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택시를 자주 타고 다녀서 베오베에 택시글이 있길래 읽어봤더니
기사님이 ㅂㄷㅂㄷ하게 만드네요
저도 어디 가서 순하게 생겼다고 말 많이 듣기도 하고
만만하게 보고 이런저런 일이 많았었는데
성격이 마이웨이파라서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사이다 한 번씩 터뜨린답니다
(친구들 말로는 평소엔 웃으면서 팩폭 날리는데 그 때는 얄밉고 화가 나면 센언니 말투가 나와서 가끔 무섭다고...)
아무튼 시작합니다
1.
얼마 전 회사 회식 때 일이었는데 2차로 20대들끼리 놀다가 새벽 3~4시 쯤 헤어졌습니다.
남자 과장님이랑 집이 굉장히 가까워서 같이 택시를 탔었습니다
제가 운전석 뒷편에 앉았고 먼저 내리시는 과장님이 조수석 뒤에 타셨는데
ㅇ촌 시장이요~ 하고 목적지를 말하고 서로 폰 보다가 보니까
굉장히 이상한 방향으로 가길래 (목적지와는 애매하게 비틀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아 이 아저씨가 우리 술 취한 줄 알고 가는 구나 싶어서
아저씨~ 저희 ㅇ촌 시장 가는 거 맞죠? 하니까 옆에 과장님도 이상했는지 슬쩍 기사아저씨를 보니까
기사아저씨가 하 웃으면서 맞아요 거기 가고 있어요 하길래
내가 웃으면서 저 쪽 큰 도로에서 좌회전 해서 가시면 더 빨라요~ 하고 말해주니까
소위 말하는 X 씹은 얼굴로 아 예 하고는 뒤는 제가 알려준 빠른 길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과장님이 내리시고 다시 폰 보고 있었는데 느낌이 싸해서 고개를 드니까
직진으로만 가면 나오는 길인데 좌회전 기다리고 계시길래
슬슬 스팀이 돌기 시작해서 그 때부터 아저씨랑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
나 - 아저씨,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기사 - ㅇㅇㅇ 가라면서요
나 - 그 쪽으로 가면 다리 건너야해서 더 걸리잖아요 모르세요?
기사 - 이 쪽이나 저 쪽이나 거리는 비슷해요 모르면 가만히 있어요
나 - 아~ 그러세요? 그럼 그냥 제가 편한 길로 가주세요
기사 - 에이씨 (하면서 그 이후로 직진을 레이싱하듯이 달리시더라고요)
그리고 목적지 도착하니까 유턴해서 나가야한다고 거스름돈을 안 주시길래
그거야 기사 아저씨 사정이고 거스름돈 주세요 아니면 콜에 전화할까요? 해서 다 받아냈습니다
(평소에는 제가 먼저 챙겨드립니다. 만약에 3800원이 나왔다 싶으면 나가셔야하니까 거스름돈을 안 주셔도 되요 감사합니다^^ 하고 웃으면서 내립니다)
다음 날 같이 타고 간 과장님이 다른 과장님한테 XX 씨 성격 있더라 라고 말하셨답니다 ㅠㅠ 마이 회사 생활 ㅠㅠ
2.
3개월 전이었나 이직때문에 면접을 보러 갈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살던 동네라서 길을 거의 꿰고 있었는데 그 때 친구를 잠깐 만나고 나서 여유롭게 출발했는데도
그 날따라 버스가 많이 밀려서 근처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안녕하세요 XX동 가주세요 하고 나니 TV를 켜시더라고요
그리고 운전하시려고 하시길래 TV 꺼달라고 말씀드렸죠
헛기침하고 그냥 출발하시려고 하길래 더 큰 목소리로 TV 꺼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죠
궁시렁 대면서 갑자기 "아가씨 TV 본다고 내가 운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깟 거 좀 보면 어떻냐"고 하길래
"저는 돈 내고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인데 제가 안전을 위해서 꺼달라고 했는 것도 잘못인가요?" 하고 반박했습니다
그 이후로 조용히 가다가 또 갑자기
"아가씨 아빠한테도 그렇게 말대꾸하고 그래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웠네" 하고 썩소 비슷하게 날리시길래
굉장히 방긋 웃으면서 "네~ 전 못되먹었지만 아저씬 운전 중에 TV 보면 안 되는 거 알면서도 하시니 안되먹으셨네요" 라고 받아쳤습니다
갑자기 오지도 않았는데 인도에 차 대고선 요금 내라고 하길래 택시 조수석 앞좌석에 기사 등록증? 면허증? 그거 찍으려고 카메라 켰습니다
그리고 뒤에 보는 아저씨 보고 비켜달라고 하고 찍으려고 하니 뭐하냐고 묻길래 "승차거부 신고하려고 찍는데요? ^^" 하니까 욕하면서 목적지까지 태워주더군요
그리고 요금 칼같이 계산하고 가는 거 번호 외워서 적고 면접 보고 나와서 거기 콜센터와 시청에 민원신고까지 넣었답니다
벌금형 얼마 나왔다고 알려주려고 전화왔었는데 제가 바빠서 대충 듣고 흘려버려서 얼마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아무튼 여러분 신고를 생활화합시다! 참으면 호구 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