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초반에 절친 했던 친구 세명을 연달아 떠나 보냈습니다
친구A
중학교 부터 고등학교 까지 같이 진학하여 지내던 덩치가 있고 힘좀 꽤나 쓰던 친구 이지만
바이크와 음주와 흡연을 접하며 점점 폭력적 으로 변하였고
그 무리 에서 빠져 나와 대입을 꿈꾸던 저는 서로간에 점점 커지는 괴리감과 거리감이 생겼고
마지막 만남에서 패싸움후 경찰서에서 한사코 저의 결백을 주장하여 주었고
그렇게 저는 그 무리와 연을 끊고 완전히 독립 되어 생활 하였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며 미대 진학을 목표로 입시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친구는 저에게 섭섭함을 토로하였고 전 입시로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 핑계들로 내가 등진 친구..
...스무살 졸업식을 얼마 남기고 교통 사고로 생을 마감 하였습니다.
친구B
친구A와 같이 서로 중 고 를 같이 진학 하였지만 중학교 때도 이름도 모른채 안면만 있는 사이였고
셋이 고 진학 초기에 같이 다니며 친분을 쌓았는데 그 친구가 자신에 집에 초대를 하였을때
기울어가는 가세와 치매걸린 할머님이 계신다는 굳게 닫힌 쪽방과 그 집안에서 풍기던 기괴하고 기묘한 냄새와 느낌에
어린마음에 그친구를 괜히 피하기도하고 그 친구의 그 불행함이 나에게 전이될까 두려워 거리를 두려했습니다.
그런마음을 알았는지 그친구는 1학년 중반부터 다른 그룹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그런 상황이 관계가 전 되려 편했습니다
그 친구는 어느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돈벌면 하고 싶은것도 할것도 많았던 그친구는
가족력이 있고 유전적인 암 때문에 처음엔 발목을 나중엔 한쪽 다리 나중엔 하반신 전체를 잘라내었었고
결국 그렇게 전이를 막지못해 스물하나 초겨울에 생을 마감 하였습니다
친구C
고등학교 에서 만나 매력 있는 친구 였지만 외로움을 잘타서인지 항상 누군가에게 둘러 쌓여 지내고 주목받고 싶어 하던
친구였고 그런 성향이어서 인지 사치와 돌발 행동을 자주 하였고 그럴때 마다 기발한 황당함에 웃었고
그가 나름 유복한 집안에서 부모에게 받아내는 비싼 운동화와 시계들 무심한척 착용하고 나타 날때마다
마음 속으론 내내 연민과 질투와 씁쓸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것이 친구A 와 그 그룹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이친구와 더욱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친하게 지냈지만
기독교 집안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 이자 권사이던 그의 어머님은 참 유별나신 분 이셨고
결국 같이 미대 진학에 꿈을 키우던 그를 기독교 재단 학교에 입학 시키면서
점점 힘들어하고 원래도 잘 뛰쳐나오던 집이었지만 더욱더 상황은 악화 되었던것 같고 그렇게
서로 대학진학 이후 소원해졌다가 어느날 찾아왔길래 밥을 사줬고 한참을 말이 없기에 별로 필요성을 못느껴 말 없이 둘이 걸었는데
그 이튿날 스물두살 생을 자살로 마감한 친구C
이 사건들 이후 언젠가 부터 삶은 무의미 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는건 분명히 기억뿐이고..
마치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 이라는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듯..
장례식장을 다니며 느낀 감정은 처음은 슬픔이었고 두번째는 연민과 안타까움이었고 세번째는 덧없음과 무의미 함이 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일련에 이런 과정들을 거치며 염세적으로 변하는 자신에게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그들을 그리워 하며 아쉬워 하면 그들에게 원망 받진 않을까 나는 너무 이기적이진 않았나 하며 드는 자괴감에
견딜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점점 주위사람,친구란 존재에게 정안주고 마음을 닫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헌데
저 죽은 친구들이 주기적으로 꿈에 나옵니다.
대충 2년에 한번 꼴로요..
잊었다 싶을때 즈음 이면
꿈 에 나타나서 동산에서 뛰어 다니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같이 얘기를 나누다 빡치기도 하고 어딜 놀러가기도 하고
꿈 속에선 저들이 죽었다고 인식하지 않으며 살아있는것처럼 다분히 일상적이게 등장 합니다.
꿈 속에선 이미 익숙한 친구들 이기에 그냥 반갑고 오랜만에 봐도 변한것 없는 모습에 서로 웃기도 하고
어떤때는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꿈에서 깨고 나면 아 ....얘네가 왜나왔지 좀 찝찝하긴한데..
