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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와 ‘노짱’에게 돌 던지는 민주당
게시물ID : sisa_4352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더링
추천 : 4
조회수 : 87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9/03 14:03:57
http://www.vop.co.kr/A00000674125.html

[김행수 칼럼] DJ와 ‘노짱’에게 돌 던지는 민주당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에 대한 내란죄 수사가 광풍이 되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녹취록과 프락치의 등장으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명이 구속되었고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도 체포동의서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었다. 국회의 체포동의 표결과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가 이후 수사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회가 개회 날에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진보당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야권연대를 통하여 이석기 의원을 국회에 진출시켰다면서 민주당까지 맹비난하면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의 종북 운운이야 일상다반사이므로 예상된 대응이다. 그들이 보기에 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애국가와 태극기도 부정하는 종북세력일 뿐이다.

지난 2002년 북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박근혜 대통령

지난 2002년 북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박근혜 대통령ⓒ민중의소리



박근혜 대통령, ‘종북’에서 자유로우신가?

그런데 그들이 답해야 하는 것이 있다. 다음은 정몽준 전 대표의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의 한 부분이다. ‘태극기’를 든다고, ‘대한민국’을 외친다고 항의한 (A) 정치인은 누구일까?

“( A )가 먼저 경기장에 와 있었는데, 나(정몽준)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 문제가 또 생겼다. 축구 경기 시작 전에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쳤기 때문이다. 朴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

이 문제의 정답은 김대중이나 노무현 대통령도 아니고, 이정희 진보당 대표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다.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한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서 남북 축구경기 개최에 합의하고 돌아왔는데 태극기를 들지 않고, 대한민국 구호도 외치지 않기로 합의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화를 낸 것이다.

새누리당이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종북세력이라고 욕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방북 행적과 남북축구 당시의 태극기와 대한민국 항의에 대한 해명부터 해야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면 로맨스고, 이정희 대표나 이석기 의원이 하면 불륜이 되지는 않는다. 국회에서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빈 방문한 중국이나 이번 달 9일부터 방문이 예정되어 있는 베트남의 유일 합법 정당은 공산당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공산당 일당독재를 하는 나라들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나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문하고 있으며, 공산당 지도부들을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자유민주주의 부정세력, 종북주의 어쩌고 하는 소동이 얼마나 외눈박이 시각인지 자신들부터 돌아볼 일이다.

민주당의 새로운 파란색 당기를 흔드는 김한길 대표

1일 오전 여의도 대산빌딩 앞에서 민주당이 당사를 9년만에 여의도로 이전하고 당 상징색을 파란색으로 바꾸고 김한길 대표가 새로운 당기를 흔들고 있다.ⓒ민중의소리



자기 살겠다고 ‘십자가 밟기’ 강요하는 민주당

새누리당이야 원래 그랬으니 예상한 바였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조금 의외다. 당장 김한길 대표부터 헌법을 부정하는 모든 세력과 싸우겠다며 직접적으로 진보당을 겨냥하고 나섰으며, 천막당사를 찾아간 진보당 김미희 의원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의 대표적 전략기획가인 민병두 의원은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RO 조직원들의 이적 동조 혐의는 확실하다. 동조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민주당은 종북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면서 그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 자신이 5공화국의 대표적인 공안조작 사건인 학림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적이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김영환 의원도 별도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이석기 의원은 믿고 나랏일을 맡긴 국민에 대한 배신이요 민주진보의 재앙덩어리”라고 인신공격까지 덧붙여서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석기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앞서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집회에도 참가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도되었으며, 31일 서울역에서 열린 10차 촛불집회에도 진보당이 참가한다는 것을 이유로 불참하고 진선미, 김기식 의원 등 개별 의원들 몇 명만 참여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헌법 밖의 진보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며 사실상 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을 헌법 밖의 진보로 비난하며 자진해서 수사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도 “대한민국의 양심적 민주세력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친북세력과 분리해야 한다.”면서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을 친북세력으로 간주했다.

