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0&oid=055&aid=0000259833 <앵커>
하루아침에 26년을 잃어버린 한 군인의 사연을 들어보시죠. 갑자기 모든 군 경력이 취소돼 빈털터리가 된 건데 융통성 없는 처사라고 해야 하는지, 법은 법이니 어길 수 없는 건지, 시청자 여러분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얼마 되지도 않는 찬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수심 가득하던 부인은 끝내 눈물을 보입니다.
[눈물 흘리게 하고, 가족들…속상하죠.]
26년 군 생활을 마치고 두 달 전 전역한 남편에게 정말로 황당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권동철 전 상사는 20살 때 부사관 훈련을 마치고 하사로 입대했습니다.
26년간 기갑부대에 근무했고 지난 6월, 상사로 군 생활을 마쳤습니다.
퇴직금 1억 원을 받았고 매달 군인연금 185만 원도 받게 됐습니다.
황당한 일의 발단은 국무총리 표창.
[권동철/전 육군 상사 : 표창 준다는데 안 좋아할 사람 어딨습니까? 예, 감사합니다. (상신 해주세요 했죠.)포상할 때 신원조회 한다는 기본사실은 저도 알거든요.]
표창 수여 대상자가 돼 신원조회에 들어갔는데, 고교 졸업 직후인 19살 때 싸움이 일어난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집행 유예'를 받았던 기록이 발견된 겁니다.
현행법상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있으면 입대는 불가능합니다.
육군은 이를 근거로 권 씨의 입대 자체를 무효처리했고, 연금과 퇴직금 환수조치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퇴직금은 반납 안 하면 매달 130여만 원의 연체료까지 붙는 상황.
26년 군 생활이 모조리 증발됨은 물론, 군 관사에서 나와야 하는 이달 말엔 당장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육군본부에서 통보받고 황당했죠. 하여튼 청천벽력에다가….]
군은 벌써 2008년에 권씨 같은 사람들을 구제해보려고 자진신고 기간을 뒀었다며 그때 신고 안 한 권 씨의 책임이라고 말합니다.
[육군 관계자 : 현행법으로 구제해 줄 방법이 좀 그렇네요. 모든 제도는 허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권 씨는 당시 상급 부대가 자진신고 관련된 문건을 전달하지 않아서 전혀 몰랐다고 말합니다.
권 씨와 똑같은 사례는 확인된 것만도 해병대 등 4건.
군은 그 당시엔 이 4건에 대해 이중 처벌의 소지가 있다며 구제하라는 국가 인간권익위의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또 완강한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