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합니다만 전 절대 선한 사람이 아니며, 불의를 보면 어지간하면 참고 넘어가는 사람이며, 구걸하는 사람들 별로 좋지 않게 보는 사람중에 하나임을 밝힙니다
그런대도 생각나는 일 하나가 있네요.. 한 10년전쯤 피돌이 였을 때, 한겨울 그 춥다는 한파로 인해, 서울 신촌거리에도 사람이 별로 없는 새벽 한시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던중 사람이 들어옵니다. 행색이 누추한 20대 중, 후반? 정도의 아주머니가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옷을 입고 포대기에 돌이나 갓 지났을만한 아가를 없고 쭈뼛대며 말을 걸어옵니다.
일단 인사부터 했더랬죠.. 그랬는데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고 쭈뼛대며 가만 서 계시길래 뭐 필요한것 있으신가요 물었더니 말을 합니다. "죄송한데 날 밝을 때까지만 좀 앉아 있다가면 안될까요?" 당황했습니다. 순간 짜증도 났습니다.. 제 눈에 순간 비친 짜증이 티가 났나 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조용히 있다 갈께요. 안.. 될까요" 고민하는데 아이를 들춰 없는 중에 아이의 얼굴이 포대기 속에서 살포시 보였습니다. 이 와중에 웃고 있네요 추워도 너무 추운 한파속에 엄마 등에 업혀 칭얼대지도 않고 웃는 아가의 모습에 절대 선하지 않은 제 마음이 무장해제 되어 물었습니다. 돈은 있냐.. 밥은 먹었냐.. 아가가 너무 이쁜데 아가도 밥은 먹었냐, 이것 저것 물었더니 아무 말을 못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순간 선한 마음이라고는 없는 제 마음이 잠시나마 찢어졌습니다
순간 당황한 전 화를 내 버렸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지금 이 순간 난 너무화가난다. 당신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당신 등 뒤에서 그래도 엄마 품이라고 따뜻하다고 웃는 아이가 불쌍해서 화가 난다 당신 엄마 맞냐고. 화를 내니 소리를 내지도 않고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지갑을 꺼내들고 보니 2만5천원 정도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다 꺼내들고 이야기 했습니다. (신촌을 아시는 분들은 아실텐데 하숙촌 쪽으로 모텔들 있 는 쪽에 찜질방이 하나 있습니다) 뒤에 찜질방 있다고 어서 가라고..가면 앞에 국밥집 있으니 가서 아이 밥 먹이면서 드시고 가서 주무시라고 돈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 때문에 돈 준거 아니라고.. 아이가 너무 이뻐 고생하지 말고 주는거라고.. 일단 따뜻한데서 자고 내일은 경찰서라도 가보라고..도와 줄거라고.. 아이 춥고 배고프게 하지말라며 한 마디 했더니, 감사합니다를 연발하시며 또 쭈뼛댑니다. 또 화를 냈습니다. 어여 가라고.. 아가 밥 못 먹은거 같은데 빨리 가라고 문을 열며 이야기 했더니 그제야 감사합니다 하며 가더군요
전 위에서 말한대로 선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착하네~ 이딴 이야기 듣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서른 중반의 생을 살아오면서 난 따뜻한 일 한가지는 했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건 내가 정말 나쁜 짓을 해도 세상에 내 도움을 받은 사람은 얼굴도 나이도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에게는 정말 고마운 사람으로 남지 않을까.. 또 그런 작은 스스로의 위안을 가지고 사는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