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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예찬
게시물ID : cook_57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표
추천 : 2
조회수 : 140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8/26 23: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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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예찬

 내가 다음 작품의 구상을 짜기 위해 다방에 가 주문 받은 커피를 기다리던 중, 文人(문인) 두 명이 걸어오며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무테 안경을 쓴 文人이 구를 띄우는데, "자네, 糖醋肉 (탕수육) 좋아하나?" 라고 질문했다. 그렇게 대답하는데, "암, 그렇고 말고. 달큼한 맛이 일품이지 그래." 라며 긍정적으로 대답을 했다. 그러자 그 이야기는 재밌는 토론으로 변했다. " 糖醋肉 소스 말이야." "그래, 그게 왜?" "자네는 糖醋肉 소스를 糖醋肉 에 부어 먹나?" 그리고 안경을 쓰지 않은 문인, 당연한 듯, "그래.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먹나?" 마치 처음 보는 동물원 사자를 보는 눈빛으로 그 문인은, "그게 무슨 소리인가? 찍어 먹지 않나?" 그렇게 “소스를 부어 먹는” 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자네가 그렇다면, 혹 간자장을 면을 자장에 찍어 먹나?” 그러자 “찍어 먹는” 문인은 단호하게, “그건 *牽强附會(견강부회)라고 생각하네.” “아니, 그렇다면 고기 튀김 덩어리를 그냥 먹는단 말인가?” 그러자 쏘아 붙이는 말투로, “자네는 그렇다면, 소스에 쩔은 눅눅한 밀가루 옷 덩어리를 먹는단 말인가?” 그 광경을 바라보던 직원은 못마땅한 듯, “뭘 마시겠습니까?” 그 토론은 잠시 불길이 약해지고, 그 문인 둘은 커피를 두 잔 주문했다. 그러고는 무테 안경을 쓴 문인 말하길, “거, 그 쪽은 어떻습니까?” “저 말씀하십니까? 저는 간장에 찍어 먹습니다.” 그러자 금테 안경을 쓴 문인, 크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니, 그렇다면 糖醋肉이 아니지 않소?” 직원 말하길, “그렇다면 糖醋肉 이란게 대체 무엇입니까?” “糖醋肉이란, 달콤하며 새콤한 맛이 나는 고기를 한자로 쓴 말일세. 영어로도 ‘스위-트 앤드 사우어 포오-크’ 아닌가?” 금테 안경을 쓴 문인, 꼬투리를 마침내 잡았다는 눈치로, “음식에 이름이 중요하오? 그리고, 찍어 먹든 부어 먹든, 맛이 있으면 된단 말이오, 그리고 하나 말하자면, 나 하나 부어 먹자고 소스를 무작정 부어 버리면, 찍어 먹는 사람은 자기 입맛에 먹지 못하오.” 무테 안경 쓴 문인, 싫지만 동의하는 눈치로, “그래, 찍어 먹든 부어 먹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면 좋겠지. 참, 糖醋肉, 共存(공존)의 음식이 아닐 수가 없소.” “그런 의미에서, 내일 저녁은 중화 요릿집에서 탕수육 먹는 건 어떤가, 돈은 내가 내리다.” 그러자, “좋소.” 그렇게 맛있는 토론은 끝이 났다. 나도 다음 번 저녁은 중화 요릿집에서 탕수육을 먹어 보는게 어떨까 싶다, 물론,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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