권 김민웅 등이 2012년 당 사태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는 것도 자신들의 실수를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는 그들이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릇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통합진보당 사태는 이제 더 이상 인기 품목도 아니다.
그러나 유시민만은 여전히 똑같은 말로 혹세무민을 계속했다. 이것은 딴 사람들과 달리 유시민이 확신범임을 방증하는 사례다. 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실수한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의 정계 은퇴는 대단히 술수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유시민만은 결코 방치할 수가 없다. 유시민의 발은 어떻게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