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 허니와 클로버에서 여자가 남자랑 밥을 같이 먹거나 이야기를 할 때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피하는 장면이 있다. 다른 이가 그 불편함이 좋아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거라 말한다. 기억에만 의존하는 이야기라 확실하진 않지만.
네가 내게 말을 건넬 때, 같이 밥먹자 하고 밥을 먹을 때, 이상하게 속이 거북하고 잘 체했다. 나는 그냥 낯설어 긴장하는가보다, 불편함이란 감정을 그렇게 받아들였다.
만약에 우리가 지금보다 편한 관계였다면 우린 어땠을까, 궁금하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예민하게 반응 살피지 않아도 되는 관계. 서운한 거 슬픈 거 힘든 거 다 꺼내놓고 서로 막 싸우다가도 화해할 수 있는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쓸데없는 배려는 안 해도 좋을 그런 편한 관계.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까. 그럼에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그냥 문득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때와 다르지 않은 내가 보여서. 혹시 나를 버리지 않을까 긴장하며 불편해하는 내가 그대로여서. 그냥 문득 다른 상황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