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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벌레 열차와 진드기 승객
게시물ID : animal_619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잘무친콩나물
추천 : 10
조회수 : 1203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3/09/12 16: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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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똥꼬 접사만큼이나 징글징글한 벌레 접사, 영상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벌레를 혐오하시는 분은 열람을 삼가주세요.






일전에 인터넷에서 아주 흥미로운 영상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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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보고 윽 시발 저거 뭐야 하고 눈살을 찌푸렸는데, 계속 보니까 좀 신기하면서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풍뎅이가 저렇게 발버둥치는데도 이름에 걸맞게 그야말로 '군체'를 이뤄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진드기들의 집착과, 대체 

뭣 때문에 진드기들이 무리 지어서 저러고 있는 건지, 그리고 진드기들이 정말로 저 가여운 풍뎅이를 노리고 있는 건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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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마치 영화 미이라에 등장한 떼지어 인간을 뜯어먹는 식인 풍뎅이 같기도 하고 말이죠. 이놈들에 

관해 조사하면서 오오 정말 진드기가 단체로 풍뎅이를 습격해 잡아먹는건가 하고 기대했는데



...실상은 그렇게 하드코어하진 않았습니다. 알고 나니 좀 싱겁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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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요놈들은 흙에 서식하는 진드기의 일종으로서, 통상 'Gamasid mites', 혹은 'Phoretic mites'라고 

불리웁니다. 그냥 편의상 간단히 직역하면 '운반 진드기' 정도로 되겠네요. 이 운반 진드기는 매우 

잉여해서 자기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 보다는 다른 덩치 큰 곤충에 붙어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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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운반 진드기는 송장벌레류에 붙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며, 주로 등딱지와 배밑 부분에 들러붙습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운반 진드기는 이 송장벌레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습니다. 송장벌레도 이 운반 진드기가

자기에게 너무 많이 달라붙지 않는 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왜냐, 놀랍게도 이놈들은 바로 '공생관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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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같이 잘 살다보니 송장벌레 사진을 찾다보면 이 운반 진드기들이 붙어 있는 모습이 아주 흔하게 보입니다.

보통 더 큰 생물에게 달라붙어 이동을 하는 습성인 '편승(Phoresy)'은 달라붙는 쪽만 이익을 보는 '편리공생'인 

쪽이 많지만 재밌게도 운반 진드기와 송장벌레의 관계는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상리공생'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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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 진드기가 유독 송장벌레에게 많이 달라붙는 이유는 송장벌레의 먹이와 서식 환경이 자신에게 

가장 알맞기 때문입니다. 송장벌레는 거리에 죽어있는 동물 시체를 먹어치우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데, 동물 시체에는 비단 송장벌레 뿐만이 아니라 파리와 같은 다른 경쟁자들이 몰려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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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 진드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찰싹 붙어 피 빨아먹는 진드기와는 달리, 매우 적극적인 사냥꾼입니다.  

송장벌레가 동물 시체를 발견하면 운반 진드기는 그 즉시 하차하여 시체에 경쟁자 파리가 까놓은 알이나 

구더기를 공격해 소화액을 주입한 뒤 체액을 빨아먹어 잡아먹습니다. 그러면 송장벌레는 방해꾼 없이 

유유자적하게 식사도 할 수 있고, 경쟁자 없는 깨끗한(?) 시체에 알을 낳아 자신의 자손을 편하게 

번식시킬 수 있기도 하지요. 쉽게 말해 송장벌레의 시체 상회입찰을 운반 진드기가 도와주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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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반 진드기는 편하게 송장벌레를 타고 다니면서 먹이를 찾을 수 있어서 좋고, 송장벌레는 

자신과 새끼의 적이나 경쟁자를 처리할 수 있어서 좋고, 하하하 거참 훈훈하네요. 역시 마더 네이처.







그럼 도대체 왜 위 영상 속의 송장벌레들은 왜 몸을 뒤집고 버둥버둥 거리면서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일까요.

그 이유는 딱히 별 거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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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 상황입니다. 과승 ;;;;;;; 

그냥 운반 진드기가 너도나도 너무 많이 올라타는 바람에 송장벌레가 불편해하는 경우입니다.

과승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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