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정말 아끼는 악기 하나가 있습니다.
우쿨렐레인데요
무작정 두시간여동안 고속버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홍대에서
제 주머니 사정에 비해 고가여서 생각도 안 하고 있던 녀석이었는데
소리를 듣고나니 떨칠수 없어 뒷감당 생각안하고 들여온 녀석이기에 애틋한 마음도 있지만,
오유를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3년 사귄 여친과 헤어지며
1년간 고생한끝에 그녀를 미련없이 잊은 그날 구입한 악기여서 인지 참 정이 가는 악기입니다.
우쿨렐레를 독학으로 시작한지는 2년이 넘었고 이녀석과 함께 한지는 1년이 다되어 가지만,
자세 교정이라던지 기초적인 음악적 지식이 없던터라
학원 보다 저렴한 평생교육원에 오늘 처음 수강을 했습니다.
강사님이라고 오신분은 녹색 하드케이스에 곱게 놓여진 제 우쿨이 샘이났던건지 아니면
제가 2년여 동안 독학을 했던 것에 대해 기싸움을 하고싶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부터 제게 테클을 걸어 오시더라구요
제게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를 쓰시면서 아냐고...
속으로 그걸 알면 내가 이수업을 왜듣겠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알고보니 정말 쉬운 코드를 알아듣기 어렵게 이야기 하셨던 것이더라구요..
저는 제가 잘못 익혀온 기반을 무너뜨리고 올바른 지식을 넣어주기 위해 저러시나 이해하려했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강사님이 꺼내신 우쿨렐레는....참...... 악기를 모르는 사람도 혀를 끌만큼 앞면이 크게 울어 있더군요..허렇허ㅓ렇
게다가 합판...ㅡㅡ;;;;; 오늘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합판 악기가 저렇게 울수도 있다는걸...
순간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저분은 음악을 사랑하거나 즐기는 분이라기 보단 그냥 음악을 가르치는 사람이구나 라고요
어째저째 시간은 흘러 마무리를 하시려는데
줄가는법 정도는 아셔야 한다며 제악기를 처다보더라구요
뭐 1년여동안 갈아주지 않아 갈아줄때도 되었기에 불안하긴 했지만,
강사기에 악기에 대한 예의 정도는 알지 않을꺼란 생각에
선듯 내드렸습니다........ 휴..... 왜그랬을까요... 강사가 가지고온 악기를 봤으면 내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수업내내 제 악기가 저가 악기인것 마냥 취급하더니 욱하는 마음에 제가 약간 가격대가 있는거라고 말을해서 그런건지..
스트링을 감는데 .....
제가 원래 웃는 상인데.. 간만에 표정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어찌나 악기를 험히 다루시는지... 옆에있던 후배녀석이 제눈치를 보더라구요
화는 나는데 주변에 사람들도 있고, 이 악기가 테너 악기인지 소프라노인지도 모르고
테너 악기에 소프라노 줄을 감아 버리더라구요...하.......그것도 줄이 꼬아져서...헐.....
우쿨 하셨던 분이라면 콘서트 롱넥이랑 테너는 헷갈릴 지언정 소프라노랑 테너를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강사라는분이 그것도 구분도 못하시다니...
(크기차이도 있거니와 플랫수도 크게 다릅니다.)
수업듣고 오는길에 너무 속이 쓰려서 후배랑 맥주좀 마시고 집에와서
그분이 감은 줄 다 빼놓고 잠시 케이스에 쉬게 두었습니다.
저도 악기를 다루지 않았을때는 몰랐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지금 옆에 누워 있는데 사물을 보고 이렇게 안스러운게 처음입니다.
줄 풀고 보니 뒤쪽 브릿지에 얼마나 세게 당겼는지 살짝 패여있네요....하.....
뭐 눈에 보일만큼 큰 데미지를 입은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악기를 가르친다는 사람이 다른사람의 악기를 그렇게 험하게 다룬다는것 자체가 참...휴....
쓰다보니 또 열받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