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유명한 말입니다.
정조가 즉위했을 때 한 말이죠.
이 문장만보면 마치 정조가 자긴 사도세자의 아들이니
그에 반대했던 노론벽파는 다 죽었어. 이런 뉘앙스가 아주 강합니다.
이 말을 듣고 노론들이 벌벌 떨었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전문을 보면 내용이 완전히 180도 달라집니다.
대신들에게 사도세자에 대한 윤음을 내리기를,
아.. 난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그럼에도) 선대왕(영조)께서 종통(맡아들의 혈통)의 중요함 때문에,
나에게 효장 세자(영조의 맏아들. 요절함)를 이어받도록 명하셨다.
그러니 예는 비록 엄격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나,
인정도 또한 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인정을 무시할 순 없으니) 사도세자에 대한 제사는 대부로서 제사하는 예법을 따르고,
(예법에는 엄격해야하니) 태묘(왕실의 사당)에서와 같이 할 수는 없다.
혜경궁(사도세자의 부인, 정조의 어머니)께도 또한,
(인정을 따르면) 마땅히 공물을 바치는 의절이 있어야하나
(예법은 엄격해야하니) 대비와 동등하게 대우할 수는 없다.
그러니 이에 대해 의논하여 아뢰도록 하라.
이미 이런 분부를 내리고 나서 불경한 무리들이 이를 빙자하여,
(사도세자를) 추숭(왕으로 추존하는 것)하자는 의논을 한다면, 선대왕(영조)께서 유언하신 분부가 있으니,
마땅히 형률로써 논죄하고 선왕의 영령께도 고하겠다.'
가 전문입니다-_-;;
요약하자면, 난 사도세자의 아들이지만, 효장 세자의 뜻을 이었으니(실제로 양자임)
사도세자는 아버지로서의 예만 다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고,
혜경궁도 어머니에 대한 예만 다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겠다.
또한 사도세자를 추숭하자는 자는 절대 용서치 않고 법으로 다스리겠다....는
사도세자를 부정하는 말이에요.
그런데 젤 앞의 한 문장만 쏙 빼서 내용을 완전히 왜곡하네요.
완전히 어처구니가 없죠....
사도세자를 죽인 노론, 그리고 그걸 복수하려는 정조라는 결론을 위해 이 문장을 이렇게 교묘하게 이용한 거죠...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