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재원 작가님에 대해 알아보니 하정우 주연의 [비스티 보이즈]와 설경구 주연의 [소원]의 원작 소설을 집필하신 분이더군요. 대체적으로 약자가 억울하게 희생되는 사회 속 부조리함이나 그런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한줄기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쓰시는 분이더라구요..
2, 책 앞부분에 보면 작가의 말이 있는데 사실 [터널]이 소재원 작가님의 처녀작이라고 합니다. 헌데 출판사에서 '이런 이야기 말고, 청춘들에게 인기있는 로맨스나 5.18 같은 극적으로 해피엔딩이 맺어지는 글을 써라' 라는 말을 듣고 좌절, 몇 년 후에 [비스티 보이즈], [소원]이 잘 되고, [터널]이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맺게 됐다고 해요. 참고로 저 말을 했던 출판사에서 [터널]의 영화 개봉 소식이 들려오자 작가분에게 연락해서 사과와 함께 새 작품 계약하자고 연락이 오셨는데 사과는 받고, 계약은 안 하셨다고 ㅋㅋㅋㅋㅋㅋ 작가분 말씀으론 그게 복수의 의미로 보면 난감하다 얘기하시긴 하는데....
3
지금 부터 터널 원작 스포일러가 이어집니다. 주의!!!
혹시 모르니까 좀 더 내릴게요
조금만 더....
터널이 무너집니다. 이정수(하정우가 맡은 주인공)이 갇히죠. 이에 그는 구조대원이나 경찰 보단 보험회사에 먼저 연락을 하고, 보험 회사 쪽에선 사람을 보내 확인하겠다고 하는데 몇 분 뒤 정수는 보험 회사에서 보낸 사람으로 부터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일부분만 무너졌을거라 예상한 것과 달리 터널이 완전히 붕괴했던 것이죠.
붕괴 이후, 정수는 아내(배두나가 맡은 역활..인데 이름이 김미진????어라??????), 전문가와 통화를 합니다. 베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아내와는 3분, 전문가와는 2분을 통화하죠, 식량은 케이크, 빵, 생수 2통이 있는데 다행히도 터널 안으로 호스를 보내 물은 공급이 됩니다. 여기에 정수는 영양분을 소모하지 말자고 오줌도 마십니다. 호스를 통해 영양제를 물에 섞어 보내주기도 하죠. 구출될 수 있다는 희망 아래 아내와 그동안 못했던 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조작업은 어렵게 이어집니다. 단단한 화강암 때문에 크레인의 일부가 파손되서 인부가 다치기도 하고, 이애 터널을 정면에서 뚫어보자고 하지만 위험성 때문에 쉽게 다가가질 못합니다.
한편, 정수의 아내 미진은 시공사, 도로 공사, 경찰서 까지 찾아가 울부짖으며 책임자를 찾아내려 하지만 죄다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이에 터널 시공사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호소합니다. 이 상황은 곧 영상으로 촬영되 인터넷에 퍼져 여론을 형성하고, 책임자들이 하나 둘 수사를 받거나 양심선언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에 높으신 분들의 압력에 의해 구조하는 업체의 부장은 전문가를 나무라지만 전문가는 '우리도 안에 갇힌 정수씨처럼 한 가정의 아빠 아니냐, 저 안에 갇혀 있는 정수씨는 자신의 딸이 내 딸 처럼 중학교도 다니고, 부장님 아들처럼 사춘기를 지나 결혼하는 모습까지만이라도 보고 싶어한다. 그런 사람을 죽여야 겠느냐?' 라는 말을 함으로써 두 사람 다 사표를 품에 앉은 채 정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희망적인 상황 속에서 정수가 가지고 있던 핸드폰 베터리가 다 떨어지고, 아내는 라디오를 통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사연으로 보내겠다고 말합니다, 정수는 이에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고, 나가자마자 당신을 안아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터널 붕괴 23일 째..터널 근처 마을에 있던 노인 2명이 병이 악화되어 병원에 가야 하는데 터널 구조 작업 때문에 길이 막혀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죽은 사람 구조하려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게 말이 되냐?'라며 마을 이장이 라디오에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하자 점점 여론이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대부분의 네티즌, 언론에선 정수가 죽었을 거라고 말하며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터널을 뚫어야 한다' 라고 말합니다. 설상가상 미진의 아파트 앞에서 노인들에 의해 시위가 일어납니다.
