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gkwon chin @unheim 1시간 전
국정화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국가주의적 발상의 소산이라는 것.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조차도 포기한 국정화를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다시 끄집어낸 것은 거의 쇄국정책과 같은 시대착오죠.
철학적-논리적 문제도 있지요. 자기들만이 ‘올바른 해석’을 가질 수 있고, 타른 사람들의 시각은 모두 ‘틀린’ 것이라고 강변하는 독단주의.
21세기에, 그것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렇게 우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병동에 있습니다.
둘째, 국정 교과서에 들어갈 내용입니다. 박근혜와 김무성의 뉴라이트 성향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 내용은 교학사식 역사수정주의로 흘러갈 수밖에 없죠. 근데 그들이 획책하는 친일미화-독재 찬양이 우리 헌법과 양립할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김무성은 ‘왜 만들지도 않았는데 뭘 안다고 비판하느냐’고 하는데, 아무튼 그 교과서는 (그가 배제하는) 역사학자 90%의 생각과는 확연히 다른,
10%미만의 소수 학자(?)들, 까놓고 말하면 1%미만의 뉴라이트 또라이들의 헛소리를 담겠지요.
교학사 교과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죠.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니, 국가를 통해 연명하려는 거죠.
권력을 동원해 시장의 테스트를 거친 양질의 교과서들을 다 없애고, 시장에서 도태된 불량교과서를 강매하겠다는 발상.
‘국정화’는 박근혜가 온 국민을 대상으로 벌이는 개인적 몽니입니다.
‘울 아빠 복권시켜줘.’ 대통령도 아집에 사로잡혀 있다면, 견제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요.
대표인 김무성은 제 목이 석 자라 당분간 각하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의원들도 얼마 전 유승민이 날아가는 모습을 봤거든요. 한 마디 할만도 한데, 입을 닫고 있어요. 아니, 아예 해결사로 나서서 설치고 있지요.
김무성-유승민 체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공천을 어디서 받아야 할지 판단이 선 거죠.
리더십이 옛날 유신시절과 다르지 않아요. 새누리당은 박정희 후광을 입은 박근혜의 사당에 가까워요.
거기서 벗어나려고 뭔가 해보려던 김무성-유승민이 결국 어떻게 됐는지 보세요. 그러니 각하의 주책을 말릴 사람이 없는 거죠.
여론이 국정화 반대로 기울어져 총선에서 타격을 입을 지경이 되어도, 각하의 드라이브를 막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당선 이전에 먼저 공천부터 받아야 하니까. 여론이 압도적으로 반대로 기울어야 수도권 중심으로 당내에서 딴소리들이 나올 겁니다.
박근혜는 총선 걱정 별로 안 할 겁니다. 이건 사명감에서 하는 일이거든요.
그 분은 대한민국을 박씨가문에서 창업한 ‘기업’(enterprise)으로 여겨요.
아버지가 해놓은 일, 내가 마무리 짓고 가업에 대해 역사적 재평가를 받겠다는 거죠.
아, 물론 그 ‘역사적 재평가’는 셀프로 받습니다. (그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본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