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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자로 역사이다 도전.
게시물ID : soda_6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공감의견
추천 : 7
조회수 : 198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8/18 16:58:00
-쓰고 보니 너무 기네요;;
요약.
1. 여자가 고백함
2. 어느날 보니 못 생겨서 피함
3. 여자가 매달렸지만 무시함
4. 다른 여자한테 그 만큼 매달림
 
--------------------------------------------------------------
제가 철없었던 시절을 벗어날때 쯤 제 정신을 올곧게 만들어준 일입니다.
 
중3때 저는 나름 괜찮았었습니다. 피부도 깨끗했고 키도 컸었구 몸도 말랐었죠.
그리고 모태솔로였죠. 왜죠?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여자 동생 중 한 집이 빈다는 얘기와 함께 대여섯명의 친구들과 네 명의 여자와
그 집으로 놀러가게 됩니다. 시골집이라 반딧불이 돌아다니는 집이었는데 동네 구멍가게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들고 가게 됩니다.
 
술을 잘 못 하는 우리는 어느 순간 이불을 펼치고 전기놀이를 했고 그 무리중 어느 한 여자와 손을
잡았죠.( 전기놀이 하세요. 완전 꿀잼)
 
그 여자는 짧은 단발머리에 김지수와 닮은 여자였습니다. 힐끗 힐끗 보다가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감탄하고 있을 즘, 한친구가 진실게임을 발의하게 됩니다.
 
촛불을 켜고 서로의 순서대로 몇번을 돌아 분위기가 무르익을쯤 그 여자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짓궂은 한 친구가
 
"야 너 건더기(별명) 좋아하지?"
건더기는 운동을 좋아하는 애로 라면을 먹을때 남은 건더기까지 다 먹는다고 건더기였습니다.
 
"아닌데요? 전 이 오빠 좋아하는데요?"
라면서 제 손을 잡는 그 여자를 보며 한참을 멍때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응? 건더기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뭐야?"
라는 말에
"이 오빠가 더 잘생겼고 성격이 좋아보여요."
 
당찬 말에 친구들은
"사귀어라! 사귀어라!" 라며 독려했고
그 아이는 손을 내밀며
" 이 손을 잡으면 저랑 오늘 부터 1일 인거에요." 라며
만난지 하루만에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_= 지금 생각해도 판타지 같은 일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 저는 그 날부터 모태솔로를 졸업합니다.
 
 
중학생이라 학업을 마치고 만나면 매번 저녁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을때도 저녁이었고
학교를 끝나고 만나는 터라 항상 가로등 밑에서 만났었는데 그 아이의 집이 멀어 8시경이면
집으로 갔어야했습니다.
 
그렇게 한달여를 만나고 어느날인가 주말에 만날 일이 생깁니다. 
 
토요일 낮이었는 데 멀리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멀리서 봐도 너무 많이 가슴이 파진 옷을 입고 온겁니다.
 
흰 민소매 티에 청바지를 입었었는데 시쳇말로 날라리 같아 너무 싫었고
무엇보다... 얼굴에 난 여드름이 갑자기 보이는 거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기겁했고
 
약속있다는 말로 일찍 그 아이를 집에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전 ... 쓰레기 처럼 그 아이를 피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후회되지만
그때의 전 중 3의 어린 애였고, 처음 연애였고, 너무도 미숙했습니다.
 
그런데 피하는것때문인지 그 아이는 저에게 더욱 집착을 했고 매일 편지에
연락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공부해야 되서 못만난다고 하면서 따로 친구들이랑 놀았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그 아이와 그 친구들이 저에게 따지러 옵니다.
"오빠. 왜 이렇게 애를 피해요? 싫으면 싫다고 하세요. 너무 비매너 아니에요?"
 
라고 묻는 그 아이 친구들을 뿌리치며
" 아 ㅅㅂ 짜증나네. 그냥 여기서 끝내자."
하면서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한달동안 저희 집에 그 아이가 찾아왔고 올때마다 전 베란다에 숨었습니다.
 
"오빠 집에 없어요?"
"오빠 연락 좀 해달라고.."
"오빠 미안해요 흑흑.."
 
그리고 집에 전화가 계속 왔지만
 
한번도 그 아이의 연락을 받아준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한달을 더 연락이 왔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잊혀졌습니다.
 
 
 
그 후에 간간히 그녀의 소식도 들었지만 거의 모른척 하면서 지냈고
 
그 사이에 첫사랑을 실패합니다.
 
그 아이보다 더욱더 비참하게 매달리고 더욱 더 굴욕적으로 차입니다.
 
 
그러다 문득 그 아이도 나같은 심정이었을까 하면서 ㅆㅇ월드로 그 아이를 찾습니다.
 
프로필사진을 보니 그때완 다르게 머리를 길렀고 피부도 좋아졌는지
 
김지수 느낌이 아닌 아에 김지수보다 더 이뻐보였습니다.
 
방명록에
 
"잘 지내나 보내? 생각나서 들렀어."
 
라고 남겼는데 한 일주일 간 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댓글 알림이 떠서 보니
 
"오빤 많이 변했네요. 그땐 내가 눈이 어떻게 됬었나봐요."
 
라고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 후로 전 외모로 사람을 판별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여기까지 역사이다 였습니다.
 
쓰고 보니 너무 기네요;;
출처 중3병에 걸렸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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