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 번 갇히면 스스로는 나올 수 없다던 '몽키하우스와 비밀의 방'에 대해 심도 있게 파헤쳤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쇠창살에 매달린 감금 여성들이 속칭 동물원에 갇힌 원숭이와 같다고 해서 당시 사람들에 의해 불렸다고 했다.
지금은 낡고 허름한 형태로 앙상한 건물 뼈대만 남아있는 몽키하우스는 주로 경기도 일대에 위치했다. 제작진은 소유산 자락 아래 덩그러니 자리한 2층 건물에 직접 들어가 내부 곳곳을 샅샅이 살폈다.
건물 내부 창가에는 탈출할 수 없게끔 쇠창살로 뒤덮여 있어 마치 범죄자들을 모아놓은 감옥과도 같았다. 또한 곳곳에 의료 침대와 낡아 부스러진 의료 기구들이 발견됐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잡혀오는 사람들이 성매매 여성이라고 말했다. 당시 성매매 여성들은 일주일에 2번 성병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고 성병에 걸리면 무조건 몽키하우스로 붙잡혀와 3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만약 성병이 낫질 않으면 열흘이든 한 달이든 이곳에 감금된 채 강제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된 취재 도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몽키하우스를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기도 일대는 동두천과 파주를 중심으로 주한 미군이 대거 주둔했다. 이들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기지촌 주변에서 성매매를 했고 자신들이 성병에 걸리면 전투력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미군 측에서 우리 정부를 상대로 철저한 성병 환자 관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불법이지만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성매매 여성들이 달러를 벌어들여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이유로 이를 적극 수용하며 기지촌 정화 대책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군 측 요구와 정부의 지원으로 감금된 채 강압적인 성병 치료를 받아야 했던 성매매 여성들은 몽키하우스에 잡혀오면 무조건 주사(페니실린)를 맞았다고 전했다.
그 주사를 맞으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은 물론 심할 경우에는 사지가 파르르 떨리고 어떤 여성들은 급성 쇼크로 인해 30분 만에 사망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 군산에 위치 한 작은 마을은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고 오직 미군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 타운(윤락 타운)'이 있었다. 이곳은 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제작진이 그 내부를 살펴봤을 때 3평 남짓한 자그마한 방이 수두룩했고 무려600여 개 넘는 방 안에 윤락녀들이 모여 살았다고 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아메리카 타운'을 설립하고 관리했던 이가 5.16 쿠데타 중심세력으로 중앙정보부 간부를 지낸 백태하 대령이었다. 성매매 여성을 이용해 쾌락 신도시를 만들고 미군을 상대로 영업을 해 달러를 벌어들여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면세 혜택과 심지어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미군에게 깨끗한 성(性)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던 '몽키하우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어려운 시절 꿈 많던 10대 소녀들은 직업소개소를 잘못 찾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성매매 업소로 팔려간 뒤 미군들로부터 또한 정부로부터 보호는커녕 인권침해를 당하며 어두운 삶을 살아야 했다.
당시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은 정부로부터 외면당한 채 어두운 삶의 터널을 지나 병들고 쇠약해진 할머니가 됐다. 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해 6월 25일 122명의 기지촌 할머니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