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연 전날인 12일 오후 3시쯤 알펜시아에 도착했고, 제 앞엔 약 500명 가량의 인원이 있었습니다. 아주 앞순서여어요.
지금 공연장 쓰레기, 심지어 인분까지 들춰지면서 엄청나게 오르내리고 있잖아요. 다녀 온 팬으로써 저도 부끄러움을 느끼는 부분이에요. 저는 정말 한점 부끄럼없이 쓰레기를 버릴 수 없어서 가방에 싸온 뒤 서울에서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나빼고 너네 다 쓰레기ㅉㅉ' 하려는것도 아니에요!
대기하는동안 안전요원분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직저 봤던것만 해도, 스텝은 뭔가 결정을 내려주고 허가를 내줄 권한이 없는데도 '돗자리 깔아서 자리 맡아놓고 호텔가서 묵고오면 안되냐','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물건이 없어졌다. 물론 일행 중 아무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책임 져줘야하는거 아니냐','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줄을 앞당겨 버려서 돗자리만 덩그러니 있고 내 순서를 뺏겻다. 찾아달라' 등등 정말 온갖 클레임에 고생하셨습니다. 화내고 흥분하시는 모습 없이 잘 참고 자초지정을 일일히 설명해주셨고요.
그치만 이런 부분으로 클레임거신 분들을 다 욕할수는 없었어요.
처음부터 맨앞 천막을 시작으로 인원을 받았던게 아니라 3분의1 지점부터 인원을 대기시켰다가 점점 사람이 몰리면서 조금씩 앞당겼습니다. 그 과정 중에 잠시 자리를 비운 분들의 돗자리가 덜렁 남겨져버리면 주변 분들은 그분이 다시 돌아왓을때 스텝분들에게 이분자리가 맞다고 다시 순서를 찾으실 수 있게 변호해주셧고, 저랑 약간 떨어진 곳에서는 양옆,앞뒤 간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도 번호를 교환해서 서로 자리를 비웠을때 자리 이동이 있으면 연락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서는 서로 무도팬이라는 동질감땜에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었어요.
인분은... 저도 정말 듣고 눈을 의심했어요. 제가 다녀온 그 공연이 맞나 싶을정도로 믿을 수 없는 일이죠. 근데 정말 화장실은 지옥중의 지옥이었어요. 남자분들 줄도 길었지만 여자화장실은... 씻고 치장하셔야 하기도 하고, 콘센트가 있어서 고데기나 휴대폰 충전 하시는 분들도 많이 드나드셨고요. 전 공연 당일 오전에 똥마려워서 화장실 갔다가 한시간반을 기다렸습니다. 하늘이 노래질 지경이었죠... 집에와서 줄 없이 화장실 간다는게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무서워서 갈증나도 물 안마시고 밥도 안먹고 그냥 참았어요.
그리고 그냥 개인적으로 불편했던건... 청소년으로 보이는 분들이 음주,흡연을 너무 자유롭게 하셔서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튀는 행동을 하거나 응원도구를 준비해온 사람을 속닥거리며 흉보기도 하고요. (저도 응원도구를 준비해가서 신나서 계속 쓰고 있다가 카메라 vj분이 와서 찍어가셨는데 어린 남자 친구들이 숙덕거리면서 웃더라고요ㅠㅠ 대박관종이라고)
전 극 초반대에 서있어서 뒷줄은 잘 모르지만 앞줄의 쓰레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물품보관소가 없었다는거 같아요. 저같은 경우에는 스탠딩일줄 모르고 짐을 많이 들고갔다가, 짐이 많으면 스탠딩이 안된데서 아주 앞줄인데도 좌석표를 받았었어요ㅠㅠ 근데 다른 분들은... 아깝잖아요 이렇게 일찍와서 고생해서 기다리는데 앞에서 못본다하면. 짐을 버리시더라고요. 그리고 차를 가져오신 분들이 짐을 차에 두고오겠다도 하는데 자꾸 이탈자나 새치기 유입 문제가 생기면서 안전요원분들이 그걸 막으셨습니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이런경우는. 짐이 많은데 어떡하냐 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이 생기자 어떤 안전요원분은 다른 분들은 그래서 짐 버리고 들어가시더라~ 라고 말하셨습니다. 어떤분이 입장 직전 짐을 풀밭으로 던지시는 순간 우후죽순으로 사람들이 자기 집을 풀밭으로 던졌습니다. 공연 끝나고 다시 가져가시려고 했는지 돗자리 피고 우산 씌워서 얌전히 두고 가시는 분도 계셧지만... 그 모든 과정이 옳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전 숙소를 잡지도 못했고 서울로 돌아갈 버스가 11시에 출발하는 관광버스 셔틀이라 혁오밴드 무대를 보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공연장 쓰레기 사진은... 정말 충격적이네요.
무도가요제 쓰레기 일로 많은 분들이 화가 나셔서 댓글 다신걸 봤습니다. 그중 '가요제 다녀왔다는 사람들 극딜해야지' 라는 댓글을 보고 글을 쓰게됐습니다. 그 댓글을 쓰신분 욕하려는것도 아니고! 저도 다녀왔기때문에 욕을 먹어도 할 수 없지만! 직접 경험했던 제가 혹시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될까해서 써봤습니다.
혹시 이 글을 불편하게 느끼실 분들 미리 죄송합니다. 만약 이런 행사에 다시 참여하게 됐을땐 부끄럽지 않게 다른 분들의 행동을 지나치고 외면하지 않겠습니다.