민주당, 정의당, 안철수 의원 모두 공개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진보당을 종북세력으로, 이석기를 내란죄 유죄로 낙인찍은 셈이다. 공안정국에 휩쓸리지 않겠다며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기들만 살겠다고, 자신들은 종북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답시고 십자가 밟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기독교가 탄압받던 시절 신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십자가를 밟게 하던 악몽이 2013년에, 그것도 민주라는 이름을 단 정당까지 동조하여 벌어지고 있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생명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십자가 밟기를 시키는 정당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양지웅 기자



내란죄, 국보법, ‘시민혁명’ 발언으로 고초 겪은 DJ와 ‘노짱’

현재 민주당은 사실상 피의사실유포와 여론재판을 용인하고 있다.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헌법적 가치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행동들이다. 이런 행동들은 민주당이 배출하였던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될 만하다.

현재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김대중 대통령이 5.18 직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서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적이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은 칼집에 집어넣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는 말로 잘 알려진 것처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민주당의 오랜 당론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한나라당과 극한 대립을 한 바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하여 유신과 5공화국 정권에서 조작된 모든 내란음모죄 사건은 이후 재심을 통하여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유일한 예외가 전두환, 노태우의 12.12와 5.17 군사반란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은 민주당이 내란음모죄 수사 국면에서, 그것도 프락치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녹취록을 근거로 진행되는 공안 몰이에 동의하고 나서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와 관련하여 노무현 대통령 관련된 두 가지 일화를 보자. 2003년 일본을 방문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에서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한국이 완전히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이 일본 신문에 보도되었다. 2005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베이징 칭화대학를 방문했을 때 가장 존경하는 중국인이 “마오쩌뚱과 덩샤오핑”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이 두 발언을 두고 난리가 벌어졌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공산당을 허용하려 한다며 난리를 쳤고, 대통령이 어떻게 공산당의 수괴를 존경할 수 있느냐며 뭇매를 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할 때도 이 두 일화는 색깔론 공격의 근거였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혁명이라는 말로도 노무현은 고초를 겪은 바 있다. 2003년 12월 당선 1주년 기념모임에서 “시민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보수세력들은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혁명을 사주하고 있다면서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란죄, 국가보안법, 혁명 발언으로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다. 지금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진보당 공세에 동조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내란죄 누명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노력을 욕보이는 것이란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여론재판·피의사실 공표에 동조하는 민주당, ‘민주’가 부끄럽다

탄핵무효 촛불

2004년 초, 한나라당이 주도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사진은 그해 3월 27일 열린 탄핵무효 촛불집회ⓒ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 종북주의 딱지가 붙는 순간 정치적 생명은 거의 끝난다. 이것이 현재 진행 중인 진보당 내란음모죄 소동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우리의 민낯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임명으로 새누리당이 유신시대로 돌아가니 민주당의 수준까지 유신시대로 돌아가버린 느낌을 지우기 힘든 이유이다.

민주당은 먼저 불법적인 피의사실 유포와 여론재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죽음의 교훈 중 하나가 피의사실 유포와 여론재판, 광장재판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보장되지 않는 재판 결과가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으며, 광장에서의 여론재판은 사법정의를 저해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민주당이 이것을 인정한다면 현재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에 쏟아지는 공안몰이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레드 콤플렉스의 전성시대인 20세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어떤 나라들도 법을 통하여 레드 콤플렉스를 조장하지 않고, 사상과 양심을 이유로 처벌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들고 싶은 나라였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10년 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서, 아니 어쩌면 지난 분단 반세기 동안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은 증명하고 있다. 과연 민주당의 책임은 없는지 민주당의 진지한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당은 훈수 두지 말고 내란죄 수사는 그냥 수사 결과를 지켜봐라. 최소한 이 정도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만 살겠다고 십자가 밟기를 하는 것은 민주라는 이름에 너무 부끄러운 행동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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