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뒤 역사학과 교수들의 집필 거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연세대에 이어 14일에는 고려대와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이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역사관련 교수 22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집필 거부’ 의사를 천명했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국정교과서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런 국정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는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그 시도에 참여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윤재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국사교과서가 외부 간섭 없이 자유롭게 가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대부분이 검정 역사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애국국민운동연합 회원들이 국사교과서 이념 개입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문기자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인문사회캠퍼스 내 민주광장에서 이 대학 학부 및 대학원 총학생회가 참가한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반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