그래도 자주 찾아가지도 못하는데 친구 얼굴 이렇게 볼수 있어서 좋았다 싶었습니다
헌데 아까 설잠이 들었는데
제가 삼십대 초중반 정도 되었을 무렵인데(얼마안남음) 선물을 사들고 어느 대형 술집에 들어 갔습니다..
그곳에 제가 참석하기러한 대학 친구들 자리가 있었고 그곳에 앉으려는데
옆 테이블에 친구A가 혼자 있는것 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앞에 앉아 "야 너 혼자 여기서 뭐하냐?" 라고 물어봤고
많이 취한듯 뻘건 얼굴에 감긴눈을 꿈뻑꿈뻑 거리며
"새끼야 너! 반갑다 무슨일이야~"
"술집에 술먹으러 왔지 새끼야 취했네 이거"
말하는중 친구B 와 C가 자리로 왔습니다
말투는 굉장히 차분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이 무뚝뚝하게
"너 왔냐?"
하지만 그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는 눈과 입꼬리가 보였고
저도 반가움에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원래 있던 약속은 잊은채 그들과 즐겁게 담소중
원래 약속이었던 대학 그룹이 빠져 나간게 보였고
그들이 떠난 자리를 보니 뭔 선물이 몇개씩 있는데 다들 안챙기고 나간거 같았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저도 선물을 들고 왔었습니다
아마 누구 생일 이었나 보네요
그래서 그 선물들을 다챙겨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거리로 걸어갔고 그곳에 가보니 죽은 친구들과 대학 친구들이 다들 서서 있더군요
아마 저는 선택을 해야 했던것 같습니다 누구와 같이 보낼껀지를 ..
그래서 그쪽친구들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죽은친구들을 선택하고 여느때 꿈과 같이 당연한 소리를 합니다
"야 너네는 어째 2004년에서 발전이 없냐ㅋㅋ겁나 촌스럽다 누가 요새 알바차고 디키즈입냐 맥스는 아직도ㅋㅋㅋ썩지도 않냐?"
말했듯이 전 항상 이놈 들이 떠난놈 들이란걸 깨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어린티 라던가 느낌은 없고 과거에 모습 그대로도 아니고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마치 성장하는 것처럼 변한 모습으로 위화감없이 자연스럽습니다..
여튼 이어서 ....
같이 택시를 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잠이 들었고 계속 몸이 쏠리는 이상한 기분에 창밖을 보니
비틀비틀 한적한 도로를 계속 돌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저기요 기사님 왜이래요 장난쳐요? 취했다고 덤탱이 씌웁니까? 이태원 가자구요"
"아..제가 기사 생활 10년째인데 오늘따라 요상하게 헷갈리네요 길이"
보니까 다들 자고 있고 술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하얀 피부에 멀쑥하고 젊어뵈는 더벅머리 택시기사
만만 하기도 하고 그냥 장난으로 던졌습니다
"기사님 술드셨어요?ㅋㅋㅋ술냄새 장난아니네"
"아뇨 그럴리가요... 제가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저는 성실한 어쩌구 저쩌구 .. 죄송합니다.. 근데 티나요?"
순간 당황했다가 상황파악되고
"네 완전요. 내려주시죠"
"아뇨!아뇨!! 갈수 있어요! 가요!!!"
갑자기 속도를 엄청 올리며
이곳저곳 박을듯 말듯 빠른속도로 곡예 운전을 하기 시작합니다
긴박한 마음에 다들 깨워 봐도 미동조차 없고
결국 기사와 몸싸움을 시작했고 목을 비틀고 안면을 압박하는 와중에도 기사는 엑셀을 떼지 안았고
처음부터 목적지가 여기 였다는 듯
엔진 파열음이 울려퍼지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결국 어느 주택? 큰 초록색 철제 대문을 들이받으려 돌진할때
바로 문 앞에서 잠 에서 깼습니다.
마치 악몽을 꾼것마냥 온몸은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무서움이나 두려움 감정은 없고 뭐지...뭐지..뭐지? 하는 의문점만 떠오르고 열심히 꿈을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딴땐 모르겠는데 오늘만꿈만은 정말 기분이 묘하네요..
어떤 의미인지 곰곰히 한번 생각해 봐야 겠어요
꿈을 잘 잊는편이라 잊지않기위해 이곳에 주저리 써내려놨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충돌직전 생각해보니 친구들이 저를 쳐다 보고 있던거 같네요
3인칭의 저말고 1인칭의 저에게 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