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관찰입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멈춰있다고 볼 수도 있고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거잖아요
어딘가에 기준이 정해져있는게 아니니까요.
움직이면 관성에 의해 한방향으로 생기는 중력도 속도가 아닌 가속도에 의해 결정되는거니까 여전히 존재하지도 않는 절대기준이란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일도 없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날아가고 있던간에 속도가 변하고있는게 아닌 이상 몸이 의자속으로 파묻히기는 커녕 편안하게 앉아서 물까지 마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회전운동은 무언가 기준이 있는것처럼 항상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빠르게 돌고있건간에 관찰자도 같이 돌고 있으면 돌고있지 않고 멈춰있는것으로 보일탠데 도대체 무엇이 기준인건지 우주에서 물체의 회전속도는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정밀한 수치로 설명합니다.
예를들면 지구의 자전속도같은것 말이에요.
저는 처음에는 이해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태양방향 수선과 직교하게 공전궤도에 그은 접선같은걸 기준으로 지구가 매일 한바퀴씩 얼마나 빠르게 도는건지를 지구인 기준으로 측정한것일 뿐이고 여전히 북극 상공에서 같이 회전하는 카메라맨의 입장으로는 회전속도=0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줄 알았습니다.
그러니 관찰입장에 따라 0부터 얼마든지까지 다르게 될 수 있는 회전속도임에도 불구하고 잴 수도 없는 "얼마나 빠르게 도는가"에 따라 원심력이 다르게 생겨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겁니다. 우주에서 회전하는 중력모듈속의 우주인이 발 아래쪽으로 중력을 느끼는데, 모듈 밖에서 같은 속도로 회전하며 바라보는 사람입장에선 모듈이 멈춰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 입장에선 모듈이 빠르게 회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쪽에선 모듈 속의 우주인이 떠다니고 있는걸로 보이고, 다른 한쪽에선 모듈속의 우주인이 과도한 중력으로 납작 오징어가 된것으로 다르게 보이지는 않잖아요. 그게 이상했던겁니다.
(이런거요. 복도형태로 회전하는 원의 바깥쪽으로 발을 딛고 있으면 중력이 느껴지는 우주선 모듈.)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모듈이 중력을 만들기 위해 계속 무한정 등가속하며 점점 빠르게 모듈을 돌려대는게 아니라 계속 같은 빠르기로 돌리고 있어도 돌아가는 모듈의 바깥쪽 방향으로 일정한 중력이 계속 만들어지잖아요(느끼기에. 중력이 무슨 재료처럼 생성되는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저게 거대질량에 의해 생기는 진짜 중력도 아니고요).
생기는 힘이 직선운동과는 다르게 가속도가 아닌 속도로 결정되는겁니다. 뭔가 다른거죠.
이런 생각을 해보니 직선운동과는 달리 회전운동은 무언가를 기준으로 멈춰있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는 상대적이지 않은거라고 알게되었습니다.
이게 맞는 이해인가요? 지금까지 뇌리가 완전히 잘못된 경로로 작동하고 있었고 세계의 법칙을 이상하게 이해하고 있었던것 같아서 당황스럽습니다. 쓸데없이 간단한것도 어렵게 힘들게 이해해왔던것 같고요.
비유를 하자면 마치 내 눈에는 다른사람들이 파랑으로 보이는게 빨강으로 보이는데 아기대부터 언어를 배울때 내눈에 보이는 그 색깔이 파랑이라고 불린다고 배웠기 때문에 대화하는데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았고 같은 파랑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서로 다른 색깔을 인지하고있지만 파랑이라고 불러서 잘못된걸 모르고 있었던것같은 상황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파랑에서 시원한 느낌이 난다는것은 파랑이라 불리는 붉은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것같은거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수시로 모순된 무언가를 경험한겁니다. 그러다가 뇌에다 다이렉트로 시신경 꽂아서 뇌가 무슨색깔을 보고 있는지를 다른사람들이랑 비교해보다가 내가 파랑을 빨강으로 보고 언어를 배울때부터 단단히 꼬여있엇다는 사실을 주변인들과 함께 마주하게되고 당황해하고있는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환장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