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특히 연애에 있어서 이 친구의 촉은 여러 의미로 엄청나다. 예지력과 정답률 75퍼를 웃도는 실력인데,
-이자식 오늘 술자리 갔어. 분명해.
유독 나쁜 일에만 촉이 서는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나 할까.. 친구가 촉을 세우는 이유는 하나다. 상처받기 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그럼 뭐해. 상처 받는 건 똑같은데.
섬세한 촉은 이 친구가 세상 여리고 착한 바보란 반증. 본인 위해서 능력 좀 쓰지. 백날 천날 촉 세우면 뭐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종말의 날까지 잠자코.. 걔들이 니가 하는 것만큼 생각해주느냐 물으면
-난 후회없이 퍼주는 게 좋아. 미련 안 남으니까.
미련 없는 애가 지나간 애들 프사를 여적 들여다보고 있니.
-나는 다마고치만 해 맨날. 사랑 듬뿍줘서 키워놓으면 다 가버려.
이번 상대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서로 킬킬대며 얘기했다. 참 나도 제 앞가림 못 하면서 누굴 안타까워하는건지.
이대로 살아도 되는걸까? 욕심은 나지만 그만한 열의는 없어.
팔찌 좀 보겠다고 여친 앞에서 내 손목 잡아끌던 그 놈, 심지어 그 여친은 내 1N년지기 친구였다 짜식아! 지하철 옆자리 쩍벌, 피해도 계속 허벅지 붙여오던 그 새퀴, 날씨 개더운데 초면에 술먹고 자기 춥다며 좋은데 들어가자던 그 바퀴, 많고 많아서 인류애 다 잃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