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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밤 산보'기
게시물ID : freeboard_712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짱
추천 : 0
조회수 : 2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07 01:13:41
오늘의 '밤 산보'기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 한 병 사들고 밤 산보를 나섰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공기도 선선해서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종종 답답해서 바깥 공기 쐬고 싶을 때나 경치구경, 사람구경 하고 싶을 때 밖으로 나와 걷는 걸 즐긴다. 느린 걸음도 빠른 걸음도 아닌 그 중간 걸음으로 느긋하게 주변을 느끼며 걸으면 그것보다 좋은 게 없다. 

우리 집 바로 앞에 온천천이라고 적당히 작은 천이 하나 흐르고 있다. 부산시에서 돈 좀 썼는지 흐르는 천 주변으로 산책로가 아주 잘 닦여져 있다. 주변 풍경도 괜찮은 데다 중간 중간에 운동기구도 몇 있고 벤치도 꽤 있어서 이쪽 동네 주민들이 크게 애용하는 장소다. 부산대와도 멀지 않아 대학생들 데이트 코스로도 아주 안성맞춤이다.

그 산책로를 걷다보면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오늘은 꽤 늦은 밤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다. 몇몇이 우쿨렐레를 가지고 흥겹게 합주하는 모습도 보인다. 보통 거리의 악사처럼 사람들이 기타 메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하면 옆에서 구경하다 같이 즐기며 가곤 하는데 그네들끼리 너무 신나보여서 그냥 지나가면서 눈으로만 함께 즐겼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참 자유로와 보여서 좋다. 내 작은 꿈들 중 하나가 음악하는 건데 부럽기도 하고.

그 외에도 몇 명이서 시끌벅적하게 신나게 떠드는 무리들도 보이고, 벤치나 물가에 조용히 않아 대화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바람이 꽤 부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배드민턴 치는 연인인지 남매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보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약주 한잔 하시는 모습들도, 다정이 걷는 연인들 모습도, 나처럼 혼자 걷는 사람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앉아 있는 남자도,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영어로 대화하며 뭔가를 하고 있는 무적 학생들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느긋이 걸으며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뭔가 적당히 활기찬, 즐거워 보이는 모습들. 나와는 조금은 대조된 모습들.

걸다가 좀 쉬려 물가에 앉아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을 들었다. 가을과 참 잘 어울리는 노래 같다. 흥얼흥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집중해서 듣기도 하고. 가사가 참 좋다. 멜로디도 참 좋다. 작년 이맘때의 나라면 굉장히 신나 하면서 들었겠지만 올해 들을 땐 마냥 좋지만은 않다. 몇 번을 반복 재생하며 듣다가 빗방울이 한두 방을 떨어지는 걸 느꼈다. 조금 짧았다 싶은 아쉬운 마음과 아직은 꽤 남은 음료수를 챙겨 집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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