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전역8개월 남겨둔 중위시절.... 부대 특성상 일년에 7~8개월은 공사감독관으로 파견나가 당직근무설 때만 복귀하기에 부대에 뭔일이 있는지 잘 모르던 시절....
어느때와 다름없이 저녁에 부대로 복귀해서 근무서고 담날 잠 좀 자고 다시 나갈려고 소대장실을 갔더니, 처음보는 소위가 뻘쭘하게 앉아있는 것을 발견. 그 전날 동기한테서 소대장 실습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그런갑다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소파에 누워 침낭을 폈는데....그 소위가 용기를 냈는지, 다가와서 말을 걸더군요.."소대장님, 커피라도 한잔하실래요?"......하실래요....하실래요....... 와...임관하고 일년반만에 누구 그리 갈궈본 적은 처음인듯...
시간이 흘러 그 친구도 교육을 끝내고 우리 중대 소대장으로 정식으로 발령.....한달정도의 적응기를 마치고 그 신임소대장의 첫 당직근무가 토요일날 잡혔는데, 나와 무슨 악연인지 나는 또 바로 그전날인 금요일 근무......아침에 근무교대하러 왔는데....ㅋㅋㅋㅋㅋㅋ.......이노무 시키가 전투복에 사관완장만 차고오네.....선임소대장도 단독군장하고 근무서는데...ㅋㅋㅋㅋ..그것도 첫근무에.....또 다시 피곤+어이없음으로....바로 욕하기 시작해서 한 삼십분을 세워놓고 갈구고 있으니, 이미 중대 계원들은 다른 곳으로 피신.....한 삼십분 갈굴 후에 "빨리 군장 챙겨와!" 하고 보내니....
ㅋㅋㅋㅋㅋ....이번에는 완전군장하고 오네.......ㅋㅋㅋㅋㅋ...완전군장을 보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어서....머리 속이 백지가 되면서...어차피 행정반에 계원들도 다 도망 갔겠다....이미 완전군장도 했겠다...얼차려 크리....
다행히, 그 후 또 파견을 나가는 바람에 함께할 시간은 적었지만...고문관 전설은 동기와 계원들을 통해 전해들었지요...그런 놈이 또 꼴에 병사들은 갈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