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광화문에서 만나 편의상 소대 편성을 했고, 그렇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막장소대 3소대로 불린 소대에서 저보다 한살 형이었던 계용이형.
저는 26살, 형은 27살...
당시 소대원 평균 나이가 29.7세라는 고령 소대에서 동생들이라고는 달랑 저포함 4명이었고, 4명 다 성격이 더럽고 말을 안 들어서
고생이 말도 아니었던... 정말 착하고 유쾌했던 형이었습니다.
다른 소대였다면 동생들도 많았을텐데 어쩌다 소대가 잘못걸려 막내급으로 고생만 했었죠...
3월 3일날 세상을 떠났단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한살 위 형이라고 정말 많이도 놀리고 장난도 치고 했던 형이었는데... 명동 데이트 열사라고 장난도 많이 쳤는데...
예비군내의 다른 경사가 있으면 또 마주보며 술 한잔 할 거라 생각했는데, 부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거리의 누군가가 연행되었다면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분노하던,
경찰들이 밀고들어오면 시민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이악물고 끝까지 버티던,
촛불집회 이후에도, 꽉막힌 콘크리트들을 설득하기 위해 일하는 짬짬히 정치학과 현대사를 공부하던,
촛불예비군 내의 경조사에 어떻게든 참여했던 그런 촛불 예비군 3소대의 제 맞고참이던 형이었습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을거라 여기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만났던 때에는 전투복을 입고, 예비군이라는 이름 하에 모였기에 밀리터리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8년전 광화문을 기억하시던 분들이 계시다면 명복을 빌어주세요...
우상단 맨 끝과 좌하단 맨끝이 형이에요...
가운데 맨 아래가 형...
우리는 군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