또한 구조작업을 진행하던 인부가 퇴근 후 음주운전으로 인근 마을 사람들을 교통사고 냈다는 소식에 의해 구조작업에 대한 여론 또한 악화됩니다. 시공사와 도로 공사 책임자들에 대해선 점점 잊혀져 가죠. 사실, 라디오에 이장을 출연시킨 게 시공사 쪽....
이런 상황에서 미진의 심리는 점점 압박감이 더해져 갑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는데 정수의 딸 수진이 '아빠 오지 말라고 해, 저 사람들 무섭단 말야, 아빠만 없으면 되잖아'라며 웁니다. 이에 미진은 라디오에 출연해 '미안해...정수씨, 날 용서하지 마..평생 날 원망해..구조 중단할 거야' 라고 절망적인 선언을 해버립니다. 이걸 정수는 듣고 나 살아있다고!!! 살아있는데 왜!! 왜!!' 하며 울부짖다가 어쩌면 자신이 이미 죽고 원혼이 남은 걸지도 모른다. 원혼은 여기 있으면 안되겠지 라고 말하며 차에 있던 휴지를 불태워 자살하고 맙니다.
32일째..그렇게 정수의 시신은 불탄 차량과 함께 발견됩니다.
이후...정수의 아내 미진은 남편을 절망 속에서 자살을 강요한 희대의 썅년이 됩니다. 진실을 요구하며 미진을 고소하는 네티즌들의 카페가 개설되고, 여전히 마을 근처 노인들은 피헤 보상을 하라며 미진의 집 앞에서 깽판을 부립니다. 정수의 딸 수진이 친딸이 아니라는 의혹을 뉴스로 내보내는 건 덤..
전문가 또한 경찰에게 불려갑니다. 미진이 아무리 구조중단을 요구했어도 계속 진행했어야 하지 않느냐 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이에 전문가는 어이없는 웃음을 띱니다. 여기서 형사가 하는 말이 씁쓸한데 네티즌들은 정수에게 죽음을 강요한 게 아니라 '죽었을 것이다.'라고 추측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신의 의견, 자신의 생각이 저유로운 나라이다. 잘못된 논리는 명예훼손으로 때릴 수 있다. 하지만 추측으로 살인죄를 말하는 건 억지다. 하지만 미진은 충분히 부합된다. 결국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간 건 그녀다' 라고 말합니다.
아내 미진은....딸 수진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봅니다. 수진에게 아빠와 함께 놀이공원에 가자 라고 하자 '싫어' 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미진이 '이제 뭐라하는 사람들 없다. 걱정 마라, 선물도 있다' 라고 말하자 '정말? 선물도 있어?' 라며 말하고, 미진은 이에 절망합니다.
이후, 수진의 생일에 원래 함께 가려던 펜션에서 미진은 연탄을 피워놓은 채 수진과 함께 자살하고 모녀의 자살을 두고 '남편에 이어 딸까지 함께 죽인 비뚤어진 모의 결말'이란 기사로 그녀는 죽어서도 억울한 모욕을 당하게 됩니다.
1년 후, 터널은 다시 공사, 개방되는데 시공사 도로공사 높으신 분들이 개통식에 참여해 행복해 합니다. 그러다 전문가가 행사장에 나타나 당신들이 1년 전에 벌였던 짓을 잊지 않을 거라고...억울한 절규를 내 뱉다 끌려나가면서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에필로그에 작가는 '여론이 뒤바뀌어 네티즌, 언론이 행동하는 것이 너무 급작스럽다고 지적하지 마라, 이미 그런 상황은 당신이, 혹은 당신의 곁에서 수도 없이 일어났던 진실이다' 라는 늬앙스의 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